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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촛불 켠 보수 주판 든 진보 10

꼴통 사이비 보수는 가라!

이익 아닌 철학으로서 ‘자유-시장-법치-세계-진화’ 갖춰야 진짜 보수

꼴통 사이비 보수는 가라!

보수를 위한 보수의 쓴소리

꼴통 사이비 보수는 가라!

보수단체 소속 회원들은 6월2일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 앞에서 북한의 2차 핵실험에 이은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위협을 규탄했다.

대한민국에 보수정권이 등장했다고 한다. 그런데 등장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이명박 정권은 보수정권인가? 만약 위기에 처했다면 그 위기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대한민국 보수우파의 위기는 진보좌파의 공격에서 비롯된 게 아니다. 촛불집회 때문에 보수우파의 위기가 시작된 것도, 노 전 대통령의 투신 때문에 그 위기가 심화한 것도 아니다.

그러면 무엇 때문에 보수정권이 위기라는 말인가? 의외로 답은 간단하다. 진정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보수인가? 어떠한 가치를 위한 보수인가? 왜 나는 보수가 되지 않으면 안 되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철저한 성찰과 신념과 철학이 부족한 데서 시작됐다. 대한민국 보수에 ‘정치적 이익보수’는 많지만 ‘철학적 가치보수’는 적다. 이것이 우리나라 보수우파 위기의 본질이다.

정치적 이익 내지 편의 때문에 보수 행세



정치적 이익 내지 편의 때문에 보수로 행세하는 이른바 ‘거짓 보수’는 많다. 그러나 보수가 지향해야 할 가치와 원칙을 위해 몸을 던지는 ‘진정한 보수’는 적다. 왜 그럴까? 우리 사회의 보수가 아직 가치와 철학으로서의 보수, 사상으로서의 보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실 질서에서 이익을 보기 때문에 그것이 유지되기를 원할 뿐이다. 현실 질서가 왜 ‘가치 있는 질서’인지, 나라 발전을 위해 그 가치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확신을 갖고 ‘행동하는 보수’가 의외로 적다.

보수우파는 원래 어떠한 가치를 믿는 사람들일까?

첫째, 보수우파는 ‘자유와 평등’ 모두 중요하다고 보지만, 둘 중 자유를 더 중시한다. 자유가 인간 생명의 본질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또 평등을 자유보다 중시하면 자유도 평등도 잃기 쉽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역사의 실패가 이를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둘째, 보수우파는 ‘시장과 정부’가 다 중요하지만 시장을 더 강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류 발전의 원동력은 개인의 창의와 시장의 역동성에서 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정부의 역할은 시장 질서를 세우고 시장 실패를 보완하는 수준이 적절하다고 본다.

셋째, 보수우파는 ‘법치주의’를 중요하게 여긴다. 법치주의란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권력을 견제하는 원칙이다. 따라서 인간의 존엄과 자유 그리고 시장의 역동성을 위해선 사적 소유권의 확립, 기본적 인권 보장 등을 근간으로 하는 법치주의가 필수적이라고 본다.

넷째, 보수우파는 ‘세계화’를 지향한다. 세계화에는 위험도 있지만 그 이익이 훨씬 크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 250년간 인류의 발전과 60년간 대한민국의 도약은 지구적 규모의 시장 확대, 즉 세계화에서 왔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보수우파는 ‘점진적 변화’가 ‘급격한 변혁’보다 역사 발전에 더 기여한다고 믿는다. 어느 시대나 역사 발전을 위해 변화와 개혁은 필수다. 문제는 그 방식과 속도다. 이들은 역사와 전통에 담긴 선조의 지혜와 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에 급격한 변혁과 단절을 우려한다.

이처럼 보수우파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 즉 ‘자유-시장-법치-세계-진화’ 등의 주장과 가치는 이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가치관일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주장하는 것인가? 물론 아니다! 이러한 가치와 질서는 국가 발전과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자유-시장-법치-세계-진화’라는 가치와 질서가 잘 서야 개인의 자아실현도, 국가 공동체의 발전도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에 지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철학과 신념을 가진 사람이 진정한 보수우파다. 자신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보수적 가치를 주장하는 사람은 ‘사이비 보수’에 지나지 않는다.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이익을 위해 보수적 가치를 주장하는 사람이 바로 ‘진정한 보수’인 것이다.그런데 보수가 추구해야 할 ‘자유-시장-법치-세계-진화’라는 가치와 질서는 미완성의 상태다. 끊임없이 개선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개개인을 더욱 자유롭게 하기 위해, 시장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세계화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 변화하고 개혁해야 한다. 기존 질서에 안주하고 기득권만 지키려는 사람들 역시 ‘사이비 보수’일 뿐이다. 보수우파적 가치와 질서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기반성하고 성찰하고 개혁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보수’다.

지속적인 자기반성과 성찰 필요

우리나라 보수우파의 위기는 바로 사이비 보수우파가 많고 진정한 보수우파가 적다는 데 있다. 현실에 안주하고 기득권에 만족하는 보수우파는 많지만, 보수적 가치의 발전과 질서의 개혁을 위해 철학과 신념을 갖고 헌신하는 보수우파는 너무 적다.

요즘 소통과 중도(中道)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하기 전에 반드시 할 일이 있다. 보수우파든 진보좌파든 자신의 정체성 찾기다. 자기의 주장이 무엇이고,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무엇을 위한 보수이고 진보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왜 우리나라 국리민복과 발전에 중요한지, 자신은 대한민국 선진화와 통일에 어떠한 기여를 할 것인지를 자문해봐야 한다. 그래서 자기주장과 철학을 먼저 세워야 한다.

꼴통 사이비 보수는 가라!
자기주장과 철학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는 진정한 소통이 불가능하다. 만일 진보든 보수든 사이비가 많다면, 과연 그들 사이에 의미 있는 대화와 소통이 가능하겠는가? 그리고 사이비 보수와 사이비 진보 사이에서 중도가 무슨 의미를 가지겠는가?

과연 진정한 중도가 가능하겠는가? 지금은 보수건 진보건 무엇보다 철저한 자기반성과 성찰을 할 시기다. 거울 앞에 서서 각자의 모습부터 들여다봐야 한다.



주간동아 2009.07.14 694호 (p44~45)

  •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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