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80

2009.04.07

“Thrive, don’t just survive”

  •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입력2009-04-03 18: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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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컨설턴트 공병호 소장은 지난해 펴낸 저서 ‘미래 인재의 조건’에서 “앞으로는 특정 분야에 대한 구체적 지식, 기술을 갖는 것만으로 미래 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프리랜서, 1인 지식기업, 1인 창조기업 등 범주에 따라 지칭하는 용어는 다르지만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은 ‘1인 기업’이 공 소장이 말하는 ‘스페셜리스트’가 아닐까요? 취재를 통해 만난 1인 기업인들 역시 상당수가 창업 계기로 ‘스페셜리스트가 되기 위해’를 꼽았습니다. “회사에서는 본업 외의 잡무에 시달리느라 에너지 낭비할 일이 많았다. 진정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독립했다”는 것입니다.

    프로가 된 1인 기업인들은 행복할까요? 비정한 취업시장에 부딪혀 자의 반 타의 반 ‘프리’로 데뷔한 20대 디자이너는 “지금이라도 내게 꼭 맞는 회사가 나타나면 취업하고 싶다”고 했고, 두 돌배기 딸을 둔 30대 가장은 “대개 블로그를 통해 작업 의뢰가 들어오는데, 아내가 먼저 사이트를 들여다보다 ‘손님’이 없어 실망한 낯빛을 보이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했습니다. 장점만큼 단점도 큰 모양입니다.

    정부가 ‘1인 창조기업’ 지원에 바짝 매달리고 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단비 같은 소식입니다. 우려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쏟아져나온 정부의 벤처 지원 대책에 고무돼 너도나도 사업에 뛰어들었다 쓴맛을 본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는 것이지요. 한국소호진흥협회 임성수 이사는 “1인 기업인에게도 기발한 아이디어만큼이나 숙련된 운용 노하우가 필요한데, 준비 없이 사업을 시작하거나 정부에만 의존하다 완전한 기업인으로 독립하지 못할까 우려된다”고 말합니다.

    “Thrive, don’t just survive”
    경기침체로 실업률이 높아질 때 어느 나라 정부나 쉽게 떠올리는 ‘특효약’이 창업 지원입니다. 이번에도 고통의 원인을 다스리는 ‘치료약’이 아닌 ‘진통제’에 그칠까 우려하는 것이겠지요. 중요한 것은 1인 기업인에 대한 ‘보살핌’은 확실히 늘어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1인 기업인의 장수를 위한 ‘생태계’ 형성을 기원하는 마음은 모두가 같겠지요.

    영국의 프리랜서 창업지원 사이트 ‘프리랜스 어드바이저’의 캐치프레이즈는 ‘Thrive, don’t just survive(그냥 살아남기만 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성공하라)’입니다. 대한민국 1인 기업인들의 ‘성공’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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