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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실업급여 수혜율 4배‘뻥튀기’

정부, 올 1월 46.6% 발표 … 한국 노동硏 “실제는 10%대”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실업급여 수혜율 4배‘뻥튀기’

실업급여 수혜율 4배‘뻥튀기’

2월9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서울남부종합고용지원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고용보험(실업급여) 수혜율이 10%대에 불과하다는 공공연구기관의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10월 40%를 넘어 올해 1월 46.6%까지 올랐다는 정부의 공식·비공식 발표와는 엄청난 차이다. 연구결과대로라면 정부의 실업급여 수혜율이 부풀려졌다는 얘기.

실직한 직장인에게 실업급여 등을 제공하는 고용보험은 실업자를 위한 유일한 사회안전망이다. 수혜율은 고용보험이 사회안전망으로서 얼마만큼 기능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실업급여 수혜율이 10%대라는 것은 사회안전망이 그만큼 약하다는 얘기다.

‘주간동아’가 단독 입수한 한국노동연구원의 ‘실직 위험과 실업급여 수혜율 평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실직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실업급여 수혜율은 9.4%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정부가 발표한 전체 실업급여 수혜율은 30%였다. 연구원의 연구결과보다 3배 이상 높았던 것.

연구를 담당한 이병희 연구원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요즘 실업급여 신청자가 늘어났다고 해도 수혜율은 아직까지 10%대로, 실직자 10명 중 1명 정도만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부의 발표가 왜 이처럼 부풀려진 것일까? 현재 정부는 실업급여 수혜율을 ‘연평균 실업급여 수급자 수’를 ‘연평균 실업자 수’로 나누는 방법으로 계산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하나는 통계 방법의 문제이고, 또 하나는 측정에 쓰이는 기본 통계자료의 부정확성이다.



실직자 사회안전망 취약

미국은 실업급여 수혜율을 ‘주 평균 실업자 수’ 대비 ‘주 평균 실업급여 신청자 수’로 하거나 전체 실업률 대비 피보험자 실업률로 계산한다. 유럽연합(EU)은 특정 시점의 실업자 수와 실업급여 신청자 수를 기준으로 삼는다.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EU 같은 방법으로 실업급여 수혜율을 계산하면 정부 발표보다 5~7%포인트 낮아진다.

이보다 심각한 문제가 기본 통계자료의 부정확성이다. 실업급여 수혜율 계산에 필요한 ‘실업자 수’ 통계가 우리나라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 그 이유는 실직자의 상당수가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구분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한 예로 2007년 실직자는 월평균 64만6000명인데 이 중 15만6000명만 실업자로 잡히고, 이보다 3배 이상 많은 49만명이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힌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올해 1월 현재 실질 실업자 수가 3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는데도, 통계청에서 발표한 공식 실업자 수는 84만8000명에 불과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이병희 연구원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실업급여 수혜율 계산방식을 ‘실업자 수’가 아닌 ‘실직자 수’ 대비 실업급여 수급자로 계산하는 게 현실을 잘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번 연구결과가 바로 이 같은 방식으로 계산된 것이다.

이 연구원은 “정부가 발표한 40% 이상의 실업급여 수혜율은 미국이나 일본보다 높다는 것인데, 그 나라들의 고용보험 제도나 사회안전망을 볼 때 말이 안 되는 수치다. 정부가 잘못했다기보다는 사회안전망 확보를 위해 고용보험 가입률을 높이는 것이 시급한 문제라는 것을 지적하고, 중소기업 고용보험료 감면 문제 등 여러 가지 논의를 본격적으로 하자는 게 이번 연구의 취지”라고 말했다. 노동부 측은 연구결과에 대해 “동의하기 힘들다. 관점의 차이가 너무 크다. 내부적인 논의를 거쳐 입장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아직은 뭐라고 말하기 곤란하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번 연구는 노동부가 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한 것이다. 노동부는 지난해 연말 연구원으로부터 연구결과를 제출받았지만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주간동아 2009.03.10 676호 (p59~59)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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