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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농촌 르네상스 11

식품 명가, 우리밀에 승부수 띄운 까닭

CJ제일제당 ‘우리밀 밀가루’‘우리밀 국수’ 식감 개선 소비자 호응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식품 명가, 우리밀에 승부수 띄운 까닭

식품 명가, 우리밀에 승부수  띄운 까닭

‘우리밀 밀가루’로 만든 뚜레쥬르의 블루베리크림치즈 빵과 베이글. 수입산보다 식감을 높여 인기를 얻고있다.

1990년대부터 친환경 농산물 보호 차원에서, 한편으론 국산 밀 살리기 운동 차원에서 시작된 우리밀 가공사업에 대기업 CJ제일제당이 뛰어들었다. 이로써 우리밀 농가의 소득 확대는 물론, 새로 우리밀 재배에 나서는 농가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0월 100% 국산 밀을 사용한 ‘우리밀 밀가루’ ‘우리밀 국수’ 등 신제품 5종을 선보였다. 내년까지는 밀가루와 국수 외에도 우동, 생면류 같은 다양한 면 가공품과 프리믹스 군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 이를 위해 우리밀 수매 목표를 6000t으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국산 밀 생산량 9000t의 3분의 2에 달하는 분량. CJ제일제당은 이를 통해 우리밀 가공식품만으로 연간 12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우리밀로 만든 밀가루는 신토불이 농산물임에도 식감(食感)이 떨어진다는 이유 등으로 수입산 밀가루에 한참 밀려나 있었다. 빵으로 만들었을 때의 부드러운 느낌이나 면으로 뽑았을 때의 쫄깃한 느낌이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재배 농가가 적다 보니 수입산 밀을 원료로 한 밀가루보다 2배가량 비싸다는 문제점도 있었다. 그동안의 각종 보급운동에도 국산 밀 생산량은 전체 밀 수요의 0.5%(1만t)에 불과한 실정. 이런 상황에서 CJ제일제당이 우리밀 가공사업에 승부수를 던진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연간 120억원 매출 기대 … 시장 폭발적 성장

“이번에 출시한 ‘100% 우리밀 밀가루’는 다년간의 연구개발(R·D) 끝에 나왔습니다. 빵과 면으로 만들어도 수입산 밀가루보다 식감이 좋습니다. 그동안 국내 밀은 소비자의 선호도는 높은 편이었지만, 가공하면 수입산 밀보다 식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었죠. 그래서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벌이고 있는 원맥품질 개량사업에 발맞춰 우리가 가공품의 식감을 절대적으로 높여놓았습니다. 제분 R·D 기술력이 없었으면 엄두도 못 낼 일이었습니다.”



CJ제일제당 측은 최근 불어닥친 웰빙(참살이) 열풍과 각종 수입산 식재료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이 우리밀 가공사업에 날개를 달아주리라 예상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런 현실에서 엄선된 국내 밀을 100% 사용한 CJ ‘우리밀 밀가루’가 소비자의 신뢰를 받고 또 선택되리라는 것은 자명한 이치”라고 자신한다.

CJ제일제당이 우리밀 가공사업에 진출한 이유는 또 있다. 현재 우리밀의 시장 규모는 연 150억원에 그치지만, 최근 가정용 우리밀 시장의 연 성장률이 56%에 이르고 있다. 업계에선 ‘폭발적인 성장세’라고 표현할 정도. 이에 따라 우리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식품 명가, 우리밀에 승부수  띄운 까닭

CJ제일제당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우리밀 밀가루’와 ‘우리밀 국수’.

더욱이 우리밀은 정부의 곡물 자급 강화시책과 맞물려 원료 공급, 가격의 안정성 등이 뛰어나다는 장점도 지닌다. 세계 곡물시장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 판매할 수 있다는 뜻. 그뿐 아니라 CJ제일제당으로선 ‘대기업이 우리밀 자급률 향상에 일조한다’는 칭찬도 들을 수 있으니 일석삼조가 아닐 수 없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해 3월 우리밀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민·관·학계가 함께 참여하는 ‘우리밀 생산 확대를 위한 민간·정부 협의체’를 구성하고 현재 0.5%에 불과한 우리밀의 연 생산량 자급률을 2012년 5%, 2017년엔 10%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국산 농가를 대상으로 밀 수매 지원, 저장시설 지원, 종자 개량 및 확보 등의 다양한 투자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대기업의 우리밀 가공사업에 대한 긍정적 평가, 소비자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합쳐져 궁극적으로 우리밀 재배가 계속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리는 게 업계 측의 관측이다.

우리밀은 주로 전북 군산 이남 지역에서 재배되는데, 최근에는 각 지방자치단체들을 중심으로 밀 재배 지역이 늘어가고 있다. 주요 산지는 전북 군산·김제·부안, 전남 해남, 경남 하동. CJ제일제당 홍보실 민태중 씨는 “현재 우리밀 농협을 통해 우리밀을 공급받고 있는데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 앞으로도 우리밀 산지와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늘어갈 것”이라며 “분명한 사실은 CJ의 진출로 그동안 제자리걸음을 해온 국산 밀의 산업경쟁력이 확보되고 이에 따라 새로운 농가 소득원이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CJ제일제당은 소비자용 ‘우리밀 밀가루’ ‘우리밀 국수’와 B2B 원료용 밀가루를 출시한 데 이어 피자, 식빵, 제과 등 다양한 맞춤형 밀가루 개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제빵 프랜차이즈 ‘뚜레쥬르’가 CJ제일제당의 우리밀 밀가루를 공급받아 우리밀 빵 5종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뚜레쥬르에서 맛 검증 끝냈다”

CJ제일제당 외에도 우리밀 관련 업계의 발걸음은 분주하다. 2003년 국내 최초로 우리밀 밀가루를 선보인 사조해표가 지난해 ‘우리밀 라면’과 ‘우리밀 짜장면’을 내놓은 이후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SPC, 한국동아제분 등 제분업계도 우리밀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우리밀 전문 가공업체 ‘밀다원’을 인수하면서 우리밀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SPC는 최근 전남 해남군과 우리밀 1200t을 재배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계열 제빵 브랜드 ‘파리바게뜨’에서 우리밀 식빵 등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한국동아제분도 지난해 9월 우리밀 생산자 단체인 한국우리밀농협과 우리밀 산업화를 위한 업무협정(MOU)을 체결하고 우리밀 빵, 국수 등 신제품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CJ제일제당 우리밀사업 마케팅담당 한수 과장은 “CJ가 최근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우리밀 가공사업 확대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수입 원료의 안전성 문제와 국산 곡물의 자급률 향상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밀가루 사업 외에도 다양한 가공식품과 식자재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계속 개발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간동아 2009.03.10 676호 (p54~55)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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