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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구보 씨, 미술관에 가다

오로지 ‘한 놈’에게 집중, 그래서 명성

  • 호경윤 ‘아트인컬처’ 수석기자 www.sayho.org

오로지 ‘한 놈’에게 집중, 그래서 명성

오로지 ‘한 놈’에게 집중, 그래서 명성

오형근 작 ‘김성희, 18세, 2007년 8월1일’(왼쪽). 손동현 개인전 ‘King’ 전시장 전경.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무대포’ 역의 배우 유오성이 남긴 명대사 기억하시죠?

“나는 한 놈만 패!”

미술가 중에서도 오로지 ‘한 놈’만 파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호(號)나 애칭처럼 ‘물방울 작가’(김창열), ‘철가루 작가’(김종구) 등으로 불리는 작가군이 대표적이죠. 과거 가부장적 사회에서 중년 여인들의 흔들리는 시선을 표현한 ‘아줌마’ 연작으로 ‘아줌마 작가’로 불리던 사진작가 오형근은 최근 ‘소녀 작가’로 고쳐 불리고 있습니다. 2004년 연기학원 수강생들의 전형적인 제스처와 표정을 찍은 ‘소녀 연기’를 내놓았던 그가 이번 개인전에서 새롭게 발표한 연작은 ‘소녀들의 화장법’(11월28일~12월31일, 서울 국제갤러리)입니다.

아줌마에서 소녀로, 어디까지나 작품 활동을 위한 변화겠지만 제작과정을 짐작하면 ‘즐거운 변화’일 듯싶습니다. 오형근은 거리에서 ‘좀 논다’ 하는 화장한 10대 소녀들을 직접 캐스팅한 뒤 그들의 초상을 솜털과 모공이 드러날 정도의 극명한 대형 사진으로 재현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늘 봐온 10대 소녀들이지만,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불쾌한 기분이 듭니다. 이를테면 서클렌즈나 스모키 아이라인, 펄 아이섀도, 염색한 머리 등 트렌드를 반영하는 화장법에 그들의 불안한 욕망과 서투른 여성성이 뒤죽박죽 섞여 있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소녀들의 낯선 이미지와는 반대로 오형근은 사실 우리에게 영화 포스터 사진으로 친숙한 작가입니다. ‘친절한 금자씨’ ‘장화 홍련’ ‘스캔들’ ‘추격자’ 등이 바로 그의 작품입니다.



오로지 ‘한 놈’에게 집중, 그래서 명성

정직성 개인전 ‘기계’에 전시된 작품들.

‘소녀들의 화장법’ ‘King’ ‘기계展’ 등 관심

한편 동양화를 그리는 젊은 작가 손동현은 이번 개인전 ‘King’(11월13일~12월20일, 서울 갤러리2)에서 마이클 잭슨만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1989년 마이클 잭슨은 자신을 ‘King of Pop’이라고 지칭했죠. 손동현은 ‘잭슨 파이브’ 시절부터 1988년까지의 마이클 잭슨을 태자(혹은 반가의 인물)의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그렸고, 1989년 이후에는 왕의 붉은 어좌(御座)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그렸습니다. 우리도 잘 알고 있듯 지속적인 박피 수술로 마이클 잭슨의 피부색이 점점 밝아진 덕에 그의 초상에 담긴 시간의 변화는 더욱 직접적으로 다가옵니다. 작가는 좀더 복합적인 이유에서 마이클 잭슨을 그렸다고 말합니다.

“지금 마이클 잭슨을 돌아보는 것은, 그가 기록의 사나이거나 스캔들 메이커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동안 대중음악이 패션, 영상, 과학 그리고 태도와 어떻게 만났는가’에 관한 역사다.”(손동현)

빽빽하게 난립해 있는 서울의 연립주택을 그리는 작가 정직성은 그림 소재를 찾기 위해 주택가 골목길로 들어가 도시의 구조물을 관찰한다고 합니다. 지난 개인전 ‘꺾인 통로’와 ‘무정형 구축’, 그리고 이번 개인전 ‘기계’(12월5~19일, 서울 김진혜갤러리)까지 모두 도시 이미지의 재현입니다. 작가는 무한 증식하는 도시 풍경을 통해 소비와 대중문화라는 겉옷을 두르고 거대하게 변해가는 사회와 잉여의 불균형, 대립과 낙오 등 자본주의의 이면을 표현하려 했다고 하네요.

어떤가요,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요? 그런데 옆에서 본 작가들은 정말 열심히 각자의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탐색하고, 고민에 고민을 거쳐 의미를 부여한답니다. 심지어 독일 작가 욘 복은 “담배꽁초처럼 작은 것들도 그냥 지나치지 마라. 거기에 이 세상 모든 이치가 담겨 있다”고 말하니까요.



주간동아 2008.12.16 665호 (p74~75)

호경윤 ‘아트인컬처’ 수석기자 www.sayh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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