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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빛의 전쟁’ LED를 잡아라

고효율·긴 수명·친환경 이점 ‘황금시장’ 예고 기술은 미·일·독, 제품 생산에선 대만 우위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빛의 전쟁’ LED를 잡아라

‘빛의 전쟁’ LED를 잡아라

‘빛의 올림픽’으로 불렸던 2008 베이징올림픽에는 LED 조명이 개·폐막 행사와 경기장 조명으로 대거 사용됐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태극전사들의 금메달 사냥 다음으로 꼽을 만한 최고의 볼거리는 화려했던 개·폐막식과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경기장들이었다. 이들 볼거리는 빛에 많은 빚을 졌다. 주경기장(Bird’s Nest)과 국립수상경기센터(Water Cube)는 밤마다 조명으로 화려하게 빛났고, 연기자들이 북을 두드려 만들어낸 이미지와 공중에 뜬 거대한 오륜기 등 개·폐막식에 사용된 조명 아이템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중국 정부가 개막에 앞서 이번 행사를 ‘빛의 올림픽’이라고 선포한 것처럼 그야말로 ‘빛 잔치’였다.

베이징올림픽의 빛들은 성화를 제외하고 모두 차세대 친환경 광원(光源)으로 각광받는 발광다이오드(LED·Light Emit-ting Diode). 모두 미국 LED 전문기업 크리(CREE)의 제품으로 빨강 파랑 초록 등의 LED 칩이 75만개 이상 사용됐다. 중국 정부는 애초 형광등을 포함해 조명기구들을 크리 측에 요청했는데, 국립수상경기센터 조명으로 사용된 LED를 접한 뒤 전부 LED로 해달라며 주문사항을 바꿨다고 한다. 또한 경기장 주변의 가로등, 보안등, 광고판, 중계게시판에도 모두 LED가 쓰였다.

세계 조명시장서 LED 비중 지금은 3% 불과

전 세계 LED 업계가 베이징을 ‘LED 전시장’에 비유하며 크게 고무된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한국LED산업협회 김기호 회장은 “이번 올림픽은 LED의 활용 가치와 실용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으며 LED가 문화예술로 승화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인터넷뉴스 사이트 더데일리그린(The Daily Green)도 중국의 과감한 LED 사용을 ‘녹색 산타(Green Santa)’에 비유하며 반겼다.

LED는 반도체에서 파생된 신기술로, 반도체에 전기를 결합시켜 빛을 발하게 만든 것이다. LED가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고효율·친환경 광원이기 때문. LED의 광전환 효율은 최고 90%, 수명은 최대 10만 시간에 달한다. 기존 백열등과 형광등의 광전환 효율이 각각 5%, 40%이고 수명이 3000~7000시간인 것과 비교하면 LED는 아주 적은 양의 전기로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한 ‘지구를 살리는’ 광원인 셈인 것이다.



지구촌이 조명에 들이는 연간 소비전력은 2조1000억kWh. 이는 전체 전력 소비량의 12~15%를 차지한다. 조명 때문에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이 무시하지 못할 수준인 것이다. 그러므로 백열등과 형광등 위주의 기존 조명을 LED로 바꾼다면 상당한 ‘탄소 다이어트’를 이뤄낼 수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국내 조명의 약 30%를 LED로 교체할 경우 매년 약 160억kWh의 전력 절감과 약 680만t의 이산화탄소 저감을 일궈낼 수 있다. 이는 100만kWh급 원자력발전소 2기의 전력 생산량에 해당한다.

지난해 140억 달러 규모였던 전 세계 조명시장에서 LED 조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3%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조명업계는 2015년까지 매년 15%씩 성장, 전 세계 조명시장 규모가 1000억 달러에 달하고 LED 조명의 비중이 3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LED 조명이 백열등 시장보다 월등히 크고, 형광등 시장에 육박하는 규모를 형성하리라 보는 것이다. 2009년부터는 유럽연합, 2010년부터는 호주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백열등 사용이 금지되는 것도 LED 조명시장 고속성장의 청신호로 읽힌다. 실내외 조명에 국한되지 않고 냉장고, 에어컨, 자동차, 장식품 등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창출 가능성 또한 LED 시장의 미래를 밝게 한다.

국내 업체들 대만과 중국 사이에 낀 상태

‘빛의 전쟁’ LED를 잡아라

LED는 예술작품과 실내 인테리어 조명으로 활용된다. 삼성미술관 리움의 입구 바닥에 설치된 다츠오 미야지마의 ‘경계를 넘어서’(왼쪽)는 LED 조명을 활용한 작품. 오른쪽은 삼성 래미안 아파트 실내 부분조명으로 쓰이고 있는 LED.

이처럼 차세대 황금시장으로 떠오르는 LED 조명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 각 업체들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LED 조명의 핵심인 칩의 원천기술은 일본 미국 독일이 독차지하다시피 하고 있으며, 칩을 활용한 제품 생산 분야에서는 대만이 우위를 선점하고 중국이 후발주자로 바짝 쫓고 있다.

450여 LED 관련 기업을 보유한 우리나라는 대만과 중국 사이에 낀 상태. 그러나 지난해부터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대기업까지 LED 조명시장에 뛰어드는 등 황금시장 잡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조명업체들도 LED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추세다. 30년가량 조명제품을 생산해온 ‘필룩스’의 이재완 팀장은 “세계적으로 수은과 납 등 유해물질을 사용하는 기존 조명기구에 대한 문제제기, 이산화탄소 저감 과제 등 업계는 지금 LED 제품 개발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5월 현재 8.3%인 우리나라의 세계 LED 시장 점유율을 2012년까지 15%로 늘려 세계 3위 LED 산업 강국이 되겠다는 비전을 밝힌 이후 구체적인 실행에 나서고 있다.

LED 조명은 아직 대중화 수준까지는 멀었지만,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에 스며들고 있다. 가로등 램프와 백화점 쇼윈도, 병원, 대형 할인마트의 조명, 그리고 새로 짓는 아파트의 실내 부분조명 등으로 LED 사용이 점차 늘고 있는 것. 부산 사직구장 등 경기장의 전광판에도 LED가 쓰이고 있다.

부분조명 제품을 뛰어넘어 형광등을 대체할 수 있는 LED 조명도 잇따라 출시되는 추세다. 지난 5월 LG이노텍이 내놓은 형광등 대체용 LED 조명은 일반 형광등과 겉모습이 똑같지만 수명은 5배 정도 긴 5만 시간에 달한다. 이는 하루 12시간 점등한다고 가정할 때 11년 동안 쓸 수 있는 수준이다. 드라마 ‘온에어’에서 주인공 오승아의 집 거실에도 LED 조명 인테리어가 등장했다. 필룩스가 5월 출시한 탁상용 LED 조명기구는 20만원에 가까운 고가임에도 지금까지 4000여 대가 팔렸을 정도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LED 조명의 대중화를 막는 요인은 가격이다.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으며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대신, LED 조명은 형광등보다 5~10배 비싸다. 업계에서는 형광등의 2배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져야 대중화시대에 접어들 수 있다고 본다. LED 조명 생산업체 대진디엠피㈜ 김민규 차장은 “기술 개발과 수요 확대,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수록 LED 조명의 가격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녹색 산타’가 이벤트를 뛰어넘어 일상생활에 뿌리내릴 날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주간동아 2008.09.09 652호 (p20~21)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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