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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먼지예보 10번에 세 번은 ‘꽝’

오보율 매년 상승 추세 … 올해 33%로 최고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서울시 먼지예보 10번에 세 번은 ‘꽝’

서울시 먼지예보 10번에 세 번은 ‘꽝’

가을 하늘은 높고 맑다. 그러나 서울은 아직 시민들에게 맑은 하늘을 보여주는 데 인색하다.

우수연(33·서울 노원구 중계동) 씨가 솔바람을 가른다. 자전거 페달을 밟을 때마다 풍경이 몸으로 흘러 들어온다. 그는 군더더기 없는 몸매를 자랑한다. 자전거 출퇴근 덕분이다. 나이보다 젊어 보여 “학교 가느냐?”는 질문도 받는다. 우씨처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자동차가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미세먼지를 내뿜을 때, 자전거는 지방을 날려 ‘몸짱’을 만든다.

장충단공원에서 만난 김세경(33·서울 성동구 옥수동) 씨도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이른바 ‘자출족’이다. 그는 안면부 여과식 방진마스크를 쓰고 자전거를 탄다. 미세먼지가 뒤섞인 서울의 공기가 걱정돼서다. 그의 하루는 서울시미세먼지예·경보센터(dust. seoul.go.kr)에 접속하면서 시작된다. 서울시는 2005년 2월부터 먼지예보제를 실시해왔다. 미세먼지 예측농도를 6단계로 나눠 하루에 두 차례씩 제공한다.

우씨도 자전거에 오르기에 앞서 ‘네이버 날씨’와 ‘서울시 먼지예보’를 챙긴다. 그가 중랑천변을 내달린 8월27일의 미세먼지 농도는 16㎍/㎥. 감탄사가 나올 만큼 공기가 맑았다. 그는 “서울이 오늘처럼 맑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몸으로 느끼기에 먼지예보는 틀릴 때가 많다”며 웃었다. 김씨도 “라이더는 공기에 예민하다. 콧구멍만 봐도 안다. 엉터리일 때가 많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서울의 미세먼지 평균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권장기준치 40㎍/㎥을 웃도는 62㎍/㎥(황사 때문에 상반기 미세먼지 농도는 하반기보다 높다).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OECD 회원국 주요도시 중 하위권으로 뉴욕 22㎍/㎥, 런던 22㎍/㎥, 도쿄 32㎍/㎥(이상 2003년 기준)보다 2배 넘게 높다.

서울 미세먼지 농도 뉴욕·런던보다 2배 이상 높아



미세먼지는 소리소문 없이 생명을 앗아가는 살인자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미국의 6대 도시 주민 8111명을 14~16년간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도시가 가장 낮은 도시에 비해 사망 위험이 26% 높았다. 두 도시의 농도 차이는 18.6㎍/㎥. 서울시민이 파리시민보다 질 낮은 공기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은 셈이다.

두 자출족의 예처럼 공기의 질은 많은 시민들의 관심사다.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는 자녀를 뒀거나 천식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서울시에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서비스(SMS)로 먼지예보를 받는 예도 많다. 그렇다면 서울시의 먼지예보는 정확할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태원 의원(한나라당)이 서울시의 먼지예보와 실제 공기의 질을 비교했다. 그가 얻은 결론은 “오보율이 높다. 한마디로 아직은 아니올시다”다.

서울시는 2005년 2월부터 올해 7월까지 2499번 예보했다. 그 중 700여 차례가 오보다. 10번 중 세 번가량 틀렸다. 2005년엔 오보율이 26%였으나 2006년 27%, 2007년 31%, 2008년(7월 현재)은 33%로 높아졌다. 김 의원은 “33%면 세 번 중 한 번이 틀렸다는 얘기다. 처음엔 오보가 잦다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오보율이 낮아지는 게 순리인데 오히려 오보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시의 ‘먼지 예보관’은 관측된 미세먼지 농도와 기온, 풍속, 강우량, 습도 등을 살펴 미세먼지 농도를 예측한다. 미세먼지 농도를 예상하는 기계도 갖췄다. 이 기계의 정확도가 만족스럽지 않아 예보관들의 ‘판단’이 먼지예보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예보에서 ‘좋음’과 ‘보통’을 나누는 기준(50㎍/㎥) 언저리에 미세먼지 농도가 자리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오보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먼지예보제를 가장 먼저 도입한 광역자치단체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날엔 학교에도 통보한다. 학생들의 옥외 체육활동을 자제시키기 위해서다. 경기도도 지난해 5월부터 노약자의 미세먼지 노출 피해를 막겠다면서 미세먼지 예·경보제를 시작했다. 환경부는 5대 광역시를 대상으로 미세먼지예보제를 시범시행(2008년 3~10월)하겠다고 뒤늦게 밝혔다.

‘주간동아’는 서울시 자치구별 오염도 자료를 컴퓨터활용보도(CAR) 기법으로 분석해 2006년 7월 보도한 적이 있다(543호 커버스토리 ‘미세먼지 서울테러 숨쉬기 겁난다’ 제하 기사 참조). 당시 서울시의 평균오염도를 50점으로 봤을 때 중구가 20점으로 꼴찌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환경정의연구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 중구는 아토피 유병률 31.8%, 천식 유병률 36.1%로 서울의 자치구 중 두 질환에 가장 높은 위험도를 나타냈다.

미세먼지 예·경보시스템 정확도 불만족 수준

서울시 먼지예보 10번에 세 번은 ‘꽝’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잃어버린 수명 3년을 돌려드리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2006년 ‘선거 슬로건’은 명쾌했다. 미세먼지 농도를 ㎥당 30㎍ 줄여 서울시민(25세 기준)의 남은 기대수명을 54세에서 57.3세로 3.3년 늘리겠다는 것. 서울시의 의지 덕분인지 미세먼지 농도는 낮아지는 추세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미세먼지 평균농도가 53㎍/㎥을 기록하리라고 기대했다. 2005년보다 5㎍/㎥ 낮은 수치다.

서울은 산에 싸인 분지로 대기오염원이 잘 배출되지 않는 지형이다. 그렇더라도 미세먼지 농도를 더욱 낮춰야 한다.

우수연 씨는 “서울의 공기가 걱정은 되지만 그래도 자전거를 타는 게 몸에는 남는 장사다. 많은 사람이 자동차를 버리고 자전거를 탔으면 좋겠다. 그래야 아이들이 맑은 공기를 마신다. 그리고 미세먼지 예보가 정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원 의원은 “예보시스템 정비와 예보인력의 전문성 강화를 통해 먼지예보의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Tip

미세먼지는 지름 10㎛ 이하의 가늘고 작은 먼지 입자다. 이 먼지는 사람의 폐포에 침투해 각종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 몸의 면역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7년 넘은 경유차에서도 많이 나온다. 폐포에 들어온 미세먼지는 사망할 때까지 달라붙어 있다. 우리가 한 번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500cc의 공기가 몸속으로 들어오는데, 입자가 큰 먼지들은 호흡기관인 코의 점막과 기도에서 걸러진다. 그러나 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아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다. 입자의 지름이 10㎛ 이하인 먼지를 PM10, 2.5㎛ 이하의 먼지를 PM2.5라고 부르는데 작을수록 몸에 해롭다. 기침과 가래가 심해지면서 감기를 자주 앓고 숨쉬기가 거북하면 미세먼지 피해를 의심해봐야 한다.




주간동아 2008.09.09 652호 (p14~15)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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