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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시장 흔드는 서태지 파워

문화시장 흔드는 서태지 파워

문화시장 흔드는 서태지 파워

8월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게릴라 콘서트’에서 노래하고 있는 서태지.

서태지가 돌아왔다. 1990년대를 풍미한 음악인이자 대중문화의 흐름을 뒤바꾼 주인공, ‘문화 대통령’으로도 불리는 서태지가 4년6개월 만에 새 음반인 8집(SEOTAIJI 8TH ATOMOS PART MOAI)을 발표하고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의 위력은 거셌다. 음반 출시일인 7월29일, 대형 레코드점이 있는 서울 광화문과 삼성동 일대는 팬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한정판으로 10만장만 출시한 까닭에 이를 구입하려는 팬들이 레코드점 개장 시간보다 앞서 와 줄을 서면서 혼잡이 빚어졌다. 이런 인기를 증명하듯 서태지의 8집은 발매 이틀 만에 10만장이 동나고 말았다. 여기에 5만장의 추가 주문을 기록하면서 판매량이 총 15만장을 넘어섰다. 이는 올해 출시된 음반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이다. 단 이틀 만에 세운 기록이란 점에서 더욱 놀랍다.

서태지가 발휘한 힘은 이뿐만이 아니다. MBC가 기획한 컴백 무대인 ‘북공고 1학년 1반 25번 서태지’의 방청권 경쟁률은 100대 1이 넘었다. 또한 8월15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리는 컴백 콘서트 ‘ETPFEST 2008’도 열기가 뜨겁긴 마찬가지. 1차 티켓이 판매 시작 두 시간 만에 1만5000장 모두 팔렸다. 이어 2차 티켓도 예매가 폭주했다.

오랜 침체기를 겪는 음반시장에서 서태지가 발휘하는 힘은 엄청나다. 단순히 음악을 만들고 음반을 내놓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음악을 문화상품 혹은 문화현상으로 잇기 때문이다.

서태지는 음반 출시에 앞서 충남 보령에 미스터리 서클을 만들어 화제를 모았다. 남아메리카 벌판에서 드물게 눈에 띄는 미스터리 서클은 발생 이유와 시기 등이 의문에 싸인 거대한 무늬다. 서태지는 자신의 음악에 담은 미래지향적 메시지를 미스터리 서클을 통해 표출했다. 뮤직비디오 촬영지도 관심 대상이다. 기원이 불분명한 모아이 석상이 즐비한 이스터섬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는 음악팬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선물했다.



음악으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방법도 과거보다 친근하고 적극적이다. 1996년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 후 언론과의 만남에 소극적이었던 서태지는 이번에는 TV를 통한 컴백쇼는 물론, 30여 언론매체와 간담회를 갖고 자신을 둘러싼 세간의 궁금증에 직접 답했다.

간담회 자리에서 서태지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이름으로 발표한 마지막 음반인 4집을 출시한 뒤 음악을 그만두려 했다”고 고백하며 “그럼에도 나를 이끈 것은 음악이었다”고 털어놓았다. 8집에 담긴 여러 노래들이 다소 대중친화적인 성격을 띤 것에 대해서도 “서태지와 아이들 당시 많이 사용했던 화려한 멜로디 때문에 친화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들 중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은 그가 밝힌 음악관이 아니었다. 인간 서태지의 일상사였다. 서태지의 재테크, 결혼관을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그의 일상이 공개됐다.

벌써 15만장 음반 판매 … 친근한 행보로 인기 가속

서울 강남에 자신의 이름을 딴 건물을 지어 재산에 대한 관심을 촉발했던 서태지는 “재테크는 아버지가 모두 맡고 있어 잘 모른다”면서도 “일단 아끼고 돈을 안 쓰는 것이 재테크 노하우”라고 밝혔다. 자신의 건물 안에 음악 작업실과 음반사가 입주해 있고 나머지 공간은 임대한 상태라고도 덧붙였다.

그렇다면 결혼관은 어떨까. 올해 그의 나이 37세, 결혼 적령기가 지났지만 그는 바쁜 생활과 좋은 사람들 덕분에 외로울 틈을 못 느낀다는 엉뚱한 대답을 꺼냈다. “사람들이 외로움이나 우울함에 대해 대화를 나눌 때 공감을 잘 못한다. 외로움을 안 타는 성격인 것 같다”고 말하는 서태지는 “워낙 바쁘게 지내는 걸 좋아해서 여자친구가 외로움을 달래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도 이상형은 존재하는 모양. “꿈 많고 착한 여자”가 이상형이라고 밝힌 서태지는 “결혼은 지양하고 음악에 몰입하겠다”면서 팬들이 들으면 가장 좋아할 만한 모법답안을 내놓았다.

대중의 곁으로 한걸음 다가온 음악과 서태지의 친근한 행보는 반갑다. 히트곡이 나오기 어려운 요즘 국내 가요계에서 그의 등장에 즈음해 노래와 관련 사업, 문화의 외형까지 동반 상승하는 기운이 감돌고 있기 때문이다.



주간동아 2008.08.19 649호 (p76~77)

  •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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