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36

2008.05.20

8월23, 24일 중 첫 법학적성시험

  • 입력2008-05-14 11: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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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ET(법학적성시험) 대표 문항 연재를 시작하며

    대한민국에서 법조인(판검사, 변호사)은 가장 선망받는 직업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지금까지 법조인이 되기 위해서는 ‘사법시험’이란 단 하나의 관문을 통과해야 했다.

    그러나 2008년부터 이 공식은 깨진다. ‘로스쿨’이라는 새로운 관문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평범한 직장인은 물론 의사 약사 변리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까지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한 전쟁에 돌입했다.



    약 5만명의 수험생이 로스쿨에 지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히 로스쿨 붐이라 할 만하다.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한 첫 관문은 다름 아닌 ‘법학적성시험(LEET)’. LEET란 ‘Legal Education Eligibility Test’의 약어.

    말 그대로 ‘법조인이 될 자질이 있는가’를 평가하는 일종의 적성검사다.

    흔히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비견되는 이 시험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대목은 이 시험이 법학 자체가 아니라 오로지 ‘공부할 자격이 있는가’를 묻는다는 점이다.

    대학문을 나선 지 오래된 직장인들에게는 그야말로 ‘구세주’ 같은 존재인 셈이다.

    특히 대학 재학시절 학점이 부족하거나 영어능력이 조금 떨어진다면 이 LEET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실제 전문가들도 언어감각이 뛰어나거나 철학 역사학 등 기초학문을 제대로 배운 원숙한 사람들이 유리하다고 강조한다. 말 그대로 ‘인생역전을 위한 시험’이다.

    ‘주간동아’는 국내 최대 LEET 전문학원인 합격의 법학원 ‘논리와 비판연구소’와 함께 시험이 시행되는 8월24일까지 15주 동안 LEET 핵심유형과 풀이방법을 상세히 소개한다.

    법조인으로의 변신에 관심 있는 20, 30대 직장인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 것이다.
    LEET 시험의 개요 및 방향

    ▶▶▶ 법학적성시험(LEET) 시행 방안

    _시행일 : 8월24일(유동적)

    _응시자격 : 학사학위 취득자(나이 제한 없음)

    _출제영역 : 언어이해(90분), 추리논증(120분), 논술(150분)

    추가자료 :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www.leet.or.kr)

    ▶▶▶ 시험은 언제 치르나?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로스쿨협의회)는 올해 첫 LEET를 8월23일(토) 또는 24일(일)에 치를 예정이다.

    의치의학대학원 입문시험(MEET/DEET)이 8월23일 치러질 예정이어서 날짜가 겹치지 않도록 8월24일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수험생의 상당수인 직장인들은 일요일 시험을 희망하는 경우가 많고, LEET와 MEET/DEET를 모두 치르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5월 중순까지는 시험계획과 일정, 고사장 등이 확정될 예정이며 원서 접수는 6월 중 실시된다.

    ▶▶▶ LEET에 대비하려면?

    LEET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는 미국 로스쿨입문시험(LSATㆍLaw School Admission Test)을 참고하면 LEET의 출제 방향을 알 수 있다.

    LSAT에서는 논리적 추론(2과목ㆍ24~26문제), 분석적 추론(1과목ㆍ22~24문제), 독해력(26~28문제)과 30분 안에 2쪽가량의 에세이를 쓰는 작문시험을 치른다.


    1교시 언어이해 따라잡기

    8월23, 24일 중 첫 법학적성시험
    Q1 ‘언어이해’라는 과목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 그 내막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 로스쿨입문시험(LSAT)을 살펴봐야 한다. LSAT는 ‘이해를 묻는 시험’ ‘추리를 묻는 시험’ ‘비판 및 논증 다루기를 묻는 시험’으로 이뤄져 있다. 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LEET도 이해, 추리, 비판 세 과목을 설치하는 것이 이론상으로나 제작상으로 합당하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처럼 ‘추리’와 ‘비판’ 과목을 따로 출제할 인력풀이 갖춰져 있지 않다. 그래서 출제한다 하더라도 두 과목은 구별이 불가능할 우려가 있다. 교육과정평가원은 이런 현실을 고려해 ‘추리’와 ‘비판’ 과목을 하나로 묶어 ‘추리논증’이라는 과목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이해’로, 이것이 바로 ‘언어이해’ 과목이 된다. 이 과목은 LSAT에서는 ‘독해(reading comprehension)’에 해당한다. 즉 지문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Q2 ‘언어이해’는 오로지 지문에 대한 이해능력만 측정할까?

    : 그렇지 않다. 글을 읽을 때 우리가 이해만 하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신문 사설을 읽을 때 한 줄 한 줄의 의미를 이해할 뿐 아니라 논설위원이 품고 있는 의도, 관점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논설위원의 정치, 사회적 가치관에 대해 반대의견을 품고 비판할 수도 있고, 또 이 글은 잘 썼네 못 썼네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더 적극적인 사람의 경우 나라면 이렇게 썼을 텐데 하며 새로 쓸 내용을 구상해 자기 블로그에 써볼 수도 있다.

    즉 글 하나를 읽더라도 우리는 여러 인지활동을 거친다. 교육과정평가원은 이 활동을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했다. 이해, 분석, 추론, 비판, 창의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언어영역 과목에서 묻는 것도 이 다섯 가지 범주에 들어간다. 의치의학대학원 입문시험(MEET/DEET) 역시 다르지 않다.

    Q3 ‘언어이해’가 ‘대학수학능력시험’ 혹은 ‘의치의학대학원 입문시험’과 비슷한가?

    : 그렇다. 사실 이 셋은 형제관계다. 그러나 LEET가 이들 둘과 다른 점도 없지 않다. 첫째, LEET 언어이해에 나오는 지문은 다른 두 시험에 비해 길이가 길고 내용도 깊다. 둘째, LEET 언어이해는 대학수학능력시험보다 논증적 요소를 더 많이 담고 있다. 셋째, LEET 언어이해는 MEET/DEET보다 논증적 요소가 약한데, 그 까닭은 LEET에는 ‘추리논증’ 과목이 따로 있어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묻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LEET 언어이해에 대해서는 이렇게 정의할 수 있겠다. 수능과 MEET/DEET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면서 지문의 길이는 더 길고 내용은 더 깊은 시험. 그래서 난이도는 이 두 시험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언어이해의 핵심영역

    어휘 어휘의 의미와 용법을 이해하고 바르게 사용하며, 문장 및 문단 수준에서 어법(규범)에 맞는 언어를 사용하는 능력.

    분석 어휘(단어), 문장, 텍스트 수준에서 의미를 이해하며, 각각의 수준에서 대상을 구성성분으로 분해하고 그 부분 간의 관계와 그것이 조직돼 있는 방식을 발견해내는 능력.

    추론 주어진 자료들에서 미루어 알 수 있는 정보나 결론을 도출해내거나 태도, 관점, 의도 등을 추론하는 능력.

    비판 텍스트의 내용과 형식, 사고과정, 반영된 현실에 대해 내적·외적 준거를 바탕으로 그 정당성이나 적절성 또는 가치와 우열에 대해 평가하는 능력.

    창의 분석, 추론, 비판을 바탕으로 해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

    언어영역 문제 예제 추론유형

    지상에서 오존은 질소산화물이 강한 태양광선을 받아 화학반응을 일으켜 생성된다.

    질소산화물은 연료의 연소과정에서 배출되며, 대부분 산화질소(NO)와 이산화질소(NO2)의 형태로 배출된다.

    산화질소는 오존과 마찬가지로 화학적으로 매우 불안정해 산소 원자와 결합해 좀더 안정된 이산화질소로 전환된다.

    이산화질소는 태양광선을 받으면 다시 산화질소와 산소원자로 분해된다. 이렇게 해서 생성된 산소원자가 산소분자와 결합해 오존을 만든다.

    오존이 생성되는 과정에 탄화수소가 촉매로 작용한다.상층 대기의 오존은 주로 저위도의 성층권 하층에서 생성된다.

    산소분자가 자외선을 받아 산소원자로 분해되고, 분해된 산소원자가 다른 산소분자와 결합해 오존이 생성된다.

    이 과정에 질소분자나 산소분자가 촉매로 작용한다.

    성층권은 최하부 대기층인 대류권의 상공에서 50km에 이르는 대기층인데, 공기의 연직 순환이 활발한 대류권과 달리 상층일수록 기온이 높아서 대류가 생기지 않는다.

    성층권의 기온은 오존이 자외선을 흡수하는 양에 비례한다. 오존은 성층권의 최하층에 대부분 존재하는데, 이 층을 오존층이라고 한다.

    오존층 파괴는 항공기 운행과 핵실험 과정에서 배출되는 산화질소의 영향도 있지만, 이산화탄소와 함께 주요 온실 기체로 분류되고 있는 프레온가스(CF2Cl2 또는 CFCl3)에 주로 기인한다.

    1920년대 말 개발돼 사용되고 있는 프레온가스는 매우 안정돼 대류권 내에서는 햇빛에 노출돼도 분해되지 않는다.

    그래서 긴 시간에 걸쳐 대기 대순환과정을 통해 지구 대기 전역으로 확산돼갈 수 있다.

    프레온가스는 성층권에서 자외선을 받으면 분해돼 염소원자(Cl)가 방출된다.

    염소원자는 오존과 화학반응해 산화염소(ClO)를 생성하고, 산화염소는 다시 산소원자와 화학반응해 염소원자로 돌아간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오존이 파괴된다.

    햇빛이 매우 약한 겨울철 남극 상공의 하부 성층권에는 바람이 강하게 회전하는 거대한 원형의 소용돌이가 형성된다.

    그리고 대기 대순환에 의해 프레온가스와 수증기를 포함한 공기가 저위도로부터 소용돌이 내로 유입된다.

    소용돌이로 유입된 공기 속에 존재하던 수증기는 얼음 결정으로 변하는데, 이때 프레온가스가 얼음 결정에 포집된다.

    이 과정을 통해 겨울 동안 소용돌이 내에는 프레온가스를 포집한 얼음 결정이 계속 적체된다.

    봄이 되어 이 지역에 햇빛이 들면 소용돌이는 세력이 약화돼 와해되는데, 이때 얼음 결정이 녹으면서 포집돼 있던 프레온가스에서 염소원자가 공기 중으로 빠르게 방출돼 오존을 집중적으로 파괴한다.

    남극의 오존층 파괴는 프레온가스가 개발된 지 반세기가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프레온가스가 남극 상공까지 수송돼 축적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한편 북극의 소용돌이는 남극만큼 강하지 않아 그 모양이 구불구불해 소용돌이 내 공기와 주변 공기 간에 혼합이 많이 일어나고 오래 지속되지도 않는다.

    이로 인해 오존층 파괴가 남극보다 덜하다.

    그런데 지구온난화가 진행될수록 성층권의 기온은 오히려 하강해 남극의 소용돌이뿐 아니라 북극의 소용돌이도 더욱 강해지고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한다.

    대기 중에 온실 기체 농도가 증가하면 대류권에서는 온실 기체가 기온 상승을 가져오지만, 성층권에서는 성층권 특유의 열적 구조로 인해 오히려 기온을 하강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에 수반돼 극지방 소용돌이의 강도 변화가 실제로 나타난다면 오존층 파괴의 양상이 지금과는 달라질 것이다.


    문제 1. 위 글의 내용과 일치하는 것은?

    ① 질소와 산소가 지상 오존 발생에 촉매로 작용한다.

    ② 프레온가스는 오존층 파괴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를 유발한다.

    ③ 오존층 파괴는 프레온가스 배출이 많은 지역의 상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④ 성층권에서 오존을 만드는 산소원자는 주로 산화염소가 분해되어 생성된다.

    ⑤ 성층권에서 오존 농도가 가장 높은 고도와 기온이 가장 높은 고도는 일치한다.

    해법

    8월23, 24일 중 첫 법학적성시험
    문제풀이 시간도 줄이고 함정에도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핵심은 역시 질문과 선택지 분석을 먼저 하는 데 있다. A4 용지를 한 장 꺼내 선택지 내용을 표로 그린 다음 지문 옆에 두고 읽어나가면서 내용을 체크해보자. 우리는 선택지 내용을 아래와 같이 그렸다.

    첫 번째 문단 첫머리에 바로 지상의 오존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질소산화물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지상의 오존을 만든다고 하지만 ‘촉매’에 관한 설명은 아니다. 아직 ①번이 옳은 진술인지 확정할 수 없다.

    두 번째 문단을 보니 지상의 오존이 생성되는 과정에 ‘탄화수소’가 촉매로 작용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①번이 옳지 않음은 즉각 확인된다. 세 번째 문단을 보니 상층 대기의 오존이 생성되는 과정에서 질소분자나 산소분자가 촉매로 작용한다고 하니 ①번이 옳지 않음이 확인된다.

    그 다음 ‘성층권’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④번과 ⑤번 선택지를 보고 지문 내용을 읽는다. 지문에 따르면 성층권은 상층일수록 기온이 높다고 한다. 아래에는 “오존은 성층권의 최하층에 대부분 존재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내용은 ⑤번 선택지에 관한 내용이며, ⑤번이 옳지 않음을 말한다. 왜냐하면 성층권은 위쪽이 온도가 높으며 오존은 아래쪽에 있다고 하는 데 반해 ⑤번은 “성층권에서 오존 농도가 가장 높은 고도와 기온이 가장 높은 고도는 일치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문단에는 ②번 선택지의 프레온가스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지문에 따르면, 프레온가스는 오존층 파괴의 원인이 되는 온실 기체로 분류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②번 선택지인 “프레온가스는 오존층 파괴뿐 아니라 지구온난화를 유발한다”는 맞다.

    다섯 번째 문단을 더 읽어보자. 프레온가스는 안정돼서 햇빛에도 잘 분해되지 않고 대기 대순환과정을 거쳐 지구 대기 전 지역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지구 전 지역에서 오존이 파괴된다. 따라서 “오존층 파괴는 프레온가스 배출이 많은 지역의 상층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③번 선택지는 잘못이다.

    여섯 번째 문단은 성층권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프레온가스에서 염소원자가 공기 중으로 빠르게 방출돼 오존을 집중적으로 파괴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④번 선택지인 “성층권에서 오존을 만드는 산소원자는 주로 산화염소가 분해되어 생성된다”는 잘못이다.

    사실 이 문제는 상식만으로도 풀 수 있다. 그렇지만 어떤 경우는 일반상식만 믿어선 안 된다. 그럴 경우 함정에 빠지고 말기 때문이다.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위에서처럼 먼저 선택지를 분석한 뒤 지문을 읽는 방법은 매우 유용하다(다음 호에 계속).

    자료 및 문제 제공 : 합격의 법학원 ‘논리와 비판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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