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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TALITY

이 대통령은 카멜레온 같은 성취가형

에니어그램 통해 본 리더십 분석 존경과 칭찬받기 위해 ‘성공’ 지향

  • 김환영 한국에니어그램협회 회장·교육학 박사

이 대통령은 카멜레온 같은 성취가형

이 대통령은 카멜레온 같은 성취가형

4월19일 이명박 대통령(왼쪽)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여름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어깨동무를 한 채 별장 건물로 돌아가고 있다.

대통령의 리더십은 국가 주요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대통령의 리더십을 분석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에니어그램은 리더십과 성격을 효율적으로 분석하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대중에겐 다소 생경할 수 있지만, 에니어그램은 그리스어 ‘에네아(Ennea·아홉)’와 ‘그라마(Gramma·모형)’의 합성어로 에니어그램 심벌(그림 참조)에서 볼 수 있는 9개의 지점 또는 숫자를 의미한다. 2000여 년 전 만들어진 이 9가지 유형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느끼며 행동하는 방식을 구분짓는 잣대로 쓰이고 있다.

에니어그램에서는 인간의 성격을 9가지로 분류한다. 오늘날 연구자들은 9가지 유형의 특징적인 면을 뽑아내 각각의 명칭을 부여했다. 보통 1번 성격 유형은 개혁가, 2번은 조력가, 3번은 성취가, 4번은 예술가, 5번은 사색가, 6번은 충성가, 7번은 열정가, 8번은 도전자, 9번은 화합가로 통한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에니어그램으로 분석할 때 몇 번 유형에 속할까. 에니어그램에서는 어린 시절의 경험과 내면 깊숙한 두려움 또는 숨은 동기를 파악하면 좀더 정확한 성격 유형을 파악할 수 있지만, 지면 사정상 현재의 행동 특성을 중심으로 분석해보자.

빌 클린턴·오프라 윈프리·박찬호도 같은 유형

무엇보다 이 대통령은 ‘국민 성공시대’라는 취임 슬로건과 그 자신이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렸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 가난한 소년이 중소기업의 샐러리맨에서 기업 최고경영자(CEO)로, 서울시장으로 그리고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은 신화에 가까운 성공이다. 그는 서울시장 재임 시절 청계천 복원사업 과정에서 많은 문제에 직면했으나 원칙을 세운 뒤로는 이를 공격적으로 돌파했다. 대통령 후보가 되고, 대통령에 당선된 뒤 국내외 일정 관리를 살펴보면 가히 초인적이다. 이명박 정부의 현 국정 키워드를 봐도 ‘세일즈 외교’ ‘실력 위주 인사’ ‘남보다 앞서가는 행정’ 등이 눈에 들어온다.



이 같은 간략한 정보들을 토대로 이 대통령의 성격 유형을 추정한다면 9가지 중 3번 유형인 ‘성취가’의 특징이 도드라진다. 성취가는 특정 목표를 달성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존경과 칭찬을 받기 위해 성공하는 것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이들은 행동하는 사람, 성취자, 성공자, 주도적인 사람으로 불린다.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도 이 유형에 속한다. 아메리칸드림을 이룬 메이저리거 박찬호, 한국을 월드컵 4강에 올려놓았던 히딩크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도 성공 신화를 이룬 3번으로 분류된다.

이 대통령은 카멜레온 같은 성취가형
이 유형에는 자신의 이미지를 상황에 따라 변화시킬 수 있는 카멜레온 같은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자신감과 낙천주의, 성공이라는 긍정적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며 결과를 중시한다. 이런 성격 때문에 3번 유형은 매우 생산적인 사람으로 여겨지지만 그 생산성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희생시킨 대가이기도 하다. 또한 3번 유형은 자신의 가치가 맡은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는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보다는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3번 유형들은 실패하지 않기 위해 종종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 즉 성공 확률이 높은 일만 선택한다.

그렇다면 3번 유형인 성취가의 리더십 특징은 뭘까. 3번 유형은 리더의 임무가 조직의 목표와 구조를 이해하고, 사람들이 높은 성과를 올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는 패러다임을 갖고 있다. 또한 ‘성과 창출’이라는 리더십의 키워드를 축으로 성취지향적이고, 높은 에너지를 갖고 있으며, 청중의 마음을 잘 읽는다. 뿐만 아니라 위기관리 능력이 있고 긍정적이며, 자신감과 기획력이 있어 성과에 잘 도달한다.

이 대통령은 카멜레온 같은 성취가형

5월6일 청와대 상춘재 앞마당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왼쪽)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이 대통령은 자신감과 낙천성을 띤 3번 성취가 유형에 속한다.

그러나 3번 유형의 사람들은 타인에 대해 지나치게 경쟁적이며 성급하다. 3번 유형은 힘의 중심이 심장에 있기 때문에 가슴형이라고 한다. 가슴형은 사고나 행동보다 감정을 잘 활용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3번 유형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건 아니다. 오히려 3번 유형은 감정이 메마른 듯한 인상을 준다. 심한 경우 배우자도 사랑보다는 자신의 성공을 지원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선택한다. 이들은 깊은 감정을 숨기고, 타인의 감정에 대한 참을성이 부족하며 지나치게 일을 많이 벌이는 경향이 있다. 3번 유형 리더십의 치명적인 문제는 자신만이 앞서고 잘하는 방식을 택하고 강요하며, 다른 사람보다 화려하게 보이고 인정받으려 애쓰는 것이다. 그러다 자기가 늘 가변적으로 한 약속이나 표현 때문에 꼬이는 경우가 있다. 이는 3번 유형이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극복해야 할 장애요인들이다.

이명박 정부는 실용과 효율을 강조한다. 필자는 이 대통령의 3번 유형 성격과 리더십 특징이 현 정부를 이끄는 통치 스타일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3번 유형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신의 욕구와 필요를 공격적으로 충족시키는 공격형이다. 따라서 한반도 대운하를 비롯해 논란이 많은 정책들이 어떤 형태로든 추진될 것으로 사료된다. 공무원 감원 또한 효율화라는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 현 정부가 직면한 산적한 문제들은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을 감안해볼 때 정부 수반으로서 자신의 생각과 의도에 따라 공격적으로 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무현은 개혁가형, 전두환은 도전자형

통치 스타일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성격에 따라 다르다. 잠시 이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교해보자. 노 전 대통령의 키워드는 변화와 혁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에니어그램에서는 변화와 혁신을 중시하는 개혁가를 1번 성격으로 규정한다. 추측건대 노 전 대통령은 9번 날개를 사용하는(에니어그램에서는 9가지 유형에 덧붙인 성격을 ‘날개’라고 표현한다) 1번 유형으로 플라톤, 간디 같은 이상주의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1번 유형에는 ‘새마을 운동’으로 대표되는 박정희 전 대통령도 해당되는데, 이상주의적이며 자신이 믿는 개혁을 이루기 위해 정치적 술수나 타협과 같은 더러운 일에 연루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가장 도전적인 스타일을 지닌 전두환 전 대통령은 에니어그램에서는 8번 유형인 도전자로 볼 수 있다. 8번 유형은 물러나는 법이 없으며 당당하다. 저항이나 난관이 있을 때 더욱 힘이 솟는다. 이어 ‘물태우’라는 별명이 있는 노태우 전 대통령은 화합가인 9번 유형, 분석적이고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며 이야기를 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사색가인 5번 유형으로 볼 수 있다. 또 조금 모호한 면이 있긴 하지만 ‘골목대장’형인 김영삼 전 대통령도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3번 유형으로 추측된다.

대한민국을 ‘성취국’(에니어그램에서는 효율과 성취를 중시하는 대명사로 미국을 ‘성취국’으로 본다)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대통령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려움이 많다. 주변의 싱크탱크가 보좌를 잘해야 한다. 그러므로 참모들이 대통령을 돕기 위해서는 3번 유형과 잘 지내는 법을 알아야 한다. 3번 유형의 성공과 성취를 인정하고, 3번 유형의 감정이 다치지 않게 조심하면서 정직하고 객관적인 조언을 해야 한다. 특히 자신감과 낙천주의, 효율적인 일처리 능력, 넘치는 에너지를 존중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3번 유형이 일을 잘 해나가지 못할 때는 몹시 언짢아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참모들은 서로간에 깊은 인간관계를 맺고, 3번 유형이 마음을 느긋하게 갖고 여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주변 사람들은 3번 유형 리더가 무엇을 느끼는지에 관심을 갖고 내면의 삶이 풍요로워지도록 도와야 한다.

에니어그램을 통한 상담 시 필자는 3번 유형의 성장을 위해 ‘자신을 찾는 시간 갖기’를 권유한다. 그리하여 좀더 진실되고 진짜가 되기 위해 자신 내면의 생각, 감정, 경험을 탐색해야 한다. 또한 끊임없이 일을 만들려 하지 말고 사건과 경험, 존재의 흐름에 따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뭔가를 하는 것과 존재한다는 것의 차이를 배우고, 자신이 무엇을 했느냐보다는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 특히 가장 중요한 개발 포인트는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도 해당되는데, 그렇게 한다면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대통령을 한 명의 인간으로 느끼게 해 인간적 매력을 지닌 사람으로 여기게 해줄 것이다.



주간동아 2008.05.20 636호 (p58~60)

김환영 한국에니어그램협회 회장·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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