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7

2008.03.18

“학교폭력예방안 통과 아이 걱정 한시름 덜었죠”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입력2008-03-12 14: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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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폭력예방안 통과 아이 걱정 한시름 덜었죠”
    (사)학교폭력 피해자가족 협의회(학가협·http://uri-i.or.kr) 조정실 회장은 ‘학교폭력예방 전도사’다. 그는 요즘 2월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학교폭력예방대책에 관한 법률안’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살피느라 바쁘다. 이 법률안이 통과하기까지 들인 공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 한구석이 뭉클하다고.

    조 회장은 “지난 8년여 동안 법률개정 서명운동을 벌이고 국회의원과 교육 관련 기관을 찾아다닌 결과라고 생각하니 눈물이 맺힌다”고 말했다.

    이 법률안은 2005년 한나라당 이주호 안명옥 의원과 통합민주당(구 열린우리당) 조배숙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일부개정법률안’ 세 건을 통합해 국회 교육위원회가 대안을 마련한 것 . 법률안에는 학교장이 학교폭력전담기구를 만들어 지원하고, 폭력 피해학생 치료비용은 가해학생 보호자가 부담하도록 돼 있다. 치료비를 내지 않으면 학교안전공제회나 시도 교육청이 부담하며,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게 했다. 또한 학생폭력이라는 개념에 성폭력도 포함시켰으며, 가해학생과 보호자도 함께 교육받도록 했다.

    “일선 폭력 현장에서 겪은 내용들을 꾸준히 전달했는데 대부분 반영됐어요. 이제 잘 실행되는지 지켜봐야죠.”

    8년 전까지 조 회장은 평범한 ‘엄마’였다. 2000년 4월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딸이 친구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사건은 그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딸은 닷새 뒤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지만 수년간 외과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돈을 빼앗기고 맞는다는 사실을 알고 제가 가해학생들을 야단쳤다가 딸이 보복폭행을 당한 거예요.”

    조 회장은 그땐 그렇게 하는 게 최선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딸이 보복폭행을 당한 뒤 그는 자신의 ‘해결방식’을 후회했고 이런 잘못을 학부모들이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폭력 피해 가족들과 모임을 만들었다.

    그렇게 8년이 흘렀다. 요즘 같은 새 학기에는 하루 평균 20~30통씩 전화상담을 하고, 평소에는 5~6명의 학부모와 상담한다. 지난해 2학기에는 경기지역 100개 초·중·고교를 돌면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특강을 했으며, 지금은 학교폭력 대책 전문가로도 활동 중이다.

    “부모는 사고가 나서야 후회해요. 자녀들은 수차례 ‘신호’를 보냈는데 알아차리지 못했던 거죠.”

    자녀가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거나 혼자 방에 틀어박혀 있는 일이 반복된다면, 이것이 바로 학교폭력의 신호라는 게 조 회장의 조언이다. 신호를 빨리 알아차릴 순 없을까. “자녀와 하루에 30분 정도 대화하면서 ‘부모는 언제나 너를 지켜주는 보호자’라는 믿음을 심어주세요. ‘신호’가 빨리 잡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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