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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盧 정부 핵심의혹 규명 칼 뽑나

인수위, 자체 비공식 채널 은밀 가동…공적자금·대북사업·盧 측근 비리 정보수집과 검증

  •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DJ·盧 정부 핵심의혹 규명 칼 뽑나

DJ·盧 정부 핵심의혹 규명 칼 뽑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비공식적으로 DJ·노무현 정부 주요 의혹의 규명 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월25일 이명박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 활동이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인수위는 출범 이후 20여 개의 국정 전략 목표와 200여 개에 이르는 세부 국정 과제들의 실익을 점검하고, 이를 외부에 제시하는 등 차기 ‘실용정부’ 5년의 시나리오 작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인수위가 단순히 새집을 채울 ‘살림살이’ 마련에만 고민하는 건 아니다. 인수위 스스로 차기 정부로 가져가서는 안 될, 꼭 버리고자 하는 ‘살림살이’ 청산에도 신경 쓰고 있는 것. 다름 아닌 앞선 두 정부와의 고리를 끊으려는 ‘작업’이 그것이다. 특히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대형 핵심 의혹 ‘청소’에 은밀한 힘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인수위는 출범 직후부터 두 정부하에서 말끔히 해소되지 못한 몇 가지 의혹에 대해 자체 규명 작업을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위 한 관계자는 “특별위원회나 조사팀까지는 아니지만, 인수위 일부 분과 내에서 기존 업무와 별개로 두 정부의 권력형 비리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수집 및 검증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움직임은 인수위 내부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사항”이며 “단순히 첩보 수준의 정보를 가공하고 포장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0년 고리 끊기 내부에도 알려지지 않아

인수위의 일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인수위 내에서 비공식적으로 다뤄진 김대중(DJ)-노무현 정부 관련 의혹은 크게 세 가지다.



외환위기 이후 은행과 각 기업 등에 투입된 공적자금의 사용 및 회수, 그리고 DJ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로 이어져온 대북지원 사업과 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 의혹이 그 골자다.

먼저 공적자금과 관련해, 공적자금 투입 기업의 매각과정에 대한 정보수집과 자료 검토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전언이다. 물론 공적자금 의혹의 뼈대는 총 공적자금으로 투입한 168조4000억원 가운데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돈의 행방이다. 올해 1월 재정경제부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발표한 공적자금 손실 예상액은 약 69조원. 눈 씻고 찾아봐도 온데간데없는, 그야말로 흔적을 찾기 어려운 돈이다.

그러다 보니 정부는 일반회계에서, 굳이 따지자면 국민의 세금에서 매년 2조원씩 공적자금 상환기금으로 전입시키는 궁여지책을 쓰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마저도 모자라 금융권이 특별부담금 형식으로 상환금을 변제해야 할 처지다.

이렇듯 수십조원이나 되는 실종 자금의 행방이 중요하지만, 수사기관도 아닌 인수위가 전방위적으로 이상 징후를 찾아내는 데는 시간과 인력의 여유가 없는 만큼, 범위를 좁혀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이 외국 투기펀드나 재벌에 헐값으로 넘어간 과정을 살피는 데 주력했다는 후문이다.

남북협력기금 운용 과정 집중 관찰

DJ·盧 정부 핵심의혹 규명 칼 뽑나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입은 공적자금 의혹 사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2006년 3월 검찰 수사관들이 론스타 한국사무소에서 압수한 자료를 옮기고 있다.

결국 애초부터 기업 매각 과정에서 정부 관료나 정치권의 로비, 또한 매각을 도운 대가로 유력 인사들에게 리베이트 등이 건네졌다는 의혹의 단서 찾기에 초점을 맞췄다는 얘기다.

인수위 사정에 정통한 한 정치권 인사는 “인수위의 움직임으로만 본다면 차후 외환은행 헐값매각사건, 김재록 게이트 등이 재차이슈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대북사업 의혹은 주로 남북협력기금 운용 과정을 세밀히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 관계자는 “이 같은 행보는 올해 1월 한나라당이 감사원에 지난 10년 동안 남북협력기금을 지원받은 대북지원 민간단체의 감사를 요구한 연장선격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미 남북협력기금의 투명성 강화 문제는 인수위가 차기 정부 국정과제에도 포함시켜 발표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자체 검증 결과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남북협력기금은 1991년 정부 출연 250억원으로 설립해 지난해 11월까지 총 4조2010억원이 조성됐으며, 이중 3조5400여 억원이 사용됐다.

인수위는 그간 조성된 기금의 민간지원 운용 과정과 함께 정부 출연금과 운용 수익, 공적자금관리기금 예수금 이외에 다른 정부산하 기금이 남북협력기금으로 변칙 전용됐는지에 대해서도 관련 기관 자료까지 요청해 검증작업을 벌여 일부 성과를 거뒀다는 후문이다.

노 대통령 측근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모니터링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인수위 관계자들의 공통된 귀띔이다. 한나라당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구성한 ‘권력형 비리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수집된 ‘팩트(fact·사실)’의 확인 작업을 벌이는 수준이라는 게 이들의 말이다.

인수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의 측근 비리에 대한 포괄적인 검증 자체가 정치적 보복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정윤재 전 대통령 의전비서관, 변양균 전 대통령 정책실장 및 정상문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이 연루된 금품수수 의혹 사건 등 지난 연말을 정점으로 여러 경로를 통해 불거진 측근 연루사건만을 압축해 사실관계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들어 인수위 내에서는 측근 비리 의혹 점검과 함께 노 대통령 ‘당선 축하금’ 의혹도 서서히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삼성 특검 주변 등에서 특검 수사 방향이 당선 축하금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 흘러나오면서 일부 인수위 관계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10여 년 만에 되찾은 정권의 시작을 준비하는 인수위. 앞선 두 정부의 대형 비리 실체에 진지하게 접근하는 모습이 조만간 출범하는 새 정부의 약으로 쓰일지 독이 될지가 궁금하다.



주간동아 2008.02.26 624호 (p24~25)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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