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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으로 본 세상

직무 관련성이 관건 제공자는 처벌 피할 수도?

기업 출연금 뇌물죄 성립 조건

  • 류경환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khr@lawcm.com

직무 관련성이 관건 제공자는 처벌 피할 수도?

직무 관련성이 관건 제공자는 처벌 피할 수도?

2016년 12월 21일 박영수 특별검사(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특별검사팀이 서울 대치동 사무실 앞에서 현판식을 가졌다. 특별검사팀은 각 대기업의 금품 출연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 성립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뉴시스]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으면 뇌물죄가 성립된다. 본인이 직접 받지 않고 제3자에게 금품을 주도록 한 경우에는 제3자 뇌물제공죄가 된다. 공무원 본인이 운영하는 회사라면 ‘제3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그냥 뇌물죄가 된다. 뇌물죄건, 제3자 뇌물제공죄건 처벌에는 차이가 없다. 본인이 직접 받은 것은 아니지만 공무원 지위를 이용해 금품을 제공하게 했기 때문이다. 어느 경우나 뇌물을 준 사람은 뇌물공여죄로 처벌받는다.

금품을 받은 제3자의 성격에 따라 제3자 뇌물제공죄는 그 비난 정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저 공무원의 친한 친구라면 비난이 커지지만 제3자가 공적 임무를 수행하는 재단이라면 비난 가능성은 줄어든다. 순수한 봉사단체라면 죄는 성립하되 처벌 정도는 매우 낮을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공무원 지위를 이용한 것이기에 용인될 수는 없다. 공무원은 직무를 집행할 때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돈을 받고 결정한다면 이는 불법이다. 공공 목적에 쓸 돈이 필요하다면 개인적으로 모금할 것이 아니라 국가 예산에서 공식적으로 받아서 쓰면 된다.

직무와 관련 없이 제3자로 하여금 금품을 지급하게 하는 행위는 일종의 모금행위다. 누구든 사회봉사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금품을 모집할 수 있다. 공무원도 자신의 판단에 따라 금품을 모집할 수 있다. 공무원도 구세군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강제적인 금품 모집을 막고자 사전에 그 모집자와 목적, 예정 금액 등을 미리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제4조).

뇌물죄 성립에서 또 하나의 핵심 요소는 금품 수수의 직무 관련성이다. 받은 돈이 직무와 관련 있으면 뇌물죄가 성립된다. 직무 관련성은 돈을 수수한 동기, 전달 경위 및 방법, 수뢰자와 증뢰자 사이 관계, 양자의 직책이나 직업 및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2도6280 판결). 직무 관련성에 대해서는 ‘포괄적 뇌물죄’를 인정해 구체적인 업무와 관련 없더라도 직무 범위 내라고 생각되면 연관성을 인정하고 있다. 이렇듯 직무 관련성을 꼼꼼히 따지지 않고 금액으로 제한한 것이 소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다.

지금까지 보통 ‘준조세’라고 표현하는 출연 행위는 금품을 제공한 기업 처지에서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었다고 하소연한다. 받은 사람이 뇌물죄로 처벌받더라도, 공여자는 뇌물죄가 성립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대법원 판례(1979. 6. 12. 선고, 79도708 판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 범죄는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고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라는 점에서 기업의 금품 출연 행위는 그 의미가 다를 수 있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돈을 준 사람과 돈을 주게 한 사람 가운데 누구에게까지 뇌물죄가 적용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간동아 2016.12.28 1069호 (p51~51)

류경환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khr@lawc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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