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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광장|부산근대역사관의 한국의 신문소설 100년展

신문 소설에 근대의 일상 있었네

  • 김은영/ 독립전시기획자

신문 소설에 근대의 일상 있었네

신문 소설에 근대의 일상 있었네

①~②영화로 만들어진 소설 ‘흙’(1)과 ‘자유부인’(2)
③ 이광수의 ‘흙’에 들어간 삽화. ④ 심훈의 ‘상록수’가 신춘문예에 당선됐다는 소식을 전하는 동아일보 기사. ⑤ 당시의 여행 가이드북. ⑥ 이광수의 ‘무정’ 표지. ⑦ 전시장 내부

부산에서 ‘부산근대역사관’을 찾기란 쉽지 않다. ‘미문화원’의 옛 자리로 찾는 편이 훨씬 수월하다. 이곳은 1929년부터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수탈기구인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으로, 광복 후인 1949년부터는 미국해외공보처 문화원으로 사용됐던 역사적인 장소다. 부산 시민들은 미국 정부에 이 건물의 반환을 끊임없이 요구해왔고, 그 결과 1999년 4월 우리 정부에 완전 반환됐다. 일본의 이름으로 세워지고 미국을 상징했던 건물이 70년이란 세월이 지나서야 온전히 이 땅의 소유로 돌아온 것이다. 부산시는 이 구구절절한 사연을 지닌 건물을 우리 격동의 근현대사를 알리고 교육하는 공간으로 바꿔놓았다.



우리에게 근대는 아픔, 수탈 또는 식민지성과 연결되어 다가온다. 개항과 함께 소비와 자본이라는 어설픈 꽃을 꽂은 채 신지식인 사이로 파고들어 온 근대라는 바람은 신문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다. 당시 신문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해주는 매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문화의 즉각적인 현상을 반영해주는 바로미터 구실을 했다. 신문에 실린 소설은 근대 문명을 전파하고 풍속을 개량하는 수단으로서 일반 대중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다. 사람들은 소설을 통해서 근대의 정보 전달 방식인 편지와 전보를 익혔고, 등장하는 삽화를 보며 패션을 접했다. 대중은 신문 속 소설을 통해 배재학당이나 이화학당에 있는 근대적인 생활공간을 간접 경험할 수 있었다.

신문 소설에 근대의 일상 있었네

실크모자와 핸드백 등 100년 전 사용되던 일상의 물건들도 함께 전시됐다.

그러나 신문 소설 100년사는 신문지면 및 근대 일상의 변화, 그리고 문단과 작가의 형성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한다. 신문 연재소설이 보여주는 근대의 일상은 너무 생생하다. 소설 속 삽화는 박래현 등 한국 미술에 굵직한 획을 그은 대가들의 청년기 작품들을 발견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시절의 신문 소설은 대부분 단행본으로 출판되거나 영화로 만들어졌으니 그 인기가 대단했음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신문 소설의 다양함을 볼 수 있다는 장점에도 이 전시는 100년 전 일상의 물건과 인쇄된 프린트물만 진열했다는 지루함을 준다. 이 전시물들을 부산의 근대 역사 이야기와 충분히 연결시킬 수 있음에도, 이를 향한 노력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다. 부산근대역사관이 개관한 지 2년이나 됐지만, 아직도 “옛 미문화원이 어디에 있느냐”라고 물어야 그 위치를 알려주는 대답을 들을 수 있는 현실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주간동아 2005.09.13 502호 (p28~29)

김은영/ 독립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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