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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패션브랜드들의 격전지 | 등산복 시장

기능은 기본, 패션 트렌드 추가요!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기능은 기본, 패션 트렌드 추가요!

기능은 기본, 패션 트렌드 추가요!
올봄 노무현 대통령이 기자들과 함께 북악산에 올랐을 때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은 것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브랜드 로고가 선명한 ‘명품’ 등산 패션이었다. 2004년 ‘산상’ 기자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은 하늘색 점퍼에 편한 ‘아저씨 바지’ 차림이었다.

1년 사이 그의 심리적 변화가 어떤 것이든, 대통령의 옷차림 변화는 우리나라 등산복, 더 넓게 말하면 ‘아웃도어 웨어’ 시장의 동향을 그대로 반영한다. 게다가 노 대통령의 등산 패션 노출 이후 검은색 바지에 빨강 점퍼 단벌로 산에 오르던 등산객들이 너도나도 연두색, 분홍색 등 ‘비비드’한 색상의 등산복과 ‘o’ 브랜드 선글라스를 찾는 바람에 아웃도어 웨어 시장에 봄이 왔다는 패션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주 5일 근무와 자신과 가족의 생활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웰빙 문화가 대중화되면서 등산 인구가 크게 늘었어요. 해외 트레킹 상품이 쏟아져나와 해외 명품 등산 브랜드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요. 특히 여성 등산복은 남성 등산복을 줄여놓은 것이란 인식이 크게 바뀌었어요.”

2005년 1월 프랑스의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를 런칭한 LG패션 서영주 과장의 말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3년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8800억원으로 매년 35% 이상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2004년엔 아웃도어 웨어 브랜드만 10여개가 런칭했고, 2005년에도 ‘라푸마’를 비롯, 영국의 ‘버그하우스’ 등이 진출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기능성 소재도 다양해져 땀은 배출하고 물의 흡수는 막는 ‘고어텍스’, 수분조절 시스템 섬유 ‘쿨맥스’, 마찰에 강한 ‘코듀라’, 가볍고 보온성이 뛰어난 ‘서모라이트’ 등이 아웃도어 웨어에 적용되며 우주복 소재인 아웃라스트와 은사 함유 소재로 만든 양말이 산행의 필수용품이 됐다.



의류업체들은 골프 의류가 저성장세에 들어선 반면, 등산을 중심으로 한 아웃도어 웨어 시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지금까지 우리나라 등산복과 등산장비들이 산악인 자신의 필요에 의해 소규모로 수입하거나 제작되던 수준이어서 대기업들이 참여할 경우 시장은 무한히 팽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영세 업체들이 기능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개발해왔다면, 대기업들은 ‘기능은 기본’이고 패션 트렌드를 반영하는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 특히 여성 등산 인구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기능은 기본, 패션 트렌드 추가요!

아웃도어 웨어는 점점 더 산뜻하고 패셔너블해지고 있다. 특히 여성 등산 인구를 잡으려는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다른 옷과 달리 등산복은 입는 사람의 건강은 물론이고 안전, 생명과도 직결돼 소비자들이 오히려 고가 제품에 더 쉽게 지갑을 연다는 점도 의류업체들이 아웃도어 웨어에 각별한 매력을 느끼는 이유다.

등산 인구가 늘어나고 해외에까지 트레킹을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산 좀 탄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선망받는 브랜드는 파타고니아, 마모트, 사레와, 노스페이스, 아크테릭스, 밀레, 마운틴하드웨어, 라푸마 등이고 등산화는 아쿠, 라이클, 잠블란 등이 유명하다. 현재 가장 고가 브랜드인 파타고니아는 친환경을 내세워 도시엔 판매장을 설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이처럼 등산복 브랜드의 이미지가 널리 알려지고, 기능복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변화하면서 주머니가 많아 수납이 좋고 바람을 막을 수 있는 가벼운 등산용 점퍼를 정장 슈트 위에 덧입는 식의 ‘아우트로’(outdoor와 metro의 합성어) 패션까지 등장했다.

산행을 위해 모자와 선글라스에서 옷과 배낭, 신발 등을 이른바 명품으로 차려입으려면 200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그러나 초보 등산객들은 처음부터 모두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산악인들의 조언이다. 또한 해외 등반에 필요한 고기능성 의류나 등산화, 배낭 등은 등반전문여행사에서 하루에 1000원 정도의 사용료를 받고 임대해주기도 하므로 고가의 등산용품은 산행을 통해 자신의 능력과 산을 파악한 뒤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주간동아 2005.05.03 483호 (p96~96)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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