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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바뀐 방송계 ‘태풍 전야’

MBC는 공영성, SBS는 시청률 높이기 위한 강도 높은 개혁 드라이브 전망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사장 바뀐 방송계 ‘태풍 전야’

사장 바뀐 방송계 ‘태풍 전야’

노조위원장과 ‘시사매거진 2580’ 제작부장을 거친 최문순 MBC 신임 사장. 방송계 전체에 태풍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1월28일 SBS 사장에 안국정 부사장이 선임된 데 이어, 2월25일 MBC 사장에는 최문순 전 보도제작국 부장이 취임함으로써 방송계 전체가 ‘개혁’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에 따라 재편될 전망이다. 특히 MBC 최문순 사장은 40대(만 49세), 노조위원장, 현업 부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방송가의 ‘인사 쓰나미’라는 말까지 낳았다.

MBC 최문순 신임 사장과 SBS 안국정 사장은 공통적으로 ‘오락 프로그램은 오락물대로, 보도 시사물은 보도물대로의 원칙과 기준에 따를 것’이라는 뜻을 밝혔지만, 개혁 방향과 프로그램 제작의 원칙은 ‘정반대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을 것이란 추측이 유력하다.

KBS 재직 시절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를 연출해 ‘승부사’ ‘시청률의 왕’으로 불리기도 했던 안 사장은 민영방송의 지상 목표, 즉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개혁 드라이브를 몰고 갈 가능성이 높다. 안 사장은 현업 시절 후배들 사이에서 ‘좋고 싫음의 기준이 시청률인 선배’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다.

최문순 사장 ‘강성’ ‘합리적’ 이미지

이에 비해 최문순 사장은 MBC에서 파업을 주도하다 해직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전국언론노조 초대위원장이자 ‘시사매거진 2580’의 CP로 일했던 경력을 갖고 있다. ‘태생적으로’ MBC의 공영성 회복을 위한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프로그램에 반영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KBS의 한 간부는 “SBS와 시청률 경쟁은 무의미할 것이고, 어차피 MBC의 향방을 주목하게 될 것이다. 내부에선 최 사장 선임 소식에 농담처럼 ‘MBC는 이제 시청률에 신경 안 쓸 것이고, 보수층은 이탈할 테니 잘됐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꿔 해석하면 최문순 사장 취임에 거는 MBC 안팎의 기대가 남다르다는 말이기도 하다. 최 신임 사장은 언노조 위원장 직을 맡는 등 ‘강성’으로 분류되지만, ‘매우 합리적인 판단력을 가진 사람’으로 통하는 데다 개인적인 관계에서는 ‘시골 아저씨’ 같은 편안한 성격이라는 점 때문에 선후배들 사이에서 신망이 높은 편이다.

사장 선임 직전 MBC 사내 통신망에 익명의 필자가 ‘최문순 사장후보께 드리는 황산벌 전쟁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외부의 힘’(시민단체 등을 의미하는 듯)을 끌어들이기보다 계백처럼 홀로 싸우라는 요지의 글을 올렸다가 수많은 반박 글이 오르면서 오히려 MBC 개혁의 당위성과 최문순 사장 임명의 명분을 더해주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한 MBC 보도국 기자는 “MBC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직원들은 최 사장이 이끄는 조직 개편이나 사실상 삭감에 해당하는 임금 동결 등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 같다”고 말했다.

사장 바뀐 방송계 ‘태풍 전야’

KBS 정연주 사장과 SBS 안국정 신임 사장(오른쪽). 정 사장은 한겨레 신문사 논설위원, 안 사장은 KBS 프로듀서, SBS 부사장직을 거쳤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인 양문석 박사는 “최문순 사장 임명으로 현재 3사 중 가장 후진적인 보도 행태를 보여주고 있는 MBC가 친정부적 노선에서 선회해 균형감각을 찾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문순 사장이 사내 인물이긴 하지만, MBC가 이번에 사내외 개방형 공모제를 처음 시행함으로써 방송사의 사장 공모제는 완전히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사장 공모제는 사장을 사내(외)에서 공모한 뒤 KBS는 이사회에서, MBC는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사장 내정자를 뽑아 주주총회에서 이를 확정하는 방식으로 2003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주간동아 2005.03.08 475호 (p66~67)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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