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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의 사생아’ 인천-김포 공항 싸움

국제선 유치 놓고 보기 흉한 신경전 … 강동석 건교부 장관 별도 공사 설립이 부메랑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이기주의 사생아’ 인천-김포 공항 싸움

‘이기주의 사생아’ 인천-김포 공항 싸움

김포-하네다 노선 ‘탑승객 50만 돌파,` 행사장에서 `미스 재팬` 사가 유리코(왼쪽 사진 맨 오른쪽)와 승무원들이 기념품을 나눠주고 있다.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의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12월1일 언론은 김포-하네다 노선이 11월30일 개설 1년째를 맞아 평균 탑승률 70∼80%대를 기록하는 고수익 인기 노선으로 자리잡았다고 보도했다. 내심 김포-하네다 노선을 디딤돌로 김포-오사카, 부산-하네다, 김포-푸둥(상하이) 노선을 유치하고 싶은 한국공항공사의 ‘언론 플레이’가 제대로 먹힌 것이다.

김포공항에 파이를 빼앗길 수도 있는 인천공항은 이런 공세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인천공항을 동북아 허브로 키우기 위해선 국제선을 인천공항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논리. 반면 한국공항공사와 항공사들은 “대만 일본 등 단거리 국제선은 승객들 편의를 위해서라도 일부를 김포에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주변 환경은 한국공항공사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한일의원연맹(회장 문희상·열린우리당 의원)과 일한의원연맹은 11월29일 도쿄에서 열린 합동총회에서 김포-하네다 노선의 증편과 부산-하네다, 김포-오사카 노선의 신설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김포-푸둥 노선 신설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인천공항은 느긋한 표정이다. 인천공항공사 사장 출신이 이끄는 건설교통부(이하 건교부)를 우군으로 여기기 때문. 국제선은 인천공항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칼자루를 쥔 건교부의 원칙.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김포공항이 국제선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두 공사 하루빨리 통합 여론 고조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이 이처럼 국제선 유치를 두고 ‘제로섬 게임’을 벌이는 까닭은 수도권신공항건설공단 이사장을 거쳐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지낸 강동석 현 건교부 장관 탓이 크다. 강 장관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설립을 주도한 ‘창사 공신’. 전국 15개 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와는 별도로 인천공항만 담당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세워진 데는 강 사장의 공이 컸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설립 당시 건교부 안팎에선 인천공항 역시 한국공항공사(당시 한국공항공단)로 편입,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셌다. 분리 시 국가 전체적인 항공 수요 관리가 어렵고, 요즘처럼 국제선 노선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등 두 개의 공사가 개별 이익을 위해 뛰는 상황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전신인 수도권신공항건설공단은 한때 한국공항공사에 속해 있었다.

‘이기주의 사생아’ 인천-김포 공항 싸움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

수도권공항건설공단이 한국공항공사에 다시 흡수되지 않고 별도의 공기업으로 ‘독자 생존’한 것은 수도권공항건설공단 이사장 시절 건교부 장관 후보 1순위로 거론되던 강 장관의 영향력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 “신공항은 첨단 공항이므로 인력이나 운영 주체가 분리돼야 한다. 민자를 유치하는 데도 별도의 공사로 존재하는 게 유리하다”는 게 당시 수도권신공항건설공단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강 장관을 비롯한 수도권신공항건설공단 직원들의 ‘자사 이기주의’ 탓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한국공항공사로의 흡수를 꺼린 것은 김해 제주 사천 등 지방공항에 발령받을 수 있고, 인천공항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적자에 허덕이는 지방공항의 손실을 메우는 걸 꺼렸기 때문”이라며 “결과적으로 두 공사가 개별 이익을 위해 싸우는 상황이 됐다”고 꼬집었다.

한국공항공사는 2003년 1200억원대의 적자를 냈다. 김포공항을 국내선 전용공항으로 운영해서는 독자 생존이 쉽지 않은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도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기는 마찬가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사장 연봉은 공기업 최고 수준으로 3억원가량. 사장 임원 연봉을 비롯해 한국공항공사와 통합돼 있었다면 필요 없는 비용이 두 개의 공사에서 제가끔 지출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더 늦기 전에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를 통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학계의 한 전문가는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고 그대로 둘 것이 아니라 두 공사를 하루빨리 통합해야 한다”면서 “인천공항만 별도의 공사가 관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건교부의 한 관계자도 “항공 수요의 효율적인 관리 측면에서 보면 인천공항이 자리를 잡은 뒤 두 공사가 통합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거들었다.



주간동아 2004.12.16 464호 (p38~38)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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