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09

2003.11.13

북극의 푸른 하늘과 바다, 아! 눈이 시리다

  • 전원경 기자 winnie@donga.com

    입력2003-11-07 1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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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의 푸른 하늘과 바다, 아!  눈이 시리다

    자신의 작품 앞에 선 리즈버그씨. 섬세한 메조틴트 기법의 판화들이 마치 수채화나 사진처럼 보인다.

    노르웨이 작가인 테리에 리즈버그의 판화들은 고요하다.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 그리고 그 사이에 떠 있는 빙하들을 표현한 리즈버그의 판화들은 절로 북극의 시린 대기를 연상케 한다. 10월31일부터 11월14일까지 원서동 공간그룹에서 열리는 그의 판화전 ‘북극의 형상(Arctic Forms)’에 등장한 판화들은 늦가을의 서울 거리에 싸늘한 북극해의 바람을 몰아오고 있다.

    “판화에 묘사된 지역은 노르웨이 북부의 스발바르 군도입니다. 노르웨이 영토와 북극 사이에 있는 스발바르 군도는 지리적으로도, 기후적으로도 아주 특이한 지역이에요.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춥지만 북극에서 매서운 바람이 몰아쳐서 눈도 비도 거의 오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차가운 사막’지역이지요. 1년 중 10개월은 겨울이고 2개월만 여름인데 참 신기한 것은 그 짧은 여름 사이에 잠깐씩 풀이 돋아나고 꽃이 피기도 한다는 거죠.”

    마치 자신의 그림처럼 조용한 인상의 리즈버그는 오슬로 미술디자인 대학을 졸업한 후 20년째 노르웨이와 북극의 자연환경을 표현한 판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작의 무대가 된 스발바르 군도는 그가 특히 애정을 느끼는 지역이라고. 메조틴트 기법으로 섬세하게 표현한 그의 판화들은 마치 북극을 촬영한 사진처럼 보이기도 한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각종 문명의 산물과 기계, 사람들에 항상 둘러싸여 살아야 하죠. 도시인들이 북극을 표현한 제 작품을 통해 진정한 자연, 거칠지만 아름다운 자연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작품이 ‘문화’와 ‘자연’을 잇는 다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전통적인 핸드 프린트 방식으로 판화 작업을 한다는 리즈버그는 독일, 스웨덴, 아이슬란드 등에서도 전시를 한 바 있다. “노르웨이 미술 역시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경향들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미디어 아트가 강세입니다. 저 역시 컴퓨터나 디지털 펜 등의 도구를 가끔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술가들에게 가장 중요하며 본질적인 것은 ‘장인정신’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제가 핸드 프린트 판화를 고수하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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