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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의 광고, 당신을 엿본다

컴퓨터 칩·휴대폰·이메일 등 첨단 활용 … 소비자 개인정보 따라 맞춤식 선보여

  • 김용섭/ 디지털 칼럼니스트 www.webmedia.pe.kr

디지털시대의 광고, 당신을 엿본다

디지털시대의 광고, 당신을 엿본다
본격적인 디지털시대에 들어서면 광고가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는 극단적인 주장을 펴는 사람들이 있다. 정보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소비자들이 보다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되어 지금과 같은 브랜드 위주의 광고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시대에는 추상적인 이미지나 브랜드와 같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광고보다는 소비자 개개인의 정보를 활용한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메시지를 담은 광고가 광고계의 주류를 형성할 것이라는 의견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실제 능동형 소비자인 프로슈머들이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개인화의 영역을 넓혀가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광고 속에는 첨단기술과 함께 개인정보가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디지털화는 점점 개인의 각종 정보를 엿보는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이것이 디지털시대의 주요한 광고이자 마케팅의 중심축으로 부각하고 있는 것.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미래사회의 광고 환경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람 눈의 망막(홍채)을 인식해 그만을 위한 개별광고와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영화 속에서 톰 크루즈가 어디를 가든 곳곳에 설치된 첨단 광고장비는 그의 홍채를 인식해 그가 누구인지를 파악하고 즉시 그의 개인정보에 바탕을 둔 광고 메시지를 제공한다.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를 정도로, 그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광고장비가 그를 인식해 이름을 불러대며 상품과 서비스를 마케팅하기 위해 유혹의 메시지를 보낸다. 그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 눈길이라도 주면 광고는 보다 공격적으로 변한다. 말 그대로 디지털시대의 광고는 소비자를 직접 불러 세워서 공격적이고 자극적인 메시지를 퍼붓는 것이다.

상품 제조일이나 판매점, 고객정보 등을 담은 작은 컴퓨터 칩을 상품이나 회원카드에 넣고 무선 수신장치를 이용해 상품의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무선 아이디 태그’라는 기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미국 정보통신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의류업체 ‘갭(GAP)’은 3개월 동안 애틀랜타의 갭 매장에서 진 바지에 이 무선 식별 꼬리표를 부착해 정보를 추적하는 현장실험을 실시했다. 그리고 미국의 코카콜라, 홈디포, 월마트 등은 미래의 무선 식별장치가 어디에서든 쓰일 수 있도록 표준을 만드는 연구를 MIT의 ‘오토 아이디 센터’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상품이 제조되는 시점에서 물류시스템을 거쳐 판매가 이루어지고, 구매자의 정보를 얻기까지 일련의 상품 이동경로를 확보할 수 있다.

고객 시선 많이 가는 상품 미리 파악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인 ‘프라다’는 뉴욕의 신규매장에 이 기술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컴퓨터 칩이 내장돼 있는 회원카드를 지닌 고객이 매장에 들어오면 판매자는 곧바로 이 칩 속에 기록된 고객정보나 구매 취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해당 고객의 취향에 맞게 상품들을 재배치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추천할 수 있는 것이다.

고객이 뭘 원하는지를 알고 있다면 마케팅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고객의 속마음까지는 꿰뚫어보지 못해도 적어도 고객의 시선만큼은 확실히 파악해내는 광고기술이 등장했다. 고객의 시선이 오래 머문 상품이 무엇인지를 밝혀내는 기술이다. 고객들은 매장의 상품을 둘러보면서 아무래도 선호하는 특정 상품에 오랫동안 시선을 두게 마련이다. 해당 상품에는 이러한 고객의 시선, 좀더 엄밀하게 말하면 고객이 특정 상품 앞에서 머무는 시간을 가늠할 수 있는 센서가 있어서 고객들이 어떤 상품에 더 관심을 갖는가를 측정한다. 그리고 이 결과를 상품 진열과 배치에 수시로 반영하는 것이다.

디지털시대의 광고, 당신을 엿본다

① 뉴욕 맨해튼의 심장부, 타임스 스퀘어 인근. 광고 전광판이 어지럽게 번쩍이고 있다. ②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 ③ 패션 브랜드 ‘프라다’의 패션쇼.

사상 최대의 빅게임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프로 풋볼리그 결승전인 슈퍼볼은 가장 치열한 광고전이 펼쳐지는 격전지 중의 하나다. 올해 1월에 열린 슈퍼볼에서는 휴대전화, 이메일, 웹사이트, 인터넷투표 등의 각종 디지털 기술들이 첨단광고에 활용되었다. 펩시와 리바이스는 웹과 TV광고를 연계하는 전략을 구사했고 AT&T, 스프린트 등의 이동전화 회사들은 가입자들이 무선 이메일 서비스를 통해 광고에 직접 반응하도록 유도하는 인터랙티브 광고를 시도했다. 그리고 휴렛팩커드(HP)에서는 원격무선접속 기술을 활용해 경기장 밖 차량에 전자식 전광판을 세워놓고 시간과 장소에 따라 장면이 변화하는 광고기법을 선보였다. 차량이 스페인계 거주지역을 지나가면 영어로 진행되던 광고가 스페인어로 자동 전환되는 등 차량이 지나가는 곳의 정보에 입각한 맞춤광고가 제공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연안도시인 데일리시티, 팰러 앨토, 프리몬트 등의 고속도로변에는 운전자의 라디오 청취 취향을 파악해 맞춤광고를 내보내는 첨단 전자광고판이 등장했다. 이 전자광고판은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차량 운전자들이 듣고 있는 라디오 방송의 주파수 정보를 확인해 현재 어떤 음악을 듣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해당 운전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표준적인 분석 데이터를 적용한 광고를 즉각적으로 제공한다. 운전자들은 늘 자신의 취향에 가까운 광고를 접하게 되는 셈이어서 획일적인 광고시스템이 적용되던 때보다 광고효과가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시스템은 이미 자동차 판매상들에게 활용되고 있는 방법이었다. 이들은 자동차 운전자들이 운전중에 어떤 라디오 방송을 주로 듣는지를 알아내어 그 방송국에 자사의 자동차 광고를 내보낸다고 한다. 이러한 기술과 시스템은 향후 디지털 방송 환경에서는 더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제 광고주들은 시청자나 청취자가 무엇을 보고 듣는지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그에 상응하는 채널에 광고를 제공할 것이다.

개인정보를 엿보는 첨단광고와 마케팅 기법이 디지털 경제시대를 위한 진화이자 산업적 수단인가, 아니면 감시와 통제의 전체주의시대를 여는 빅 브라더(Big Brother)의 수단인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개인정보를 매개로 하는 마케팅과 광고기법이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법적 기준과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첨단광고와 마케팅 기법은 날로 발전할 것이고 이로 인해 누군가가 우리의 개인정보를 엿볼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시점이다.



주간동아 374호 (p68~69)

김용섭/ 디지털 칼럼니스트 www.webmedia.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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