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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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업가로 내 자리 찾았어요”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03-02-27 13: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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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사업가로 내 자리 찾았어요”
    ”사회운동가가 웬 사업이냐고 놀라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대학시절 한일회담 반대운동을 주도한 6·3세대의 핵심이었고, 졸업 후에는 재야 출신 정치인이자 사회운동가로 활동해온 송철원씨(62)가 위성교육방송국 ㈜에듀TV의 회장에 취임했다. 2월1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열린 ㈜에듀TV 오픈 기념식 자리에 송씨가 등장하자 ‘의외의 변신’에 놀라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송씨는 김영삼 정부 시절 ‘신한국 운동’의 전위로 활동하는 등 한때 ‘잘나가는’ 정치인이었던 인물. 1994년 지방선거 관련 공천 헌금 수수 혐의로 옥고를 치른 후 한동안 세인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있기는 했지만 교육사업가로의 변신은 뜻밖이었다. 그러나 송씨는 변신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회운동가가 현실정치에 뛰어드는 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많이 후회했죠. 제 자리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그동안 ‘민주유공자 장학재단’ ‘한민족 아리랑 연합회’ 등 사회활동을 열심히 했어요. 교육운동은 대학 졸업 후 ‘먹고 살기 위해’ 15년 가까이 학원강사를 할 때부터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분야였습니다. 사업가지만 교육운동가로서의 역할도 할 생각입니다.”

    사실 송씨는 1975년 건국대 강사를 하다 학생운동 연루 혐의로 해직된 후 1989년까지 학원강사를 호구지책으로 삼았었다. ‘송문영’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던 시절 그는 한 달 수강생이 3000명에 이르는 ‘초특급 강사’였다.



    “아마 당시 수험생이었던 이들 중에는 지금도 제 예명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입시 교육을 하는 학원강사였지만 학생들에게 건강한 사회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도 많이 했어요. 과중한 사교육비에 부담을 느끼는 학부모들을 보면서 교육 현실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이때의 문제의식이 이번에 에듀TV의 회장을 맡는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에듀TV는 ‘사교육 문제의 대안을 제시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교육방송사. 5개 채널을 통해 강남지역 유명강사들이 직접 국·영·수 등 입시과목을 강의한다.

    “한국의 GDP 대비 사교육비 부담은 OECD 국가들 중 최고예요. 에듀TV는 저렴한 시청료로 최고의 강의를 제공하기 때문에 교육비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헤비타트 운동이나 1% 나누기 운동 등에 대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학생들의 교양 교육에도 한몫을 담당할 계획입니다.”

    새학기부터 명지대에서 ‘학생운동사’를 강의하는 송씨는 앞으로 한국의 학생운동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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