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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병동의 가운 입은 ‘교장선생님’

  •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

소아과 병동의 가운 입은 ‘교장선생님’

소아과 병동의 가운 입은 ‘교장선생님’
오전 10시, 서울 연세의료원 소아과 병동에 위치한 세브란스 어린이 병원학교는 뛰어다니는 20여명의 아이들로 떠들썩하다.

“왜 아직 안 시작해요? 아침 진찰도 빨리 끝내고 왔는데….” 수업이 시작하려면 30분이나 남았지만 공부하는 게 재밌고 즐겁다며 빨리 시작하자고 보채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한쪽에선 이런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이 병원학교의 교장선생님인 연세대 의대 김병길 교수(64·소아과학·뒷줄 맨 왼쪽).

“병만 고치는 것은 반쪽 치료일 뿐입니다. 나머지 반은 삶의 질 차원에서 살펴봐야 하죠. 몸이 아파 장기간 병원에 입원한다는 이유로 사회와 동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입니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특히 그렇고요. 어린이 병원학교는 어린 환자들에게 학교생활을 조금이나마 경험하게 해주려는 취지에서 설립됐습니다.”

어린이 병원학교는 지난해 12월11일 정식으로 개교했다. 대상은 연세의료원에 입원한 만 5∼13세의 어린이 환자들. 대다수가 장기 입원해야 하는 소아암 환자들이다. 가르치는 과목이 영어회화, 컴퓨터, 음악, 종이 접기, 만화`-`영화 감상 등 재미있으면서도 실생활과 밀접한 것이어서 아이들의 반응은 매우 좋다.

하지만 김교수는 어린 환자가 많은 데 비해 학교의 공간 및 시설이 부족한 점이 아쉽기만 하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병원학교가 정부지원으로 운영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자원봉사에만 의존하기 때문. 그래도 개그맨 이용식씨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자원봉사자들 발길이 끊이지 않아 지금까지 힘든지 모르고 운영해 왔다고 한다.



김교수는 1961년 세브란스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40년 가까이 아이들을 진료해왔다. “나라의 기둥인 아이들이 건강하지 못하면 나라의 미래도 튼튼하지 못합니다. 제가 소아과를 택한 것도 허약한 아이들을 한 명이라도 줄이기 위해서죠.” 사람 좋은 김교수의 미소에서 어린이와 같은 순수함이 엿보였다.



주간동아 2001.03.29 277호 (p96~96)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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