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71

2001.02.15

경기장에 비밀 카메라 설치… “현상수배범 꼼짝 마” 外

  • < 권기태/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kkt@donga.com> < 홍성철/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sungchul@donga.com> < 윤양섭/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lailai@donga.com>

    입력2005-03-18 1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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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장에 비밀 카메라 설치… “현상수배범 꼼짝 마” 外
    앞으로 미국의 현상수배범들은 대형 경기장에도 함부로 출입하지 못하게 됐다.

    미국 플로리다 경찰은 최근 탬파 등지에서 열린 미국 프로풋볼 슈퍼볼 경기장에 비밀 카메라를 설치해 관람객의 얼굴을 하나하나 감시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최근 전했다.

    1월28일 탬파에서 열린 슈퍼볼 경기의 경우 네 군데의 출입구에 20여 대의 비밀 카메라를 설치했으며 촬영된 관람객의 얼굴은 코의 넓이, 광대뼈의 각도 등 128 가지의 수치로 분류됐다는 것. 분류된 정보들은 매사추세츠주의 화상처리 소프트웨어 회사인 비시지 테크놀로지 컴퓨터로 보내져 현상수배범이나 테러용의자 여부를 판정받았다. 이 과정에 걸린 시각은 1초도 되지 않았다.

    경기장에는 물론 사복 경찰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경찰은 지금까지 12회의 경기에 이같은 비밀 카메라를 사용했으며 한 암표상의 암표행위 장면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이번 ‘비밀 카메라 작전’에 별도의 경비는 들지 않았으며 비시지 테크놀로지측에서 범죄용의자 포착 시스템을 판촉하기 위해 시스템을 제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번 작전이 실정법 테두리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지만,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등 시민단체들은 “공권력에 의한 전형적인 사생활 침해”라며 “이같은 시스템 도입은 ‘빅 브러더’를 용인하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 권기태/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kkt@donga.com>

    보는 사람도 오싹오싹 스릴 만점 ‘베이스 점핑’

    경기장에 비밀 카메라 설치… “현상수배범 꼼짝 마” 外
    사고 위험이 높아 여러 나라에서 금지하고 있는 한계 스포츠 ‘베이스 점핑’이 말레이시아에서는 정부의 후원까지 받으며 인기 스포츠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베이스 점핑은 절벽 빌딩 다리 등에서 뛰어내린 뒤 낙하산을 펼쳐 지상에 착륙하는 스포츠로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스카이 다이빙보다 훨씬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말 세계 최고층 빌딩인 콸라룸푸르 페트로나스 트윈타원스에서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를 비롯한 약 10만 명의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15명의 세계 정상급 점퍼들이 펼친 ‘베이스 점핑’을 제야행사의 하나로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이어 콸라룸푸르 시(市) 기념일인 지난 1월1일에는 세계에서 네번째로 높은 421m의 콸라룸푸르 방송탑에서 각국에서 몰려온 53명의 점퍼들이 합법적으로 마음껏 뛰어내릴 수 있도록 허용했다.

    지난해 말 행사를 주관한 미국-말레이시아 합작의 ‘스카이벤처 프로덕션’은 올해 8월에는 세계 베이스 점핑 선수권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총리까지 나서 위험한 베이스 점핑을 장려하는 이유는 이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가 훌륭한 관광상품이기 때문.

    콸라룸푸르 방송타워의 로지타 이드리스 마케팅담당 이사는 “베이스 점핑이 말레이시아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높이고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캘리포니아 출신의 컴퓨터 컨설턴트로 지난해 말 행사에 참여했던 애버리 바덴호프(38)는 “전세계적으로 (점프할) 건물을 찾기가 어려운데 말레이시아에서는 우리가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홍성철/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sungchul@donga.com>

    방콕 제비들 먹잇감 줄자 ‘자동 구조조정’

    경기장에 비밀 카메라 설치… “현상수배범 꼼짝 마” 外
    겨울을 나기 위해 한국 등 동북 아시아에서 태국으로 날아간 제비들이 방콕 시내에 건설 중인 고가전철 때문에 살 곳을 잃고 있다.

    방콕의 호텔과 쇼핑가가 밀집한 관광지구 실롬가는 도로를 따라 늘어선 전깃줄과 가로수로 인해 러시아와 중국 등에서 날아온 제비들에게 좋은 겨울 보금자리 노릇을 해왔다. 식당과 술집의 네온사인이 내뿜는 밝은 불빛을 따라 제비의 먹이인 곤충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깃줄이 제거되고 고가전철이 건설되면서 92년 13만 마리였던 제비는 96년 4만8000 마리로 급격히 줄었고 지난해에는 3만8000 마리로 감소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왕립 임업부와 태국 조류보존협회는 결국 고가전철사업자와 공동으로 실롬가 제비 조사 프로젝트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물로 제비를 잡아, 잡힌 장소와 시간을 적은 꼬리표를 단 뒤 이동경로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조류보존협회 관계자는 “전선과 나무도 없고 날아다니는 곤충도 사라져 방콕이 제비가 영영 오지 않는 삭막한 땅이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 윤양섭/ 동아일보 국제부 기자 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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