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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힘 빠진 다리’… 무심히 지나치면 위험천만

신장의 양기 부족으로 인한 ‘하지무력증’ 심할 경우 마비 증세…변비·요실금도 동반

‘힘 빠진 다리’… 무심히 지나치면 위험천만

‘힘 빠진 다리’… 무심히 지나치면 위험천만
계단을 오르다 순간적으로 힘이 빠져 다리를 움직이기 어려웠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증상은 의외로 빠르게 진행돼 어느 시점부터 갑자기 하체의 힘이 급격히 떨어지는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로 ‘하지 무력증’이다.

하지 무력증의 가장 큰 문제는, 대다수 환자들이 이 증상을 단순히 몸이 전체적으로 허약해진 결과로 단정짓고 그냥 지나쳐버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증상이 진행되다보면 대소변을 못 가리거나 변비, 소변폐색, 요실금 등 다른 질환까지 동반하기 쉽다. 다시 말해 전반적인 하지마비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이 경우 장기간 마비상태가 지속되거나, 운동마비에 따른 하지근육 위축, 우울증 등이 겹쳐 정상 생활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특히 최근엔 중추신경계(뇌, 척수)에 방사선적(CT, MRI 등)인 이상 소견 없이 하지마비를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는데 이같이 양의학적 검사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하지 무력증을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게 하는 원인 중 하나다.

이렇게 신체 특정부위를 마비시키는 질환의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또 각각의 증상은 자연치유되는 것에서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그 증후도 가지각색이다. 마비의 원인을 규명하기 어려운 것도 증상이 복잡한데다 각 증상별로 병명을 확정하기 힘들기 때문. 즉 CT나 MRI로 확진가능한 뇌졸중이나 뇌경색, 뇌출혈 등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때문에 진단을 비교적 정확히 내렸다 하더라도 딱히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한방에서는 하지 무력증의 원인을 사기(邪氣)가 신장(腎臟)을 침범해 신장의 양기가 부족해진 때문으로 본다. 신장은 신주출(腎主出)이라 하여 소변뿐 아니라 대변 배출과도 밀접한 장기. 또 신주납기(腎主納氣)라 하여 곡기(穀氣)를 비롯한 영양물질을 신체 하부로 전달하고, 하지에 양기를 보내는 중대한 역할을 한다.

이런 신장에 사기가 침범하면 마치 물이 스펀지에 스며들듯 하체에서 시작해 상체까지 빠르게 진행한다. 처음엔 하지에 다소 힘이 떨어지는 것을 느낄 뿐이지만 이를 방치하면 이내 몸이 무거워지고 어지럼증을 느끼거나 머리까지 둔중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드물게는 국소적이거나 전신적인 부종이 함께 오기도 한다.



하지 무력증의 한방치료는 그 증상이 어떤 특징적 양상을 나타내는지 먼저 파악한 이후 질환의 원인과 기전을 추론하여 치료 방법 및 치료 부위를 선택하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참고로 한방에서 보는 마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①간풍내동(肝風內動·간장에서 풍의 원인과 증상이 일어난 경우)으로 급격히 마비가 온 경우 ②땅의 습한 기운이 뼈를 침범해 저리고 아픈 증상으로 마비가 진행되는 경우 ③신장의 양기가 떨어져 하지부터 무력해지면서 마비가 시작되는 경우 ④위장의 양기가 떨어져 사지의 무력감과 함께 떨리는 증상이 생기는 경우 ⑤근육에 열이 차 근육이 건조해지면서 마르게 되는 경우 ⑥양기가 근육-피부까지 도달하지 못해 피부와 근육이 위축되는 경우 등 체내 기운의 변화상태에 따라 증상의 양상이 천차만별이다. 하지 무력증의 경우는 이중 ③에 해당한다.

따라서 체질적 요소와 증후의 특징, 심리적 측면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하지 무력증의 원인을 규명하고 그 원인에 따라 한약, 침, 뜸 등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한달 가량의 치료로도 회복될 수 있지만 대소변 배출에까지 이상이 왔을 경우엔 최소한 6개월 이상의 장기치료를 요한다.

중요한 것은 하지 무력증을 간과하고 방치하다가 병이 더 깊어지면 그만큼 치료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몸의 작은 이상이라도 세심하게 체크하는 습관은 건강을 유지하는 가장 소중한 명약이다.



주간동아 2000.11.23 260호 (p8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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