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55

2000.10.19

‘휴식의 즐거움’ 만끽하는 고급 휴양지

  • 입력2005-06-28 11: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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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식의 즐거움’ 만끽하는 고급 휴양지
    허니문투어처럼 유행을 타는 여행도 없다. 신혼여행지의 고전인 제주도, 해외신혼여행의 붐을 일으킨 하와이도 10년 전 이야기. 괌 사이판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태국(방콕 파타야 푸케트 차암) 몰디브 등 젊은 부부들은 끊임없이 추억을 만들 새로운 곳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각광받는 곳은 단연 필리핀이다. 여행업계는 올해 해외로 떠나는 신혼부부 중 40%가 필리핀을 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이곳 여행코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주말 신혼여행 외에 주중 가족여행과 골프여행도 늘고 있어 다양한 가격대의 패키지상품을 고를 수 있다.

    특히 10월1일부터 서울-세부 직항노선(필리핀 항공)이 열려 세부(Cebu·현지인들은 ‘시부’로 발음한다)를 찾는 한국인의 발걸음이 더욱 잦아졌다. 필리핀 제2의 도시 세부. 규모로는 마닐라, 다바오에 이어 세번째지만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로 과거에는 마닐라에서 1박을 한 뒤 필리핀 국내선을 갈아타고 들어가야 했다.

    세부섬(두 개의 다리로 연결된 막탄섬과 쾌속정으로 1시간 반 코스에 있는 보홀섬을 포함한다)은 휴양지로서의 장점을 두루 갖춘 곳이다. 우선 가깝다. 서울 김포공항에서 세부-막탄 공항까지 넉넉 잡아 4시간 코스. 또 공항에서 해변을 낀 막탄섬 리조트까지 차로 15~20분이면 족하다.

    계절이 없는 열대 휴양지에 온갖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고급 리조트가 즐비하고, 식성이 까다로운 사람조차 감탄케 하는 음식들이 준비돼 있다. 이곳 음식 맛은 이미 미국 일본 홍콩 대만 관광객들에 맞춰 국제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동남아음식의 강한 향신료를 꺼리는 사람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필리핀 사람들과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도 이곳 여행을 안락하게 만든다.



    그러나 화려한 볼거리와 쇼핑을 선호하는 한국인들에게 세부 도심 관광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 그냥 누구에게나 활짝 웃어주고 노래를 잘하는 필리핀 사람들과 만날 기회라고 생각하면 된다. 때로는 3박4일, 4박5일의 여행이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필리핀여행의 진수는 잘 먹고 잘 놀고 잘 쉬는 데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조트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리조트만으로 보면 세부 본섬보다 막탄섬이 더 유명하다. 드넓은 해변을 원한다면 보홀섬에서 1박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신혼부부들이 선호하는 ‘샹그릴라’(Shangri-La)리조트와 ‘플랜테이션 베이’(Plantation Bay)가 막탄섬의 최고급 리조트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93년 문을 연 샹그릴라는 547개의 객실을 갖춘 대형 리조트로 건물 자체는 도심형 호텔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2개의 대형 풀과 호텔 투숙객에게만 개방되는 350m 산호가루 해변, 선탠을 즐길 수 있는 드넓은 잔디, 6홀 미니골프코스, 스노클링 비치발리볼 카약 카누 윈드서핑 등 무료로 제공되는 무동력 해양스포츠, 역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헬스클럽과 사우나실, 수영복 차림으로 식사를 하는 야외 바와 클럽, 어린이 놀이방 등이 갖춰진 완벽한 리조트다. 특히 한국관광객을 겨냥해 만든 골드패키지(1일 3식)와 실버패키지(1일 2식)는 카드 하나만 갖고 다니면 먹고 노는 일이 해결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휴식의 즐거움’ 만끽하는 고급 휴양지
    좀더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필리핀 특유의 벙커선을 타고 인근 섬으로 나가 스노클링을 즐긴다. 바닷속 물고기도 보고 기후에 따라 일곱 가지 색으로 변한다는 필리핀 바다를 감상한다. 아일랜드 호핑이라고 하는 이 섬 투어는 추가비용이 들지만 놓치면 후회할 만큼 인기있는 관광코스다.

    빌라형의 플랜테이션 베이는 보다 이국적인 정취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다. 제공되는 서비스는 샹그릴라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객실마다 딸린 발코니를 나서면 곧장 8개의 해수 풀로 이어지는 경치가 일품이다. 빌라가 워낙 넓게 펼쳐져 있어 이동시 카트를 이용하는데 전화로 서비스를 요청하면 언제든지 카트가 빌라 앞에 대기한다. 호텔 내에 비치된 자전거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24시간 한국인 직원이 대기하고 있어 따로 가이드를 둘 필요가 없고 ‘노팁’ 제도여서 외국여행에 익숙지 않은 한국인들을 편안하게 하는 것도 장점이다.

    굳이 플랜테이션 베이의 단점을 꼽자면 해변이 취약하다는 것. 이곳은 모래가 쓸려나가는 지형이어서 해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다. 그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플랜테이션 베이는 바닷물을 끌어들여 거대한 해수 풀과 인공모래로 된 모래섬, 해안을 만들어놓았다. 226개의 룸이 거의 차 있다는 데도 호텔 직원 외에 투숙객과 마주칠 일이 거의 없을 만큼 한적하기 때문에 휴식처로는 안성맞춤이다.

    그 밖에 한국인 관광객이 투숙하는 막탄섬의 리조트로 탐불리와 마리바고 블루워터 등이 있으나 고급스러움으로는 샹그릴라와 플랜테이션 베이에 미치지 못한다. 보다 저렴한 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찾는 호텔이다.

    4박5일 내내 한 장소에 머무는 것이 단조롭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위해 막탄 리조트에서 2박, 보홀 리조트에서 2박으로 나누어 숙박하는 여행상품도 있다. 보홀은 필리핀에서 열번째로 큰 섬이며 제2의 보라카이라 불릴 정도로 해안이 발달돼 있다. 최고의 볼거리는 초콜릿 힐. 100여개의 원추형 언덕이 건기(4~6월)만 되면 초콜릿 색깔로 변해 장관을 이룬다. 숙박시설로 보홀 트로픽스 리조트, 보홀 비치 클럽, 팡글라오 아일랜드 네이처 리조트 등 규모는 작지만 깔끔하고 특색 있게 꾸며진 리조트가 있다. 때론 적막하다고 느낄 만큼 조용한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보홀에서 새앙쥐만한 안경원숭이를 구경한 뒤, 로복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선상에서 식사를 하는 코스가 있다. 1시간 동안 쉬지 않고 연주하는 3인조 밴드의 노래를 들으며 느긋하게 식사를 하는 즐거움도 놓치기 아깝다.

    이렇게 세부섬 일대를 오가다 보면 5일이 짧게 느껴진다. 세부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 물에 들어가는 연습을 해두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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