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36

2000.06.01

키 늘리는 ‘전침’ 단신들이 ‘군침’

성장점 혈에 침 놓고 전기 자극…인체내 성장호르몬 분비 촉진

  • 입력2005-12-05 11: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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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 늘리는 ‘전침’ 단신들이 ‘군침’
    최근 어느 방송에서 탤런트 이의정씨의 눈물겨운 키 크기 도전기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시리즈로 방송하고 있다. 그 프로그램을 통해 아무리 성공한 탤런트라 해도 키 작은 콤플렉스가 얼마나 심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어떤 어머니는 아이 키가 작아서 고민이라며 매일 철봉에 매달리게 한다고 한다. 이처럼 유전적으로 대물림되는 작은 키는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에게도 큰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키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정말 가능할까. 성장치료를 담당하는 전문의들은 유전적 요인 못지 않게 영양이나 생활습관, 운동 등도 키를 크게 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하면서, 어느 정도까지는 인위적인 방법도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키가 유난히 작은 어린이들에겐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는 방법이 있다. 깊이 잠들었을 때, 영양이 좋을 때, 잘 뛰어 놀 때 분비가 촉진되는 성장호르몬은 체중에 따라 일정량을 1주일에 5~7회 취침 전에 주사하는 게 일반적이다. 현재 거의 모든 대학병원에서 성장호르몬 치료를 하고 있다.

    또 뼈를 부러뜨려서 다시 붙이는 일리자로프 수술을 행하기도 한다. 이는 원래 기형적인 골격이나 크게 다쳤을 때 이용하는 방법으로 수술시 극심한 고통이 동반되며, 부작용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한의학에서는 부작용이 거의 없는 자연성장요법을 쓴다. 성장점 혈 자리에 침을 놓고 그 위에 일정한 전기 자극을 주는 전침은 인체 내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킨다. 즉, 성장호르몬을 투입하는 게 아니라 몸이 스스로 호르몬을 분비하도록 자극하는 것이다.



    척추가 옆으로 휘었거나 앞뒤로 밀려 척추에 이상이 생긴 사람은 추나요법 등으로 뼈를 교정해주면 키가 커지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성장의 흐름도 원활하게 된다. 또 뼈의 성장선인 골단 연골을 자극해 성장을 촉진시키는 스트레칭과 같은 성장운동법도 실시해 볼 만하다.

    먹어서 키를 쑥쑥 크게 할 방법은 없을까.

    꼭 집어서 키를 자라게 하는 약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약재는 잔병을 없애주어 장기적으로 키가 크도록 도와준다. 예컨대 성장을 위해서는 우선 골밀도가 충분해야 하는데, 뼈는 신장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신장기능을 강화시켜주는 구기자나 파고지를 계속 복용해주면 성장하는데 좋은 기틀을 만들어 준다. 또 뼈와 근육을 튼튼히 해주는 약재로 녹용 녹각 오가피 우슬 하수오 등이 있다. 이런 약재를 포함한 대표적 처방으로 성장단이 있는데 개인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20세 정도까지는 상당히 유효하고, 20세 이후에도 1~2cm의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또 나이에 맞는 정상적인 성장이 이루어지려면 장기가 건강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내분비면역계통이 튼튼해야 한다. 이쪽이 약한 아이는 영지 인삼 오자(구기자 토사자 오미자 복분자 차전자) 등을 차로 만들어 마시면 좋다. 한방차는 한약재를 보릿물 끓이듯이 쉽게 끓여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데, 10~20g의 약재를 물에 끓여낸 뒤 하루에 3회 이상 수시로 마신다.

    그러나 또래보다 키가 작다고 모두 성장부진은 아니다. 성장부진을 평가하는 방법은 보통 1년 동안의 성장속도(growth velocity)를 기준으로 한다. 성장 속도는 성별과 나이에 따라 다르지만 2세∼사춘기 전에는 1년에 적어도 5, 6cm 이상 자라야 된다. 그래서 보통 1년에 4cm 미만의 성장속도로 자라는 어린이라면 성장지연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 경우 성장부진의 원인이 무엇인지 전문가와 상담해서 건강한 성장을 도와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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