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36

2000.06.01

IMT-2000 사업자 빨리 결정하라

  • 입력2005-12-05 10: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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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T-2000 사업자 빨리 결정하라
    차세대 영상이동전화(IMT-2000)를 말할 때면 흔히 ‘꿈의 이동통신’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갖가지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이 서비스가 전세계 어디에서나 생생한 영상과 음성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인류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통신수단이기 때문이다.

    현행 휴대폰은 지역-국가별로 규격이 달라 다른 지역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IMT-2000용 단말기는 지난해 일본 유럽 북미 방식 모두가 표준으로 인정됨에 따라 향후 사업이 개시될 경우 사용자들은 세계 어디에서든 자신의 단말기로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98년 12월14일 유럽연합(EU)이 ‘3세대 이동통신 시스템’(UMTS) 도입과 관련, EU회원국에 오는 2002년 1월1일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을 시작하도록 권고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방식 및 기술 표준에 대한 교섭이 발빠르게 진행돼 왔다.

    해외의 경우 지난 3월6일, 영국에서 IMT-2000 사업권을 놓고 세계 최초로 전세계 13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불꽃튀는 경매전쟁이 펼쳐졌다. 5개 업체가 선정될 때까지 8주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입찰 결과 무려 150회나 경매가 진행되면서 낙찰가격이 354억 달러(약 39조원)에 이르는 등 유럽을 중심으로 치열한 라이선스 획득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사업자들은 향후 수년간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 천문학적 액수의 투자를 감행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사업권 취득업체들이 참고할 만한 비즈니스 사례는 전무한 형편이다. 그럼에도 각 업체들이 IMT-2000 사업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IMT-2000 사업이 토털 비즈니스를 실현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황금알’을 지녔다는 인식에 근거하고 있다. 하나의 패키지로 모든 통신상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21세기 국내 정보통신산업뿐만 아니라 재계 판도까지 바꿀 것으로 예상되는 IMT-2000 사업과 관련, 국내 사업자 선정 기준과 표준 방식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오는 6월말 사업자 수와 선정방식을 결정하고 9월 주파수 대역 공고 및 사업허가 신청서를 접수, 12월에 최종 사업자 선정과 더불어 주파수 할당이라는 IMT-2000 추진 일정을 확정했다. 정통부는 이같은 과정을 거쳐 오는 2002년 월드컵 기간 중 국내에서 IMT-2000 상용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통부가 최근 사업자 선정방식의 하나로 ‘주파수 경매제’ 도입을 거론하면서 순탄하던 IMT-2000 선정 작업에 거센 파랑이 일 것을 예고하고 있다. 경매제는 사업자의 사업계획 실현성 등을 평가하는 비교심사제(일명 ‘미인선발대회’ 방식)와는 달리 선정과정이 투명하고 정부재정 자금 마련 등에 유리하다는 이점으로 인해 영국을 비롯한 미국 독일 네덜란드 호주 등지에서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반면, 전적으로 높은 입찰가를 제시한 업체에 사업권이 배정되기 때문에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만 통신시장에 진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또한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소지가 높고 국내 통신시장을 외국 사업자에 내줄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서비스 도입 초반부터 가입자 확보를 위한 사업자간의 경쟁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서비스 제공 비용이 하락하고 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경우 현행 휴대폰 시장을 급속하게 대체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통신산업 및 관련 산업, 국민 경제와 생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국내 IMT-2000 사업자를 하루빨리 선정해 해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콘텐츠 개발과 관련해 정부가 업계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에 나서야 하고 단말기나 시스템 부품의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기업들의 육성도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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