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32

2000.05.04

따끔… 찔끔… ‘수도꼭지의 고통’

장시간 앉아 근무하는 벤처맨 등 주로 발병…소변·부부관계 이상 땐 “혹시나”

  • 입력2005-10-17 11:55: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따끔… 찔끔… ‘수도꼭지의 고통’
    컴퓨터 게임 관련 벤처회사에 다니는 K부장(33)은 요즘 들어 아랫배가 자주 불편하다.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회음부에 가끔씩 통증도 느껴진다. 게다가 부부관계에도 적신호가 생기기 시작했다. 발기가 돼도 오래 지속되지 않고 사정도 빨라졌다.

    최근 벤처기업인들 중에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이것이 전립선 이상증세다.

    원래 전립선염은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긴 운전기사들의 직업병처럼 알려졌는데 최근에는 벤처기업인들이 이 증세로 비뇨기과를 찾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컴퓨터 앞에 앉아 하루 종일 일하면 자연히 회음부가 압박돼 전립선의 혈액순환에 장애가 온다. 또 게임에 몰두해서 소변을 참는 경우도 있는데 이 또한 전립선염의 원인이 된다.

    전립선은 방광의 바로 밑에 위치한 남성의 부속 성생식기관 중 하나로 2.5cm의 길이에 15g 정도의 밤톨만한 크기다. 성생식 기능, 배뇨 기능에 관계되는 주요기관일 뿐 아니라, 전립선액은 병원균이나 독성물질이 요도와 연결된 사정관을 통해 성생식 기관으로 침입하지 못하게 차단하는 기능도 있다. 당연히 남성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기관인 셈이다.



    전립선 증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가장 흔한 것이 ‘소변증상’. 소변을 자주 보고 갑작스럽게 요의를 느껴 당황하기도 한다. 또 소변을 보고도 본 것 같지 않은 잔뇨감, 배뇨시 통증, 소변을 시작하기가 힘들고 소변줄기가 약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성기능 장애는 K부장의 예처럼 사정이 빨라지거나, 발기시 강도가 약해지고, 발기가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성적인 욕구 자체가 줄어들기도 한다. 또 사정을 해도 쾌감을 느끼지 못하거나 사정을 전후해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성행위를 두려워하게 된다. 간혹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정액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신경증상으로는 아랫배나 회음부에 뻐근한 느낌이 자주 오고, 허리가 아프고 쉽게 피로하며, 음경이나 요도가 가렵고 불편하다. 고환이나 음낭이 묵직하고 불편한 상태가 계속된다.

    하지만 전립선염 환자의 30~40%는 뚜렷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방치한다. 요도염을 앓은 적이 있거나 성 상대자가 여러 명인 경우, 콘돔 사용을 꺼리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주 성관계를 갖는 사람은 위와 비슷한 증상이 한두 가지라도 나타나면 한 번쯤 전립선염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전립선 질환은 일반소변검사, 요역학검사, 경직장초음파검사, 전립선액검사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서 치료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약물요법으로는 ‘퀴놀론’ 계열의 항생제를 사용한다. 이 약물은 기존 항생제보다 전립선 장벽을 잘 투과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지만, 상태에 따라 약물 투여기간이 달라지므로 사전검사를통해 이를 결정한다.

    약물요법이 듣지 않거나 재발성인 경우, 사전 검사에서 석회화나 낭종과 같이 치료에 악영향을 끼치는 소견이 보이는 경우 아로마 적외선치료, 극초단파치료, 저주파전류치료, 튜나치료 등을 병행해 전립선염을 치료한다.

    이러한 특수치료는 전립선과 주변 부위를 활성화시켜 혈류량을 증가시켜주고 면역기능을 향상시키며 염증으로 저하된 세포들의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또 튜나치료는 전립선내에 분포된 말단신경수용체를 차단하여 염증으로 인한 전립선의 통증을 줄이고 자극을 감소시켜 배뇨활동을 쉽게 해준다. 저주파 전류치료는 치료시 발생되는 음이온이 체질을 개선하고, 독성물질과 염증 분비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준다.

    일단 전립선염과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면 전문병원의 검사를 받고 체계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