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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합병 무엇을 노리나

제약업계 합병 무엇을 노리나

제약업계 합병 무엇을 노리나
세계 최대의 생활용품 업체인 프록터스 앤 갬블이 지난 1월24일 제약산업 진출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프록터스 앤 갬블은 파이저의 적대적 인수를 피하기 위해 백기사 (white knight)를 구하는 워너램버트 및 워너램버트와 밀접한 관계인 아메리칸홈프로덕츠를 인수해 단숨에 제약업계를 평정하려는 야심을 갖 고 있었다. 그러나 프록터스 앤 갬블은 3자합병에 대한 회의적 평가로 주가가 4일 연속 하락하자 이러한 야심찬 계 획을 접어야 했다. 이로 인해 미국 최대의 제약업체인 파이저의 적대적 인수를 저지하려는 워너 램버트 는 아메리칸홈프로덕츠와 합병을 다시 추진하거나 또다른 백기사를 구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사실 제약업계의 합병 열기는 정보통신 등 다른 산업 분야보다 이른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95년 글락소와 웰컴이 글락소웰컴을 만들어 제약업계 최대 업체로 올라서자, 96년 시바게이지와 산도스가 합 병을 통해 노바티스를 세우면서 글락소웰컴을 2위로 밀어냈다. 그러나 노바티스도 99년 독일의 펙스트 와 프랑스의 롱프랑이 합쳐 만든 아벤티스 에 밀리더니만, 영국 제네카와 스웨덴 아스트라의 합병사인 제네카아스트라에도 밀려 3위로 떨어졌다. 그러던 것이 새 천년 벽두 영국 글락소웰컴이 미국 스미스클 라인비첨을 인수-합병하면서 다시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그야말로 자고 나면 합병으로 인해 업계 의 순위가 바뀌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제약업계를 이렇듯 치열한 몸집 불리기 경쟁으로 내몰고 있는가. 무엇보다 제약산업은 업계를 장악하는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인데다 돈이 많이 들어가는 사 업이기 때문이다. 거대 기업들은 신약 개발에 평균 5억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더욱이 향후 개발 예정인 제품은 알츠하이머나 당뇨 등 치료가 어려운 복합질병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데다, 연구의 중심이 인간유전자 연구 등으로 전환되고 있어 과거에 비해 신약의 숫자는 줄어드는 반면 개발비와 연구기간은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있다.

신약개발비 못지 않게 마케팅비용도 급증하고 있다. 워너램버트는 97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신약을 37억달러나 들여 개발했지만 판매가 시원치 않자 98년 매달 의사 8 만1000명을 방문하고 5만7000통의 전화상담 등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콜레스테롤제제 시장을 장악했다. 이렇듯 기술력과 함께 마케팅 능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세계 40대 제약업체의 마케팅 인력이 95년의 3만6000명에서 6만2000명까지 불어났다.

결국 제약업계의 현실은 합병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지만 합병 및 제휴를 통해 기술과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기업만이 강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우리나라도 제약산업을 연구개발형 생명과학 산업으로 키워 선진 제약국으로 부상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미 국산 신약이 개발됐고 가까운 장래에 50여개의 신약을 내놓을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다. 한국제약협회는 이를 통해 세계 의약품 시장점유율을 현재의 1.5%에서 2010년에는 5%까지 늘일 계획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의약정보센터를 비롯 한 연구지원기관의 설립 및 자금 지원은 물론 의약산업의 정보통신망과 물류센터 건립 등 제약업계의 유통 및 물류혁신에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해외 업체들의 국내 진출 확대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 최근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이 일본 제휴업체에 대한 사실상의 적대적 M·A를 선언하는 등 미국과 유럽업체들 이 일본 시장에 대한 본격 공세를 가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물론 해외 업체들이 신약 개발 능력이 떨어지는 국내 기업들에 대해 당장 인수를 시도하지는 않겠지만 이에 대한 대비만큼은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주간동아 2000.02.10 221호 (p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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