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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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비 9억원… 지도자들의 사교장

올해로 30주년… “폐쇄적 운영” 비난 의식 생중계 등 벽허물기 나서

  • 입력2006-07-12 11: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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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가비 9억원… 지도자들의 사교장
    지난 1월27일부터 2월1일까지 눈덮인 스위스의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이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딱 두 가지다. G7회담 등 각종 정상회담이 열리는 시기를 피해 매년 초에 가장 먼저 열린다는 점과 세계 각국의 정상급 정치 경제 지도자들이 함께 모인다는 점. 이 두 가지를 빼고 나면 양국간 정상회담처럼 민감한 현안을 논의하지도 않고, 다자간 무역협상처럼 경제 규범을 제정하지도 않는 다보스 포럼이 전세계 언론의 관심을 끌어모을 만한 이유는 별로 없어 보인다.

    그런데도 올해로 30회째를 맞는 다보스 포럼의 인기는 해가 갈수록 높아만 가는 것 같다. 주최측이 ‘정상회담 중의 정상회담’이라며 이 포럼을 치켜세우는 것도 흥행 실적을 높이기 위한 선전용 문구만은 아닌 것 같다. 게다가 올해에는 얼마 전 타임워너를 실질적으로 인수하면서 타임지 커버를 장식했던 스티븐 케이스 아메리카온라인 회장이나 팀 구글 야후 회장 같은 디지털 혁명의 주역들이 다보스로 몰려들면서 인터넷이 이 포럼의 새로운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 출신의 경영학 교수인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30년 전 유럽의 경영자들을 스위스의 이 촌동네에 불러모았을 때 이 모임의 주요한 목적은 국제화 시대에 유럽이 어떻게 하면 미국의 신경영이론을 받아들일 것인지의 문제로 요약됐다. 그러나 30년 동안 계속된 정치 경제 지도자들의 대화와 토론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여전히 미국과 유럽은 세계화 논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이 경제포럼을 통해 많은 세계인들이 확인한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정치와 경제의 조화를 통해서만 인류가 발전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클라우스 슈밥은 정치와 경제 지도자들의 동반자 관계를 특별히 중요시한다. 정치 분야와 산업 분야의 공동 노력을 통해서만 인류가 직면하는 거대한 도전에 대처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경제 발전이나 사회 진보에 있어서 ‘기업가 정신’을 무엇보다 강조한다. 바로 이러한 점이 다른 정상회담이나 수많은 민간재단들과 다른 점이라고도 강조한다. 또 이러한 기업가 정신은 사회적 책임의 범위 안에서 행사돼야 한다고 단서를 붙여놓고 있다. 그러나 일부 비판론자들은 이를 두고 결국 ‘정치와 경제와 사회를 모두 조화시켜 놓은 이상향을 건설하겠다는 말 아니냐’며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내세우는 이념은 거창하지만 경제적으로 아쉬울 것 없는 엘리트들이 1년에 한번씩 모여 1인당 8000달러나 되는 참가비를 내고 며칠동안 고담준론이나 주고받다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거림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올해 다보스 포럼이야말로 매우 중요한 전환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포럼을 지나치게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것 아니냐는 그동안의 비난을 의식한 듯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 상황을 중계하는 등 주최측 스스로 벽 허물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슈밥 회장은 모든 사람들의 평등한 참여가 보장되는 네트워크 사회를 건설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포럼도 이러한 네트워크 사회에 걸맞게 개방적으로 운용하겠다는 것이다.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의 표현을 빌리자면 다보스에 모인 정재계 엘리트들은 ‘우리보다 돈은 더 많을지언정 악하지는 않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의 지적처럼 오히려 세계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비난을 듣는 다보스 포럼이 올해의 모토로 내세운 ‘새로운 출발’처럼 진정으로 새롭게 출발할지는 좀더 관찰해볼 일이다. 특히 지난해 시애틀에서 ‘NGO의 힘’을 보여줬던 시민 독립군들이 눈을 부릅뜨고 이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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