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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증시

“넘치는 주식물량, 걱정마라”

1분기 지나면 다소 완화… ‘빈익빈 부익부’ 차별장세 될 듯

“넘치는 주식물량, 걱정마라”

“넘치는 주식물량, 걱정마라”
연초 증시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미국 나스닥의 주가하락을 계기로 큰 폭의 하락을 보인 증시는 외국인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는 가운데 약세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요소로는 국내외 경제상황, 산업별 동향, 환율, 물가와 이자율(통화정책) 등의 거시적 요소와 기업실적 및 증시수급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요소를 중심으로 증시수급 측면에서 현 조정장세를 점검해 보자.

주가가 상승하지 못하는 원인은?

99년은 지수 1000포인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한해였다. 99년 중에 1000포인트를 넘어선 기간은 네 차례였으나 곧바로 하락하는 과정을 밟았다. 98년 이전에도 1000포인트는 넘기 힘든 지수대였다. 과거 한국증시가 1000포인트를 넘어선 기간은 89, 94, 95년도의 세 차례였으며 거래일수 기준으로 116일에 불과했다.

과거 1000포인트 돌파에 실패한 원인을 살펴보자. 89년의 경우는 경기의 하향반전 속에 엄청난 물량공급 때문에 주식시장이 대세하락으로 돌아섰다. 94년에는 엔고에 힘입은 소수의 업종만이 호황을 누린 것이 한계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95년에는 막연하게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 속에 이루어진 반등장세였다.



그러면 99년과 올해는 어떠한가. 거시경제지표는 아래 도표에서 보듯이 한국증시가 최고지수를 기록했던 94년과 비교할 때 오히려 증시에 호의적이다. 또한 상장기업의 99년도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00년도 경기 및 기업수익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주가에 영향을 주는 경기 환율 물가와 이자율(통화정책) 등의 거시적 요소와 기업실적만을 본다면 현재 증시는 1000포인트를 훨씬 넘어서야 할 것이다.

그러면 어떠한 원인 때문에 1000포인트대의 저항선을 돌파하지 못하고 지리한 조정장세를 연출하고 있는 것일까. 그 원인을 주가에 영향을 주는 또다른 요인인 증시수급 측면에서 살펴보자.

한국 증시가 최고치(1138.75P)를 기록했던 94년 11월의 고객예탁금 규모는 3조7000억원이었다. 고객예탁금은 99년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 9월29일 12조4000억원 이상의 규모를 기록했고 증시가 조정양상을 보이는 1월25일 현재에도 9조50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99년에 접어들어 큰 증가를 보인 것은 고객예탁금뿐만이 아니었다. 주식형 수익증권 규모는 고객예탁금 증가보다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94년 10조원 규모에서 99년 최고 60조원대로 증가한 것. 이러한 간접투자금액의 증가로 투신사는 99년도에 12조90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주식매수는 더욱 두드러진다. 99년 한해 동안 외국인들은 장내에서 1조50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고, 국내 기업의 해외DR발행분 65억달러를 매입해서 한국주식에 대한 순매수 규모는 9조원에 이른다. 따라서 수요 측면에서만 본다면 주가지수는 2000포인트 이상도 가능하다.

99년에는 유상증자 33조4000억원과 기업공개 1조9000억원의 주식공급이 있었다. 여기에 해외DR발행분 63억달러까지 합하면 증시공급물량은 41조원 이상이 된다. 코스닥시장에도 엄청난 주식공급이 있었다. 신규 상장된 105개 기업의 기업공개물량이 2조1000억원에 이르고 유상증자도 2조4000억원 이상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99년도에 폭발적으로 증가된 주식수요의 절반 이상이 과도한 공급물량으로 인해 잠식됐고, 이에 따라서 94년도의 주가 수준에 못미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90년대 초반 장기간에 걸친 증시침체의 직접적인 원인은 89년도에 이루어졌던 과도한 물량공급 때문이었다. 89년도와 지난해를 비교해 보자.

지난 10년 동안 크게 성장한 경제규모를 감안하더라도 99년에 이루어진 유상증자의 경우 89년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크게 증가했다. 89년에는 3조6000억원의 유상증자가 이루어졌으며, 이는 전체 상장기업 자본금의 17%였다. 99년도에 이루어진 유상증자 규모는 33조4000억원으로 전체 상장기업자본금의 42%에 달한다.

폭발적인 유무상증자와 더불어 금융주와 워크아웃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감자도 주가지수 상승에 악영향을 미쳤다. 형식적 감자의 경우 대주주 지분의 무상소각이 없다면 해당기업의 시가총액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99년에는 형식적 감자가 이루어졌던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함으로써 전체 시가총액 규모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시가총액의 감소는 지수상승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89년에 100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주식연계증권(CB, BW, DR)의 공급이 99년에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CB 및 BW의 주식전환 규모가 2조3000억원이었으며 해외 DR발행 규모는 63억달러였다. 주식연계증권의 과다한 발행은 해당기업의 수급을 악화시켜 주가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특히 해외에서 주식연계증권이 발행될 경우 이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일반투자자들은 주가급락으로 피해를 보게 된다. 해외에서 국내가격보다 할인해 발행을 하면 외국인투자자들은 국내 보유주식을 팔고 해외에서 DR 등을 매입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99년 중에 이루어진 과도한 주식공급은 경제여건의 호전과 기업수익의 증대 및 주식수요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조정국면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주요 이유가 됐다.

주식의 공급 및 수요를 미리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이는 기업들의 증시를 통한 직접자금조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많을 뿐 아니라 수요도 증시상황, 경제상황에 따라 가변적이기 때문이다. 먼저 거래소 시장의 증시수급을 점검해보자.

올해 유상증자 물량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부분의 상장기업들이 99년 말을 고비로 부채비율 200%를 맞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0년 유상증자물량은 과거 평균수준인 시가총액대비 5%대나 그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유상증자물량은 10조원 내외일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전환사채와 주식배당 등으로 인한 공급물량이 2조원, 수익증권환매에 따른 주식매도액이 2조원으로 예상된다. 그 외에 공기업민영화에 따른 공급물량 등을 고려할 경우 총공급물량은 16조원 내외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42조원 규모에서 대폭 감소된 규모다. 물론 공급물량 전체가 실제 주식매도액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주식매도액은 9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의 예측치 중 가변적인 중요한 변수가 하나 있다. 수익증권환매 규모가 그것이다.

99년에 주식형 수익증권은 35조 정도가 유입됐다. 주가상승이 지속되면 환매액은 얼마 되지 않겠지만 주가가 추세적으로 하락할 경우 환매액이 커져 주가하락의 요인이 될 수 있다. 89년 4월 주가가 최고치였을 때 주식형 수익증권 잔액은 9조1000억원이었으며 주가조정기에도 1조6000억원이 추가로 유입됐다. 그러나 주가가 1차 지지선이었던 830포인트를 밑돌면서부터 본격적인 환매가 이루어져 5개월만에 2조3000억원의 유출이 있었다. 94년에는 주가정점과 주식형 수익증권 잔액의 고점이 일치했다.

올해 역시 주식형 수익증권 잔액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보일 경우 주식형 수익증권의 이탈 현상이 급속히 나타나 99년말 잔고 56조원의 15% 수준인 8조원까지도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환매로 인한 순수주식매도액은 4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수요측면은 어떠한가. 현재 꾸준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은 올해 2, 3조원 가량의 순매수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뮤추얼펀드로 4조원 가량의 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며, 이 외에 일반매수 등을 고려할 때 총수요액은 9~11조 안팍으로 예상된다. 이중 순수 주식매입액은 9조원 가량으로 전망해 볼 수 있다.

결국 올해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증시수급 측면에서의 이점은 작년에 비해 훨씬 적을 것으로 전망되며 유동성장세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올해의 장세 역시 차별적인 상승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제한적인 수급상황에서는 전체적인 주가상승이 어렵기 때문이다.

99년 코스닥시장에서의 주식공급 규모는 4조5000억원에 달한다. 105건의 기업공개 중 88개가 하반기에 집중됐으며 특히 12월 한 달 동안에만 58개 업체가 신규등록, 12월 중 모집규모만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현재 코스닥시장의 조정은 미국 정보통신관련주의 조정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으나 보다 직접적인 원인은 위에서 살펴본 대로 지난해 연말의 공급물량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는 2, 3월에 270여개의 기업이 상장될 예정이다. 4월부터 코스닥 등록요건이 강화됨에 따라 등록 희망업체들이 일정을 앞당겼기 때문이다.

제한된 주식수요 하에서의 신규등록업체의 증가는 유동성장세에서 실적장세로, 주가의 전반적인 상승에서 차별화로의 진행을 의미한다. 지난해 코스닥시장과 같은 유동성 장세에서는 기업 및 산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 없이도 주가상승의 수혜를 공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종목의 가치평가작업과 차별화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투자할 수 있는 주식 수가 그만큼 늘었기 때문이다.

장세를 수급측면에서 본다면 현재 외국인을 제외하고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는 시점에서 지난해 과도하게 증가된 공급물량이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이는 거래소 시장뿐 아니라 코스닥시장도 마찬가지다.

증권시장이 대세상승 국면에 있을 경우에는 과도하게 주식공급이 이루어 지더라도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증시환경은 미국주식시장의 조정, 대우채환매 및 금융권의 2차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안 및 주도주의 부재라는 악재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이루어진 과도한 주식공급이 증시 상승을 가로막는 악재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수급상의 악재는 1·4분기를 거치면서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큰 시기에는 기관투자가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주식매도에 나서게 된다. 지금이 바로 그러한 시기이다. 현재의 금융시장 불안감을 야기시킨 대우채 환매, 일부 투신사의 부실문제 및 대우채 환매 이후 긴축정책 도입에 대한 우려감이 1·4분기를 지나면서 가닥을 잡아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채 환매에 따라서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의 충격이 예상되기는 하나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면 기관투자가의 자금운용과 증권시장에 있어서의 투자심리가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증권시장은 과매도 상태에서 벗어나 수급의 안정과 주가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도 맞춤시대” 대우증권 신상품개발

대우증권이 ‘21세기 맞춤투자 시대’에 대비한 랩어카운트형 신종 금융상품 ‘스펙트럼’을 업계 최초로 내놓았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업계에도 자산종합관리형 상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랩어카운트(자산종합관리계좌)란 고객의 투자 목적과 투자 성향에 맞게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을 대상으로 자산 배분을 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반화돼 있으나 주식 일임매매가 금지돼 있는 우리의 경우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대우증권이 이번에 개발한 스펙트럼은 미리 설정된 투자목표와 투자전략을 참고로 고객이 가입 여부만을 결정하는 일반 펀드와 달리 고객의 개별적인 투자성향 등을 참고해 자산을 관리해준다는 의미에서 랩어카운트에 가까운 선진적인 금융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스펙트럼은 파생상품에는 투자하지 않고 주식형 및 채권형 펀드 등에만 투자한다는 점에서 랩어카운트와는 다르다.

그러나 대우증권이 이번에 내놓은 스펙트럼은 고객 개개인의 실정에 맞는 ‘맞춤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국내 최초의 랩어카운트형 상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스펙트럼은 고객이 영업 직원과의 상담을 통해 투자 설문서를 작성하면 자산배분 모형인 프리즘을 통해 투자 대상 펀드에 대한 투자 비율을 결정해 주는 구조로 돼 있다.

프리즘이란 대우증권이 지난해 과거 10년간의 데이터를 사용해 한국 금융 환경에 맞도록 개발한 자산 배분 모형. 10년간의 시장 데이터를 활용해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프리즘에 따른 성과는 평균적인 종합 주가지수 상승률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 금액은 개인 5000만원 이상, 법인 5억원 이상이고, 투자 기간은 1년 이상이다. 포트폴리오는 3개월 단위로 재조정되며 펀드 운용은 교보투자신탁운용이 맡는다.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주간동아 2000.02.10 221호 (p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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