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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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이승연 “연기만 할래요”

  • 김재범/ 스포츠 투데이 기자

    입력2007-03-09 13: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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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감이요? 할 말이 뭐 있나요.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섰으니 조용히 연기만 할래요.”지금 한창 촬영 중인 KBS 새 주말극 ‘사랑하세요?’의 촬영장에서 만난 그녀는 의외로 담담했다. 16개월간 연기를 쉬었다면 느낌이 남다를 만도 하건만 별다른 말이 없었다. 어쩌면 그것은 그녀의 복귀에 대해 지금도 쏟아지고 있는 일부의 탐탁지 않은 시선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탤런트 이승연(30). 전직 스튜어디스, 미스 코리아, 토크쇼 진행자. 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재주와 이미지를 파는 사람이 연예인이라고 말한다면 그녀는 판매 품목이 참 다양한 사람이다. 화려한 미모와 그에 못지 않은 화술, 타고난 순발력과 재치, 듣는 이가 불안할 정도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털어놓는 시원한 성격. 팔방미인의 다양한 재주가 없으면 견디기 힘든 연예계에서 그녀는 드물게 꾸준한 인기를 누려왔다.

    하지만 올해 그녀는 연예생활에서 큰 위기를 겪었다. 지난해 10월 운전면허를 불법 취득한 죄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8월에 1년간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후 그녀에게는 그동안 누렸던 인기만큼이나 혹독한 질책과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여론의 새로운 주도세력으로 떠오른 컴퓨터 통신에서는 그녀에 대한 성토가 연일 빗발쳤다. 지난 8월 그녀가 KBS 미니시리즈 ‘초대’로 드라마에 복귀하려고 할 때 ‘집행유예기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활동을 재개하는 것은 공인의 자세가 아니다’며 반대 여론을 일으킨 것도 네티즌들이었다. 결국 거센 반대에 밀려 그녀의 드라마 출연은 무산됐다.

    “조급했죠. 연기를 다시 할 수 있다는 것에만 신경썼지, 내 행동을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 하는 점은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우여곡절 끝에 지난 10월17일 집행유예기간이 끝났고, 그녀는 다시 KBS 드라마를 통해 대중 앞에 나선다. 11월20일 방송을 시작하는 KBS2`-`TV의 주말극 ‘사랑하세요?’는 그녀의 공백 후 첫 작품이고 연인으로 알려진 김민종과 함께 출연하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이래저래 많은 부담과 시선을 의식하면서 연기를 하는 것이 못내 어색한지 촬영장에서의 그녀는 예전보다 훨씬 신중한 모습이다. “한 두 해 연기한 것도 아닌데 아무리 사적으로 친하다고 해도 드라마에서는 연기자로만 생각해야죠. 특히 저희들의 사적인 관계가 지나치게 부각돼 드라마에 피해를 줄까봐 걱정입니다.” 연예인으로서 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한다는 것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한 차례 연기생명의 위기를 겪었던 이승연. 카메라 앞에서 오랜만에 다시 연기를 재개한 그녀의 모습은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의 그것처럼 한껏 조심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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