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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양극화 해소’ 이슈, 대권 향방 가른다

문재인의 김종인 영입, 김무성은 정운찬에 공들이기?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양극화 해소’ 이슈, 대권 향방 가른다

‘양극화 해소’ 이슈, 대권 향방 가른다

20대 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는 3당 대표들. 왼쪽부터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

1987년 5년 단임제 개헌 이후 치른 역대 대통령선거(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한 후보는 저마다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국민에게 선보였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보통사람의 시대’,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군정종식과 문민정부’, 김대중 전 대통령은 ‘수평적 정권교체’, 노무현 전 대통령은 ‘권위주의 타파’,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민성공시대’,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행복시대’ 등을 대표 슬로건으로 내세워 국민의 지지를 끌어모았다. 그렇다면 내년 대선에서는 어떤 슬로건이 국민적 공감을 끌어내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될까.

“다음 대선의 핵심 이슈는 세 가지가 될 것 같습니다. 첫째는 양극화 문제, 둘째는 국민통합, 셋째는 통일 문제예요. 이것은 지난번 선거 때도 이슈였죠. 양극화를 둘러싼 경제민주화 논쟁이 대선 기간 내내 있었고 국민통합도 그랬습니다. 양쪽 다 국민통합위원회를 구성하고 서로 상징성 있는 인물을 상대 진영에서 영입하려고 했고요.”(고성국과 지승호의 대담집 ‘중간층이 승부를 가른다’ 중에서/ 철수와영희)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의 예상처럼 많은 선거 전문가는 내년 대선에서 당락을 가를 핵심 이슈로 ‘양극화 문제’를 꼽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한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가장 큰 원인도 ‘경제 정책’(18%)이었다. 복지·서민 위한 정책 미흡(5%)과 보육·누리과정 예산 문제(2%), 세제개편안·증세(1%), 노동개혁·일자리 문제(1%)도 큰 틀에서는 경제문제로 볼 수 있다. 현재권력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미래권력을 선택하려는 국민의 심리가 내년 대선에 투영된다면 ‘경제정책’이 핵심 이슈로 등장할 것은 명약관화한 셈이다.



3당 대표 연설의 공통분모 ‘격차 해소’

“그동안 우리나라가 세계 자본주의의 변화를 시차를 두고 수용해온 점을 감안했을 때 2017년 대선에서 소득 주도 성장과 관련한 정책 경쟁이 본격적으로 벌어질 것이다. 또한 2017년 대선에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논쟁을 넘어 근본적인 소득불평등에 대한 진단과 대안을 놓고 경쟁할 것이다. 차기 정부는 상위 10% 계층의 소득 점유율을 현재 45%에서 2022년까지 40%로, 2027년까지 35%로 완화한다는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2015년 4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인상론,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한 임채원 서울대 국가리더십연구센터 연구원의 발표 내용 가운데 일부다.

‘소득불평등에 대한 진단과 대안을 놓고 (대선에서) 경쟁할 것’이란 임 연구원의 전망은 1년 2개월 뒤인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20대 국회 개원 이후 이뤄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일정 부분 현실이 됐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더민주), 국민의당 등 여야 국회 교섭단체 3당 대표 연설의 공통분모가 ‘격차 해소’였던 것.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정규직이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해 양보함으로써 ‘중향평준화’를 이뤄야 한다고 했고,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경제민주화를 통한 포용적 성장으로 경제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대표는 어느 분야에서 어떻게 격차를 해소해나갈지 여야가 함께 로드맵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해법은 저마다 달랐지만 한국 사회가 당면한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경제’이자 ‘격차 해소’라는 점에서 큰 이견이 없었다.

대선을 1년 반 앞둔 여야 정치권이 너나없이 ‘격차’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저마다 해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여야 간 뚜렷한 정책 차별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만 경제 분야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높이는 데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여권의 유력 차기주자로 거론되는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6월 28일 여야 의원 모임인 ‘한국적 제3의 길’이 개최한 창립 기념 초청 강연에 참석해 경제에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날 강연자는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정 이사장은 ‘한국경제와 20대 국회가 가야 할 길-경쟁과 협력, 미래의 자본주의’를 주제로 강연했다.

정 이사장은 이날 강연에서 “한국 경제의 현 위기를 극복하려면 초과이익공유제, 중소기업 적합업종 법제화, 정부 발주 사업의 중소기업 직접 발주 제도화 등 3가지 정책을 입법화해야 한다”며 “20대 국회가 경쟁을 우선시하는 자본주의에서 협력을 우선시하는 동반성장형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바꿔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가 동반성장 전도사인 정 이사장의 강연에 참석한 것은 상대적으로 자신에게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경제 이미지를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 한 관계자의 얘기.

“부산·경남(PK) 출신인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가 총선 직전 호남 출신에 경제민주화 전도사이자 보수성향의 김종인 대표를 영입함으로써 1석3조 효과를 거두지 않았나. 마찬가지다. 김 전 대표에게 정 이사장은 문 전 대표와 김 대표처럼 상보관계가 될 수 있다. PK 출신인 김 전 대표가 충청 출신으로 경제전문가인 정 이사장과 손잡으면 ‘경제’와 ‘충청’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양극화’ ‘격차’ 문제 같은 경제 이슈 외에도 내년 대선을 달굴 이슈로 ‘국민통합’과 ‘통일’ 문제 등이 등장할 개연성이 높다. 5월 25일 방한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국민통합’과 ‘남북관계 개선’을 시대적 과제로 제시한 것도 그 때문이다. 반 총장의 평소 소신일 수 있겠지만, 우리 국민이 요구하는 시대적 과제를 읽고 반 총장이 이슈를 선점하려 했다는 시각이 많다.

이숙현 시사칼럼니스트는 “여야 모두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경제 분야에서는 차별화를 이루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여야 간 접점이 분명한 안보 이슈나 전국적으로 파급력이 큰 대형 국책사업 등에서 차별화가 이뤄질 개연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주간동아 2016.07.06 1045호 (p12~13)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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