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34

2016.04.20

회사가 절대 알려주지 않는 직장인 성공전략

영원한 숙제 인간관계

롱런 위한 건강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 김성래 하이드릭 앤 스트러글스 한국대표 mkim@heidrick.com

    입력2016-04-18 10:49:45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다. 직장인은 대부분 일은 그냥 하면 되는데,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는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각종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회사를 떠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인간관계를 꼽는다. 과거에는 보스(상사)와의 갈등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이 많았다면, 요즘은 동료나 부하직원(아래 팀원)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그만두겠다는 이들도 적잖다.

    동료들과의 접촉면이 회사라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 e메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대된 것도 인간관계 스트레스를 가중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예전에는 직접 대면할 일이 거의 없던 상사의 상사나 최고경영자(CEO)까지 언제든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구조다.

    또 과거에는 담당 직원이 CEO의 결재를 받기까지 7~10명을 거쳐야 했다. 그 대신 담당 직원이 직접 마주할 상사는 한 명뿐이었다. 요즘은 회사 내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단축된 반면 그만큼 복잡해졌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도 지주회사를 설립해 지주회사 또는 그룹에 추가로 보고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기업의 한국법인은 매트릭스 조직 운영에 따라 지역본부(또는 본사)의 직무 관련 상사에게 따로 보고하는 등 보통 2명 이상의 상사를 상대해야 한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조직 구성원 간 관계와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복잡해져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좋은 인간관계는 인기 관리가 아니다

    기업들이 다면평가(360도 평가) 결과를 인사 고과와 보너스에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인기 관리에 치중해 언행이 부자연스러워지는 사람들이 있다. 즉 평가 결과를 의식해 늘 팀원과 동료들 눈치를 보는 것이다. 또 업무는 대충 하면서 소위 사내정치에만 신경 쓰는 사람도 있다. 둘 다 바람직하지 않다.  



    반대로 일만 잘하면 되지 인간관계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자. 모든 일을 관계로 해결하거나 사내정치에만 몰두하는 꼴이 보기 싫어 자신은 업무에만 집중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도 조직에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기업이 발전하려면 하나의 비전과 목표 아래 조직이 함께 전진해야 한다. 그때 필요한 것이 팀워크인데 인간관계가 매끄럽지 못하면 협업하기 어렵다. 좋은 인간관계는 조직에서 윤활유가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목표 설정과 성과 창출은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 그리고 목표의식이 강한 것은 목표의식이 없는 것보다 높게 평가된다. 좋은 성과는 곧 보너스와 승진으로 이어진다. 다만 동료에 대한 배려 없이 목표의식만 강할 경우 조직 내 갈등의 원인이 된다. 주변에 성공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일시적으로 성공을 거둘지는 몰라도, 도덕성과 인간관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결국 주변에 사람이 남지 않는다.

    자신의 가치와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기준(상도, 법, 인사규정 등) 안에서 행동하는 등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글로벌 기준(Global Standard)이 있다. 직장생활도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므로 늘 스스로 어떠한 리더가 되고 싶은지 묻고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간혹 팀원이나 후배들에게는 관심과 배려가 전혀 없으면서 고객이나 외부 이해 관계자, 또는 상사에게만 잘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대부분 자기 성과를 위해 동료를 희생양으로 삼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단기 성과는 올릴 수 있을지 모르나 이런 리더는 오래가지 못한다.  

    조직과 지위의 힘을 이용해 직원들을 괴롭히는 경우도 있다. 아래 직원이나 대리점 등 약자에게 돈을 빌리는 행위 등은 도덕성(integrity)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모 글로벌 기업 인사담당 임원의 경우 팀원들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은 것이 감사에서 발각돼 불명예 퇴직을 했고, 수년간 쌓아온 신뢰가 무용지물이 됐다.



    모임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직장인은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정말 길다. 아침, 점심, 저녁, 야식까지 팀원들과 함께 하는 경우도 많다. 프로젝트 때문에 일정 기간 야근을 할 수 있지만 매일 같은 부서원들과 식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적어도 일주일에 2번 이상 외부 사람과 식사하고 업계와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외부 사람이 아니라면 최소한 다른 부서 사람들과 만나야 한다. 이러한 네트워킹을 통해 직무 관련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여성은 육아 문제 등으로 저녁 자리를 갖는 데 제약이 있는데 리더가 되려면 네트워크 구축에 좀 더 신경 쓰기를 권한다.

    우리나라는 같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끼리 모이는 동문회 모임이 활성화돼 있어 일부 부모는 자녀가 성장해 좋은 네트워크를 가질 수 있도록 자녀를 유명 사립초교에 입학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동문회의 위력도 예전 같지 않다. 요즘 사람들은 동문회 모임보다 취미활동에 관심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각종 모임과 모임 내 소모임까지 정말 많은 모임이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업무 관련 업계 담당자 모임, 임원 모임, CEO 모임도 있고 정보기술(IT) 산업 내 재무담당 모임처럼 산업 내 모임도 있다. 모임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일단 가입해 여러 사람을 만나는 것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몇 개 모임이라도 충실히 참여하는 것이 더 낫다.

    SNS 시대를 맞이해 네트워킹 방식도 변하고 있다. 즉 직접 만나지 않고도 SNS를 통해 얼마든지 대화하고 접촉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입자가 2억3000만 명(액티브(Active) 사용자 9700만 명)에 이르는 비즈니스 네트워크 인맥 사이트 링크드인(LinkedIn)이 대표적이다. 직접 만나기 전 링크드인을 통해 상대방의 경력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기업들도 링크드인을 통해 인재를 찾고 채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따라서 취직 또는 이직에 관심이 있다면 링크드인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한다. 전 세계적으로 1억5000만 명이 사용하는 페이스북(Facebook) 역시 막강한 채널이다. 다만 개인 페이스북에 상사를 비롯한 회사 또는 고객의 험담을 늘어놓았다 낭패를 당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승진 심사나 이직 시 리더십과 인간관계가 약한 것도 결격 사유가 된다. 특히 팀장 또는 임원 승진에서는 인간관계를 중시한다. 평판조회를 했는데 “일은 잘하지만 대인관계가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면 합격하기 어렵다. 주변을 살피고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