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33

2016.04.13

경제

만능통장 ISA 돌풍, 금융권 대격돌

차별성 있는 전략으로 고객 유치전…다양한 상품, 서비스 쏟아져

  • 김민철 자유기고가 weekly@donga.com

    입력2016-04-11 10:5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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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능통장’이라 부르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 3주 만에 가입자 수 122만 명을 돌파하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가입액은 7000억 원에 가깝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월 14일 출시 이후 3주간(4월 4일까지) ISA 가입자 수는 총 122만8723명, 가입금액은 총 6922억 원이었다.
     
    ISA를 만능통장이라 부르는 이유는 하나의 통장으로 예금이나 적금은 물론 주식,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 상품 투자가 가능한 통합계좌이기 때문이다. 통장을 만들려는 사람은 은행, 증권사, 투자사 등 금융사가 제시하는 모델포트폴리오(MP)에 대해 잘 알아본 후 골라서 가입하면 되는데, 유형은 투자금 운용 결정을 가입자가 직접 하는 신탁형과 운용을 금융사에 맡기는 일임형으로 나뉜다. 투자 한도 금액은 연간 2000만 원까지 5년간 총 1억 원으로, 이월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1년 차에 500만 원을 투자했다고 2년 차에 3500만 원을 넣을 수는 없다는 얘기다.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으면 나이와 소득액에 관계없이(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 제외)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ISA의 가장 큰 매력은 수익에 대한 세금이 없거나 다른 상품에 비해 매우 적다는 것이다. 매년 2000만 원씩 5년간 납부해 얻은 총수익 200만 원까지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고, 200만 원을 넘으면 초과분에 대해서만 9.9%(지방세 포함)의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 현재 예·적금 이자세가 15.4%인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혜택이다. 더욱이 ISA에 대한 세금은 다른 소득과 합쳐 계산되지 않고 분리과세가 이뤄져 소득이 많은 사람에게 특히 유리하다. 



    ‘신뢰’ 국민은행, ‘서비스’ 기업은행

    ISA가 인기를 끌자 각 금융사는 고객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먼저 KB국민은행은 ISA가 5년 장기 상품이기 때문에 처음 가입할 때부터 경쟁력 있고 신뢰할 수 있는 금융사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ISA에 가입할 때 수익률뿐 아니라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 KB국민은행은 그 근거로 펀드·신탁 부문에서 ‘최고’ 평가를 받는 은행이란 점을 앞세운다. 최근 KB국민은행은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에서 평가한 펀드 판매 실태조사에서 시중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2년 연속 최우수등급 평가를 받았으며,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시상하는 ‘대한민국 펀드 어워즈’에서도 2년 연속 ‘투자자보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는 것.
     
    KB국민은행은 또한 신탁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신탁·펀드 등에서 풍부한 자산운용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 KB국민은행이 보유한 신탁형 ELS(ELT) 상품의 잔액은 시중은행 잔액을 모두 합친 21조 원의 절반인 12조 원으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으며, 상장지수펀드(ETF) 잔액도 1조3000억 원으로 시장점유율 면에서 최고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신탁자산을 운용해본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신탁형 ISA 편입자산으로 예금, 펀드, ELS, ETF 등 90여 종의 풍부한 라인업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IBK기업은행은 신탁ISA팀까지 꾸리며 ISA 가입자 유치에 나섰다. IBK기업은행은 각 영업점에서 ISA에 가입한 고객이 모바일뱅킹인 ‘i-ONE뱅크’에서 자신의 수익률을 편리하게 조회하고, 상품을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 6월 선보인 i-ONE뱅크는 연중 24시간 예·적금, 펀드, 대출 등 200여 개 금융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모바일뱅킹으로, 애플리케이션(앱) 안에서 채팅 상담, 개인별 맞춤형 상품 추천, 자산관리 등을 받을 수 있다. 예금 상품은 시중 은행들과의 협약을 통해 구성됐으며, 기존 펀드 상품뿐 아니라 펀드 보수를 낮춘 ISA 전용 펀드도 ISA에 편입 가능하다.
     
    IBK기업은행은 개인의 은퇴 준비를 진단하는 등 ISA 가입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전 영업점에 ‘IBK평생설계플래너’를 배치해 전문적인 은퇴 상담을 벌이고 있으며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을 이용한 ‘IBK평생설계시스템’을 통해 개인별 맞춤 은퇴설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IBK평생설계시스템’은 고객의 재무 상황, 은퇴 준비 현황 등을 토대로 ‘평생설계지수’를 산출해 은퇴 준비 정도를 진단한 후 통계 정보를 활용한 간편 은퇴 설계부터 재무목표를 반영한 종합 생애설계까지 다양한 버전의 맞춤형 은퇴 설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편의성’ 대우증권, ‘안정 수익’ 하나금융투자

    KDB대우증권은 ISA 가입자 유치와 관련해 고객 편의성에 방점을 찍었다. 업계 최저 수준의 운용 보수와 다양한 형태의 상품 조합을 구성함으로써 국내 최고 수준의 투자 환경을 구축했다는 것. 먼저 신탁형 ISA는 6월 말까지 가입 고객에 한해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탁형 ISA의 가장 큰 특징은 ETF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며, ETF 매매 수수료가 없다는 것이다. 일임형 ISA 상품의 수수료는 모델포트폴리오(MP)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MP는 리서치, 리스크 관리, 상품 전문가 등이 함께 만든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투자성향별로 4가지로 운영되며 수수료는 안정형 0.1%, 안정추구형 0.2%, 위험중립형 0.5%, 적극투자형 0.7%가 적용된다.   
     
    또한 최근 오픈한 ‘대우증권 비대면계좌개설 앱’을 통해 일임형 ISA 가입이 가능하다. 점포 방문 없이 앱을 통해 쉽고 빠르게 ISA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밖에 ISA 가입 사전 신청 이벤트와 ‘절세 피트니스 Season1’ 이벤트도 진행한다. 10만 원 이상 적립식 가입 고객에게는 최대 2만 원의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하며, 일시 납부 고객 또는 타사 이전 300만 원 이상 가입 고객에게는 최대 10만 원의 백화점 상품권을 증정(중복 가능)한다.

    하나금융투자는 특판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등 다양한 투자 상품 풀(pool)을 제공함으로써 ISA 가입 고객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특판 ELB는 하나금융투자가 자체 개발한 PCIB 상품으로 코스피 200을 기초자산으로 해 만기일 지수에 따라 3개월 만기 ELB는 연 5.0~5.01%, 1년 만기 ELB는 연 2.5~2.51% 수익을 추구한다. 고객 맞춤형 포트폴리오도 제공하는데 고객은 확정 금리형, 국내 상품, 해외 상품, 파생 상품 등 4개 투자 상품 풀에서 자신의 성향과 기대수익률에 따라 위험중립형, 적극형, 공격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ISA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도 진행하는데 선착순 3000명을 대상으로 하나머니 5000머니를 지급하며, 추천 펀드 가입 고객에게는 1만 머니를 제공한다. 하나머니는 하나멤버스에 가입한 고객이면 누구나 현금처럼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바로 출금하거나 OK캐쉬백, 신세계포인트 등 각종 포인트로 바꿔 쓸 수 있다. 전영배 하나금융투자 PIB부문장은 “ISA 상품 설계 및 운용 능력을 강화하고자 해외전담팀을 신설하고 외부 전문가를 확충해 고객 수익률을 높이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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