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30

2016.03.23

월급쟁이 재테크

안정성·수익성·환금성 재테크 3원칙

수익률에 현혹되지 말고 투자 성향, 재무 상태 고려해 투자해야

  • 김광주 웰스도우미 대표 www.wealthdone.me

    입력2016-03-21 10: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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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둘러싼 혼란에서 보듯, 앞으로 금융상품들은 더욱 복잡해지고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연 2%도 안 되는 예금이자로는 금융소비자를 유혹하기 힘들 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맞물린 글로벌 투자환경과 좀체 나아지지 않는 국내 경제환경 등에 비춰볼 때 투자하기에 좋은 기업(종목), 좋은 지역을 정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가장 만만한 ‘비과세’와 ‘복리’는 물론 ‘옵션’ ‘선물’ ‘레버리지’ ‘FX마진’ 등 듣고 또 들어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갖가지 용어로 범벅된 퓨전상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일반 직장인이 이런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이유는 눈앞에 닥친 당장의 전쟁, 즉 치열한 생존경쟁에 내몰려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은행, 증권, 보험회사만 믿고 그들이 내미는 상품들에 덜컥 가입할 수만은 없는 일. 이런 직장인들을 위해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비책을 소개한다. 그것은 금융상품에 기대하는 소비자의 심리, 즉 모든 금융상품을 만드는 3가지 재료를 이해하는 것이다.
    먼저, 안정성이다. 세상에 돈을 잃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어떻게 번 돈인데. 첫 월급을 받은 대다수 사람이 거의 무의식적으로 은행에 가 통장을 만드는 이유다. 예금자보호법도 안정성에 대한 본능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만들어졌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은행에서 사람들은 정기적금을 들기도 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목돈을 1년짜리 정기예금에 넣어두기도 한다.



    세 마리 토끼 다 잡을 순 없어  

    다음은 수익성이다. 이때 ‘수익’은 적어도 은행 정기적금이나 예금보다 높아야 한다. 즉 수익성은 안정성을 일정 부분 양보한 보상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 이상의 이자(수익)를 기대한다. 물론 구체적인 기대수익률은 안정성을 양보 혹은 포기한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원금이 100% 손실이 날 수도 있는 투자상품(예를 들어 원금 비보장 ELS(주가연계증권))의 기대수익률과 원금이 보장되는 투자상품(예를 들어 원금 보장 ELS)의 기대수익률은 다를 수밖에 없다. 앞의 기대수익률이 뒤의 그것보다 더 높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기대수익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손실 가능성, 즉 위험 또한 동시에 높아진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마지막 재료는 환금성, 즉 돈이 필요할 때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때 환금성은 ‘원금 손실 정도’와 결합해 평가된다. 예를 들어 은행 예·적금의 경우 환금성은 뛰어나다. 설령 만기 전에 갑자기 돈이 필요해 해약하더라도 약정된 이자가 크게 줄어들거나 없을망정 최소한 원금 손실은 없다. 개별 주식에 직접 투자하거나 펀드에 간접 투자한 경우라면 그때 평가액에 따라 원금손실 여부가 판가름 난다. 즉 환금성은 있지만 원금 손실 여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만약 ELS나 저축투자성 보험에 가입한 후 만기 전에 돈이 필요해 해약하면, 당시의 평가액과 상관없는 별도의 해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그래서 때에 따라 시세차익이 있음에도 해지 수수료가 더 높은 경우가 발생한다. 구체적인 해지 수수료는 해지 시점에 따라 다르다.
    금융상품의 기본 재료는 위 세 가지, 즉 안정성, 수익성, 환금성이지만 안타깝게도 이것들을 모두 동일한 비중으로 섞어 만드는 상품은 없다. 서로 배치되는 속성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는 없다. 더 높은 수익은 그 만큼의 위험(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수익성과 환금성도 마찬가지다. 물론 원금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모든 투자상품의 환금성이 높겠지만, 환금성의 기준에 원금을 포함하면 애매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의의로 많은 직장인이 위 세 가지 재료를 동시에 원하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번 돈인데 1원 한 푼 까먹어서도 안 되고, 여기에 쥐꼬리만한 여윳돈을 빨리 불리려는 조급함까지 가세해 보장되지 않는 높은 기대수익률에 얇은 귀가 팔랑인다. 게다가 가파르게 오르는 전·월세부터 불안정한 직장까지 급전이 필요한 순간은 왜 이리도 많은지, 그때마다 주머니 속 곶감처럼 손쉽게 꺼내 먹을 수 있다면 더욱 좋다.
    금융회사는 직장인의 그런 심리를 파고든다. 예컨대, 수익성을 추구하는 주식형 펀드를 팔면서도 은근히 안정성을 강조한다. “지금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더는 떨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하는 식이다. 은행에서는 예·적금 상품에 특판이란 이름으로 0.5% 추가 금리(그것도 3개월, 6개월, 1년 등 한시적인 경우도 많다)를 주는 것으로 감히(?) 수익성을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단연 압권은 변액보험, 그 가운데 특히 변액유니버설보험이다. 펀드에 투자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고, 적립금을 언제든 중도 인출할 수 있어 급전이 필요할 때 찾아 쓸 수 있으며(환금성), 펀드 변경 기능이 있어 주가가 떨어질 땐 채권형 펀드나 CMA로 이전해 안전하게 지킬 수도 있다는 설명을 들어봤을 것이다. 거기에 복리와 비과세로 드레싱을 치면 그것만큼 맛깔스러운 상품이 없다. 이 때문에 한때 변액유니버설보험 하나쯤 없는 직장인이 드물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상품으로 돈을 불렸다는 직장인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면 점점 더 복잡해질 금융상품들을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역으로 생각하면 의외로 단순하다.



    ‘중수익-중위험’ 연금상품 고려해볼 만

    첫째, 안정성과 수익성, 환금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금융상품은 없다는 점을 꼭 기억하자. 따라서 마치 만능상품인 것처럼 설명한다면 무조건 경계 대상이다. 둘째, 모든 금융상품은 위 세 가지 재료를 우선순위에 따라 비중을 조절해 만든다는 것을 이해하자. 은행 예·적금은 수익성이 낮은 대신 안정성과 환금성이 높다. 그리고 주식형 적립식펀드는 안정성이 낮은 대신 수익성은 높다. 그러나 환금성은 그때의 평가액에 따라 원금 손실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중간 정도. 반면 펀드에 투자하는 변액보험은 증권회사의 주식형 적립식펀드에 비해 환금성은 더욱 떨어진다. 왜냐하면 그때 당시 평가액과 상관없이 별도의 해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같은 세 가지 재료 가운데 자신의 목적에 맞는 우선순위를 정한 다음 그것에 적합한 금융상품을 찾자. 짧은 기간 안에 목돈을 만들기 원한다면 안정성과 환금성이 뛰어나야 하며, 그런 상품은 단연 은행 예·적금이다. 따라서 은행 예·적금에 가입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자를 주는 상품을 찾느라 발품까지 팔아가면서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그럴 시간이면 차라리 책 한 권 더 읽는 게 낫다. 반대로 비교적 여유 있는 기간(예를 들어 3~5년 이상)에 돈을 불리기 원한다면 그땐 단연 수익성이다. 그다음이 환금성일 것이다. 그렇다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금융상품이 주식형 적립식펀드다. 이때 주의할 것은 정해놓은 기간 계속적으로 납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주간동아’ 1025호(2016년 2월 17일자)에서 이미 설명했다.
    특히 은퇴 준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덩달아 연금상품을 찾는 직장인도 늘고 있는데, 즉시연금 등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 나면 연금상품은 대부분 환금성이 아예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따라서 만기, 즉 최소한 10년 이상 완주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끝으로 자신의 투자 성향이나 재무 형편에 따라서는 은행 예·적금보다 높지만 주식형 펀드보다는 낮은, 소위 ‘중수익-중위험’ 추구형 펀드도 참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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