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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집들이, 누가 웃을까

삼성대구라이온즈파크는 홈런공장, 서울 고척스카이돔은 타자들의 무덤

  • 이경호 스포츠동아 기자 rushlkh@naver.com

프로야구 집들이, 누가 웃을까

프로야구 집들이, 누가 웃을까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에 처음 선보일 서울 고덕스카이돔 구장. 동아일보

야구는 크리켓과 함께 구기종목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경기장 크기가 제각각인 스포츠다. 만약 축구장 크기가 지역마다 10~20m씩 다르다면 경기당 득점과 팀 간 전술 등에서 큰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야구장은 실제로 내야 크기는 모두 일정하지만 외야는 차이가 크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한국 프로야구 모두 홈부터 펜스까지 거리, 펜스 높이 등에 따라 투수가 유리한 야구장, 타자 친화적인 야구장으로 나뉜다.
한국 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는 야구장 크기에 대해 ‘홈부터 양쪽 파울 라인은 320피트(97.534m), 중앙은 400피트(121.918m) 이상이 되어야 이상적’이라고 공식 야구 규칙에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적’이라고 표현했지 반드시 그 규격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메이저리그는 1958년 6월 1일 이후 프로야구를 위해 건설하는 경기장은 홈부터 좌우 펜스까지 거리가 99.058m 이상, 중앙은 121.918m 이상 돼야 한다고 규정했다. 한국은 91년 이후 프로야구 경기장을 건설할 때 좌우 펜스는 미국보다 약 9m 짧은 91m 이상, 중앙은 약 15m 짧은 105m 이하로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4월 1일 개막하는 2016 KBO 리그에서는 34년 한국 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2개의 신축 구장을 새롭게 선보인다. 구장 크기가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이 큰 야구 종목의 특성상 새롭게 문을 여는 삼성 라이온즈의 홈구장 삼성대구라이온즈파크(라이온즈파크)와 넥센 히어로즈의 홈구장 서울 고척스카이돔은 팀 전술·전략은 물론, 리그의 각종 기록과 순위에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관중 친화적인 설계

프로야구 집들이, 누가 웃을까

삼성대구라이온즈파크. 동아일보

삼성은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구시민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썼다. 48년 개장한 이 경기장은 대한민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야구장이다. 95년 국내 최초로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설치하는 등 수십 차례 개·보수를 거쳤지만 노후화와 안전 문제가 끝없이 제기됐다. 1만 석이 채 안 되는 관중석도 프로야구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새롭게 KBO 리그에 영입된 외국인 선수들은 이 경기장의 낙후한 시설에 경악할 정도였다. 미국 마이너리그 더블A, 일본 2군 구장보다 나은 점이 거의 없다는 비판도 있었다.
대구시민운동장은 삼성이 역대 최초로 통합 4연패를 이룬 역사적 장소지만 2015년을 끝으로 모든 소임을 마치고 다시 아마추어 전용 경기장으로 돌아간다. 모든 공사를 마치고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라이온즈파크는 연면적 4만6943m²에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지어졌다. 관중석은 2만4000석이고, 최대 수용 인원은 2만9000명에 이른다. 총 공사비 1666억 원이 투입됐다. 삼성그룹은 삼성 라이온즈의 새 홈구장을 짓는 데 이 중 600억 원을 부담했다. 프로야구 시장이 적자 구조인 상황에서 내린 통 큰 투자다. 새 야구장의 가장 큰 특징은 관중 친화적인 설계다. 전체 관중석의 87%인 2만1000석이 내야에 들어선다.
특히 국내 모든 구장의 외야는 타원형이지만 라이온즈파크는 경기장 전체가 옥타곤(8각)형으로 건설돼 외야도 직선이다.  펜스의 두 지점에 각이 져 있다. 메이저리그처럼 구장 고유의 독특한 펜스 형태로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와 유사한 구조다.
관중에게 최고 선물이 될 라이온즈파크지만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지휘하는 류중일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걱정이 한가득이다. 라이온즈파크에 대해 벌써 각 팀은 ‘투수지옥’이 될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 기존 대구시민야구장은 홈부터 좌우 펜스가 99m, 중앙은 120m였다. 라이온즈파크는 좌우가 99m로 같고 중앙은 122m로 조금 늘어났다. 그러나 외야 펜스가 타원형이 아닌 직선으로 건설되면서 홈부터 좌중간까지 거리가 다른 야구장과 비교해 매우 짧아졌다.
류 감독은 “실측을 해보니 좌중간과 우중간은 대구시민야구장과 비교해 약 5m 짧다. 5m는 야구에서 굉장히 크다. 기존 대구시민야구장에서 평범한 뜬공으로 아웃될 공이 라이온즈파크에서는 홈런이 된다”며 “오죽하면 개장 전 펜스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다. 좌우중간 지역 관중석의 시야를 막는 부분 때문에 당장 공사는 어려울 것 같다. 1년간 사용해보고 경기력과 관중 편의 등을 종합해 개선안을 찾는 것이 해법일 듯하다”고 말했다.
삼성은 2014~2015시즌 2년 연속 팀타율 3할을 기록했다. 타자 친화적인 라이온즈파크가 더 반가울 수 있다. 그러나 전력 변화와 팀 마운드를 보면 감독의 고심이 왜 큰지 알 수 있다. 삼성은 지난해 홈런 48개를 친 야마이코 나바로와 26개를 날린 박석민이 각각 일본 지바 롯데 마린스와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두 타자가 건재했던 지난해 삼성 타선은 176개 홈런을 기록, 리그 전체 3위에 올랐다. 그러나 같은 시간 삼성 투수들은 182개 홈런을 맞았다. 전체 1위다. 대구시민야구장에서도 삼성 타자들은 홈런 76개를 쳤지만 투수들은 90개를 허용했다. 나바로와 박석민이 떠났고 임창용의 방출로 투수진은 더 약해졌다. 홈구장에서 50개 안팎의 홈런을 기록할 때 100개 이상의 피홈런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타자가 웃던 목동야구장은 퇴장

올 시즌 삼성이 홈런 부분에서 큰 손해를 볼 경우 2013년 한화 이글스가 김응용 감독 취임 후 피홈런을 피하고자 대전구장의 펜스를 8m나 뒤로 밀어내는 대공사를 했던 것처럼 라이온즈파크도 개장 1년 만에 대대적으로 변신할 가능성이 높다.
‘홈런군단’으로 불리던 넥센은 더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철거된 동대문야구장의 대체 야구장으로 서울시가 건설한 고척스카이돔에 입주해 4월 1일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목동은 한국의 쿠어스 필드라고 부를 정도로 리그 최고의 타자 친화적 야구장이었다. 외야 펜스 거리가 좌우 98m, 중앙 118m로 다른 구장들보다 짧고, 높이도 2m일 뿐이었다. 특히 홈부터 외야 펜스까지 해발고도가 미세하게 낮은 점도 타자에게 매우 유리했다. 넥센은 홈구장 목동에 맞춰 홈런타자를 적극 영입하고 뜬공보다 땅볼 유도에 능한 투수를 육성해 큰 효과를 봤다. 그러나 홈구장 이전으로 팀 전력 설계부터 달라져야 하는 상황이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미국으로 떠났고 유한준(kt 위즈)마저 이적해 팀 타선 구성에도 큰 변화가 생긴 상황이다.
넥센은 3년 전부터 이장석 대표의 지휘 아래 고척스카이돔 시대에 대비해왔다. 새 구장은 홈부터 좌우 펜스가 99m, 중앙은 122m이다. 특히 펜스 높이가 3.8m로 크기 면에서는 홈런을 치기 매우 어려운 야구장이다. 돔구장은 바람의 영향이 없어 홈런에 유리하다는 이론이 있지만 고척스카이돔은 일본 도쿄돔처럼 공기부양식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기압 차이에 따른 비거리 증가를 기대할 수 없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좌우중간이 매우 깊다. 3루타가 많이 나올 것 같다. 타격과 수비 모두 이 부분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넥센은 돔구장에 입성하면서 그동안 비가 선물했던 꿀맛 같던 우천 취소도 더는 바랄 수 없게 됐다.








주간동아 2016.03.16 1029호 (p58~59)

이경호 스포츠동아 기자 rushlk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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