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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테크’ 잠시 잊어주세요

최대 수요국인 인도·중국 경제 주춤…개인, 기관 모두 관망세

  • 김가현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원 | kahyun.kim@kbfg.com

‘금테크’ 잠시 잊어주세요

‘금테크’ 잠시 잊어주세요

동아일보

TV 홈쇼핑 채널에서 골드바를 파는 시대. 한국에서 금이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른 것은 더는 뉴스가 아니다. 곤두박질친 금리와 가파르게 변화하는 자금시장 상황에 진력이 난 평범한 개인투자자 가운데 적잖은 수가 금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미 좀 봤다는 경험담 역시 심심찮게 들려오곤 했다. 어쩌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역시 ‘새해에는 금을?’이라며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2014년 하반기부터 미국 금리인상 전망에 따른 달러화 강세, 중국 경기 및 금융시장 우려 등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국제 금가격도 예외는 아니어서 최근에는 2010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바 있다. 그러나 2015년 12월 중순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 달러화 강세가 진정되면서 국제 금가격의 하락도 진정되는 듯하다. 그럼 앞으로 국제 금가격은 어떻게 될까. 하락세가 끝났다면 이제 ‘금테크’를 고민해봐도 좋을 시점일까. 최근의 국제 금 수요 특징과 향후 거시경제 전망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세 가지 수요처

2015년 3분기 국제 금 수요는 2013년 2분기 이후 2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14년 기준 전 세계 금 수요는 보석으로서 수요가 58%, 골드바와 소장용 금화(Bar & Coin)가 24%, 중앙은행이 14%를 차지했는데, 특히 2015년 3분기에는 개인이 인플레이션 충격을 최소화하는 용도 등으로 투자하는 골드바와 소장용 금화 수요가 국제 금 수요 증가를 견인했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최대 금 수요처인 보석으로서의 개인 수요도 계절적 비수기에 굴하지 않고 국제적 금 수요 증가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
하지만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개인 수요에 해당하는 보석 수요나 골드바와 소장용 금화 수요 증가는 저가 매수 성격이 강하며, 일시적인 현상일 공산이 크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금위원회(World Gold Council)에 따르면 2015년 3분기 세계 전체적으로는 금에 대한 개인 수요가 증가했지만, 8월 중순부터 9월까지 국제 금가격이 반등했을 무렵 개인 수요는 오히려 진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더욱이 금에 대한 개인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의미 있게 커지려면 전체 개인 수요의 23.4%와 28.1%를 차지하는 인도와 중국 구매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줘야 하지만, 2015년 3분기에는 일본, 미국, 독일, 영국 등 전 세계 금 개인 수요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선진국들이 수요를 견인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그래프1 참조).
그렇다면 앞으로 인도와 중국의 금 개인 수요에 의미 있는 확대가 일어날 수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단기적으로나 중기적으로나 이는 그리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금 보석 수요의 25%가량을 차지하는 인도는 통상 3분기가 보석 수요의 계절적 비수기에 해당하지만, 금 저가 매수에 상당한 노하우를 가진 인도의 개인 구매자들이 디왈리(Diwali)라는 가을 축제에 앞서 선매입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뒤집어 말하면 2015년 4분기 수요는 통상적인 수준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는 뜻이다. 중국 역시 전반적으로 소비심리가 부진해짐에 따라 2015년 10월 국경절을 전후한 소비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 수요 역시 부진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이유다.
중기적으로 따져봐도 인도와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금의 개인 수요는 저가 매수 이상의 의미 있는 확대를 나타내기 쉽지 않다. 당분간 국제 금가격이 추세적인 강세를 나타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는 뜻이다. 보석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려면 무엇보다 해당 국가들의 경제성장이 중요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과 인도의 실질적인 경제규모를 감안한 경제성장률이 2017년까지 7% 이하에서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최소한 2016년까지는 중국, 인도, 미국 등의 물가상승 압력 역시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을 상쇄하기 위해 골드바와 금화에 투자하는 수요도 과거처럼 높은 수준을 나타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테크’ 잠시 잊어주세요

달러화와 금가격의 상관관계

금의 또 다른 주요 수요처인 각국 기관들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각국 중앙은행은 2015년 3분기에 분기 기준으로 사상 두 번째에 해당하는 큰 규모로 금 매입에 나선 바 있지만, 이는 러시아나 중국 같은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경제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 외환보유고 다각화 등을 이유로 저가 매수에 나선 결과로 판단된다. 기관투자자의 성격상 향후 적극적 매입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달러화 가치와 국제 금가격은 역사적으로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음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그래프2 참조). 미국 금리인상에 따라 형성된 달러화 강세라는 환경이 ETF(상장지수펀드)를 비롯한 금융기관의 금 매입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다.
물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세계적으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확산돼 국제 금가격이 단기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하지만 과거를 돌이켜보면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한 2008년 하반기나 그리스 재정 우려가 부각된 2010년 2분기, 2014년 4분기 이후 등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시점에서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져도 금보다는 달러화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금 수요를 둘러싼 주요 변수를 하나하나 따져보면 2016년 금시장이 활황세를 보일 개연성은 그리 높지 않다. 개인 투자자의 금 재테크 역시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도 2016년 말 국제 금가격에 대한 예상치는 평균적으로 1100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최근 가격에 비해 상승 기대가 그리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최소한 올 한 해 상황만 놓고 보면 금은 잠시 접어둬도 좋을 듯하다. 






주간동아 2016.01.13 1021호 (p54~55)

김가현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원 | kahyun.kim@kbf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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