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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기업 유일 ‘순환출자’ 구조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요구↑

[이제는, 거버넌스다] 현대엔지니어링 IPO,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실탄’ 확보가 관건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10대 기업 유일 ‘순환출자’ 구조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요구↑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 전시물
앞에 서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 전시물 앞에 서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요즘 재계 화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다. 이 중 친환경 경영(environment)과 사회적책임(social)에 대한 인식은 크게 바뀐 반면, 지배구조(governance)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여전히 낮다. 자칫 부실기업인데도 ESG 경영을 내세워 면죄부를 받는 ‘ESG 워싱(washing)’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재 10대 대기업집단 가운데 순환출자 구조를 깨지 못한 유일한 그룹이다. 정의선 회장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려면 복잡하게 얽힌 순환출자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고리를 끊고자 2018년 현대모비스를 핵심 부품 사업과 모듈·AS부품 사업으로 나눈 뒤 모듈·AS부품 사업을 현대글로비스와 합치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최근에는 당시 개편안을 다듬어 새로운 형태의 지배구조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바로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공개(IPO)다.

상장 앞두고 신규 사외이사 선임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현대엔지니어링 IPO를 통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하면 정 회장이 1조 원가량 현금을 마련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드는 비용을 충당할 수 있게 된다.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이 사내 등기이사와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한 것 역시 하반기 IPO 추진을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자산총액이 2조 원 이상인 상장사는 3명 이상 사외이사를 두고, 사외이사가 이사 총수의 반을 넘어야 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사내이사 3명에 사외이사 4명으로 해당 조건을 갖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8월 19일 사내 등기이사와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했다. 사내이사로는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한 황헌규 건축사업본부장이,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는 박종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와 김아영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황태희 성신여대 법과대학 교수가 새로 합류했다.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와 도신규 재경본부장은 그대로 사내이사 자리를 지켰고, 오상근 서울과기대 건축공학부 교수도 사외이사로 유임됐다.

1974년 설립된 현대엔지니어링은 1980년대 한라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 엔지니어링센터, 현대건설 해외건설 사업본부 설계팀을 흡수합병했다. 2014년에는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해 플랜트, 건축, 인프라사업 전문 회사로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 매출은 연결기준 7조1884억 원, 영업이익 2587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4월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EP)를 발송했다. 통상 REP 접수 후 6개월 내 상장이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 코스피 상장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 몸값을 10조 원대로 추산한다. 현대엔지니어링 2대 주주인 정 회장은 상장 후 지분을 매각할 경우 1조2000억 원대 실탄을 확보하게 된다.



서울 종로구 계동에 위치한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사옥.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종로구 계동에 위치한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사옥.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실질적 지주사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 수순

확보한 자금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는 데 쓰일 전망이다. 실질적 그룹 지주사인 현대모비스 지분이 0.32%밖에 되지 않아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7.15%)을 물려받더라도 10%가 넘지 않는 상황이다. 현대모비스 이외에 정의선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현대차 2.62%, 기아 1.74%, 현대엔지니어링 11.72% 등이다. 정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주식 매각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해 대주주→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로 지배구조를 정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현대엔지니어링 최대주주는 현대건설(지분율 38.62%)이다. 2대 주주는 정의선 회장(11.72%)이다. 그밖에도 현대글로비스(11.67%), 기아(9.35%), 현대모비스(9.35%) 등 그룹 주요 계열사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4.68% 지분이 있다.

업계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해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도 점쳐지고 있다. 12월 30일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라 현대모비스 지분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개정된 공정거래법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을 총수 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인 상장사에서 20% 이상인 상장사로 확대했다.

현재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29.9%로 연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최소 10% 매각해야 규제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정의선 회장이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해 지주사격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늘리는 데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가 높아져야 지배구조 개편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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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08호 (p14~15)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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