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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청년들은 꿈꿀 권리조차 박탈당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 “망가진 시민 삶 되살려야”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부산 청년들은 꿈꿀 권리조차 박탈당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 [홍중식 기자]

박성훈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 [홍중식 기자]

1월 29일 오전 9시 29분 박성훈(50)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인터뷰 장소에 들어섰다. 한 치 오차도 없다. 미리 보낸 20여 개 질문에 깨알같이 답변을 메모해왔다. 소홀함이 없다. 서울대 재학 중 행정고시 합격, 기획예산처(현 기획재정부) 근무 중 사법고시 합격, 기획재정부(기재부), 청와대, 세계은행, 국회를 오가며 당·정·청, 글로벌 업무 능력까지 쌓고 역대 최연소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지낸 박성훈 예비후보에 대한 첫인상이다. 

국민의힘 예비경선에서 발표한 ‘미래비전 스토리텔링 프레젠테이션’의 핵심 내용은 무엇이었나. 

“하루하루 고달팠지만 꿈을 이룰 수 있었던 내 청년 시절과 달리, 지금은 희망 사다리가 모두 끊겼고 부산 청년들은 꿈꿀 권리조차 박탈당했으며 부산 시민의 삶이 막막하다는 것을 얘기했다. 경제 중심 정치로 ‘부산경제대혁명’을 이루고 새로운 시민정치 시대를 정말 간절히 이뤄내겠다고 했다.” 

1월 14일 출마 선언 후 거의 매일 새로운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부산 청년들이 부산을 떠나지 않고, 오히려 전 세계 청년이 부산에 와 일하고 놀게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장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 내 SIC(실리콘 카바이드) 파워반도체 클러스터에 삼성전자를 유치하고, 기장 좌동리와 문동리의 추가 부지 약 49만5867㎡(15만 평)에 삼성전기의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경제부시장 시절 삼성전자 등 고위 관계자에게 직접 투자 제안을 했다. 기장에서 녹산까지 실리콘 비치를 조성하는 것은 물론, 낙후된 서부산을 기점으로 한 가칭 ‘카카오시티’ 조성, KTX 서부산역 신설, 부산 시민의 염원인 가덕신공항 건설, 절망에 빠진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위한 ‘희망부산상품권’ 사전 판매 등 앞으로도 보육, 교육, 교통, 생활, 복지 등 시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부산경제대혁명’ 공약을 차례차례 발표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최종 후보는 100% 일반 시민 여론조사로 뽑는데 아무리 경제부지사로 일했다 해도 정치신인으로서는 불리한 룰 아닌가. 임명 부시장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쟁기질 못 하는 농부가 소 탓할 생각은 없다. 중요한 것은 룰이 아니라 부산 경제의 골든타임 1년 동안 누가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 부산 미래 10년의 기틀을 누가 가장 확실하게 마련할 수 있느냐는 역량에 달려 있다. 막상 선거운동을 해보니 인지도가 너무 낮다. 그동안 부시장으로 일하면서 만난 분은 오피니언 리더들이어서 일반 시민과는 거리가 있었다. 시장에 가서 인사를 드리면 ‘이렇게 좋은 후보가 있었냐, 왜 이제 나왔노, 내 몰랐다’라고들 한다.”


산업화도, 민주화도 1등이라는 자부심 어디로 갔나

부산 경제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는 뭔가. 

“나는 1971년 부산진구 전포동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1989년까지 부산에서 살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전포동은 낙후한 동네였지만, 부산 전체에는 활력이 넘쳤다. 일도 열심히 하고 바른말도 잘하고 술도 잘 마시고 인정이 넘치는, 한마디로 시원시원한 도시였다. 부산 시민의 웃음에는 산업화도, 민주화도 우리가 1등이라는 자부심이 서려 있었다. 그런데 지금 부산은 어떤가. 세계 6위 무역항인데 1인당 지역내총생산이 인천(인천항), 전남(광양항), 충남(평택항)보다 적다. 서울과 비교하면 60% 수준이다. 외국인 직접투자는 2018년 2억9000만 달러(약 3243억6500만 원)로 10억 달러를 넘긴 강원도의 3분의 1도 안 된다. 청년층 인구는 최근 20년 사이 50만 명 넘게 줄었다. 이건 자존심 정도가 아니라 생존이 달린 문제다. 대한민국 성장의 견인차 노릇을 하던 내 고향 부산이 어느새 정체하고 젊음을 잃어버렸다. 경제 안전망 역할을 해줄 새로운 산업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끌고 갈 것이냐(퍼스트 무버), 끌려갈 것이냐(라스트 팔로워), 그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이다.” 



예비후보 면접에서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을 한 사람이 왜 야당으로 출마하느냐는 질문을 받지 않았나. 

“그 점에 대해 분명히 답변했다. 내가 손들고 자원해서 간 게 아니라 기재부 공무원으로 파견된 것뿐이다. 정치인이 당적을 바꾼 것과 공무원이 국가 임무를 하는 것의 차이를 이해해줬으면 한다. 여당이 아닌 국민의힘을 선택한 이유는 소득주도성장과 이념에 매몰된 경제 정책으로 망가진 부산 경제, 무너진 시민의 삶을 반드시 되살려야 한다는 각오 때문이다. 그것은 국민의힘만이 할 수 있다.” 

유재수 전 경제부시장 사퇴 후 야구로 치면 핀치히터 격으로 투입됐다. 1년 남짓한 기간에 적잖은 성과를 거둔 비결은 무엇인가. 

“세계은행 근무 때 네트워크로 부산국제금융센터에 외국계 금융기업 6개사를 유치했고, 기재부 경험을 살려 7조7720억 원 국비를 끌어올 수 있었다. 경제부시장 재임 동안 ‘안 될 것’이라는 기존 관념을 깨고 전문가로서 역량을 충분히 발휘했다고 본다. 센텀2지구 그린벨트 해제, 부산 국제관광도시 선정, 북항 2단계 재개발 부산시 주도, 문현철도차량기지 이전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서부산의료원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이다. 결국 부산 시민들은 경제 전문가로서 내 역량을 선택할 것이라고 믿는다.” 

박성훈 예비후보는 흔히 말하는 ‘엄친아’ 이미지이지만, 중학생 때 아버지 사업이 망하면서 화장실도 없는 2층 셋집에 살며 빚쟁이들이 집으로 찾아오고 등록금을 제때 내지 못해 마음 조리던 순간들을 잊지 못한다. 그때 담임교사는 “희망을 놓지 마라. 끝없이 도전해라. 그러려면 우선 나 자신을 넘어서야 한다”며 그를 일으켜 세웠다. 대학생이 돼 과외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집에 부쳐드릴 때 가장 행복했다는 그가 누구나 인정하는 경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었듯, 미래세대에게 ‘희망의 사다리’를 놓아주는 일을 시작하려 한다.


박성훈
1971년 부산 출생, 동성고‧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37회 행정고시, 43회 사법고시,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실 선임행정관, 기획재정부 본부국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장, 부산광역시 경제부시장 역임.





주간동아 1276호 (p52~53)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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