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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장 vs 부시장 “우리는 페이스메이커 아니다”

여야로 나뉘어 부산시장 도전 ‘호형호제’ 행시 동기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부시장 vs 부시장 “우리는 페이스메이커 아니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흥미로운 맞대결에 이목이 쏠린다.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전 행정부시장), 박성훈 전 경제부시장(50)이 각각 민주당,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GettyImages]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흥미로운 맞대결에 이목이 쏠린다.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전 행정부시장), 박성훈 전 경제부시장(50)이 각각 민주당,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GettyImages]

각 당 경선 일정이 잡히고 등판선수 명단이 제출되면서 4월 7일 서울·부산 보궐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일찌감치 서울은 양자대결, 부산은 삼자대결로 정리해 2월 1일 예비후보들이 유튜브를 통해 ‘국민면접’을 했고, 일정 기간 선거운동을 한 뒤 서울시장 후보는 3월 1일, 부산시장 후보는 같은 달 11일 각각 결선투표(권리당원 50%, 일반 50%)로 확정할 예정이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은 공천 신청자가 많아 1월 26일 1차 컷오프 통과자로 서울 8명, 부산 6명을 추렸다. 3월 4일 최종 후보를 가린다는 방침이다.


원팀에서 경쟁자로

[홍중식 기자]

[홍중식 기자]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부산에서는 흥미로운 맞대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변성완(56)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행정부시장)과 박성훈(50) 전 경제부시장이 각각 민주당과 국민의힘으로 출마를 선언한 것. 한 달 전까지도 오거돈 전 시장의 사퇴 공백을 메우며 부산 시정을 이끌던 투톱의 갈라진 행보에 시민들은 “이러다 본선에서 부시장끼리 붙는 것 아니냐”며 관심을 나타냈다. 

만약 두 사람이 나란히 본선 무대에 오른다면 2004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시 오거돈 시장 권한대행과 허남식 정무부시장의 대결이 16년 만에 재연되는 셈이다. 행정고시 선후배(오거돈 14회, 허남식 19회)의 맞대결이기도 했던 이 보궐선거에서 승리의 여신은 허 후보의 손을 먼저 들어줬다. 허 후보는 33, 34, 35대 부산시장을 3연임했고, 오 후보는 4수 끝에 37대 부산시장 선거에 당선했으나 성비위 의혹으로 중도 사퇴했다. 



변성완 전 권한대행과 박성훈 전 경제부지사는 행정고시 37회 동기로 1993년 나란히 공직에 입문했다. 변 예비후보는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옛 내무부로 입직해 해운대구청 근무 후 부산시 기획관리실장, 행정안전부 지역경제지원관과 대변인을 한 뒤 2019년 1월 부산시 행정부시장으로 부임해 2020년 4월 23일부터 시장 권한대행을 맡았다. 

서울대 정치학과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한 박 예비후보는 옛 기획예산처에 근무하다 세계은행 민간투자 선임전문가로 파견됐고 기획재정부 본부 국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장, 여당 수석전문위원으로 활동하다 유재수 부시장이 비리 의혹으로 구속되자 그 후임으로 2019년 12월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임명됐다. 박 예비후보의 경력에서 특이사항이라면 기획예산처에 재직 중이던 2001년 43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연수원(33기)을 수료한 고시 2관왕이라는 것. 여기에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학위까지, 누구보다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두 사람의 또 다른 공통점은 청와대 근무 경력. 변 예비후보는 참여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 대통령비서실 의전행정관으로 근무하며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했다. 특히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노 전 대통령이 남북군사분계선을 걸어서 직접 넘어가는 역사적 현장에도 자리를 함께했다고 한다. 

박 예비후보는 2011년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 기획비서관실 행정관, 2015년 박근혜 정부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두 차례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2019년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활동한 것까지 합하면 최근 10년간 3개 정부와 직접 일한 셈이다. 

변성완, 박성훈 두 예비후보는 평소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과 행시 37회 동기인 한 공직자는 “두 사람이 굉장히 친했던 걸로 기억한다. 변성완은 원래 정치에 뜻이 있었지만, 박성훈은 의외다. 마음이 착한 친구여서 정치를 할 거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다”고 전했다. 마지막까지 부산시에서 함께 일했던 변 전 권한대행 역시 박성훈 전 부시장의 출마선언에 대해 “나도 놀랐다. 정치에 뜻이 있는 줄 전혀 몰랐다”고 했다. 

출마 선언은 박성훈 전 부시장 쪽이 한 발 앞섰다. 그는 1월 14일 ‘젊은 부산, 강한 부산’을 내걸고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변성완 전 권한대행은 2주 뒤인 28일 출마 선언을 했다. 여야를 통틀어 가장 늦게 경선 레이스에 합류하면서 그가 강조한 것은 “제대로 준비된 시장 후보”였다.


“무난한 2등 전략” 비판…존재감 드러낸 2위 후보

두 후보의 동선이 겹치다 보니 부시장 또는 권한대행 재임 시 업적이 겹치거나 비슷한 공약이 나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서부산의료원 예비타당성 면제, 북항 2단계 재개발, 센텀2지구 그린벨트 해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6개 해외금융기관 유치, 가덕신공항 추진, 부산 2030 세계박람회 유치 등에서 그들은 한 팀으로 뛰어난 성과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제는 부산시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사이가 됐다. 

현재 두 예비후보의 본선 진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 최근 여론조사(YTN·부산일보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월 31일~2월 1일 부산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16명 대상으로 전화면접과 자동응답 혼용 방식 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결과를 보면 부산시장 후보 적합도에서 박형준 28.0%, 김영춘 15.3%, 이언주 11.2%, 변성완 5.1%, 이진복 3.4%, 박성훈 3.3%, 박민식 2.7% 순이었다. 당별로 봐도 변 전 권한대행은 민주당 내 2위지만 1위와 3배 차이가 나고, 박 전 부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3~4위권에 머물러 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현재까지 국민의힘 박형준, 민주당 김영춘 양강 독주체제가 굳어지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오거돈 시장의 중도 사퇴 후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부산 시민들은 검증된 ‘행정달인 정치신인’ 변성완과 박성훈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2월 1일 진행된 민주당 ‘국민면접’ 방송에서 변성완 예비후보가 3선 국회의원 및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김영춘 예비후보에게 “무난한 2등 전략은 패배로 귀결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것도 자신이 이번 선거에 민주당 페이스메이커로 나온 것이 아니라 실제 다크호스임을 천명한 것이다. 

‘젊고 강한 경제 시장’을 앞세운 박성훈, ‘믿을맨의 중단 없는 전진’을 선언한 변성완. 과연 두 예비후보가 본선 무대에서 경쟁하는 것을 볼 수 있을까.





주간동아 1276호 (p48~49)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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