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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아들’ 제보자를 비방한 5000명, 피소 후 게시글 삭제 행렬

당직사병 현모 씨 측 “더 이상의 선처는 없다. 악플 지속되면 2차 고소할 것”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추 아들’ 제보자를 비방한 5000명, 피소 후 게시글 삭제 행렬

‘당직사병 현XX 일베라던데…극우발언으로 군에서도 왕따였다고.’ 

국내 최대 중고자동차 매매 온라인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 9월 13일 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저격’ 대상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현모(26) 씨. 게시물에는 현 씨에 대한 원색적 비난과 사진이 담겼다. 현재 게시물 작성자는 서울영등포경찰서에 고소됐다. 

당직사병 현 씨가 1일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과 황희두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를 포함한 네티즌 5000여 명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 훼손과 모욕죄 혐의로 서울영등포경찰서에 고소했다. 현씨가 추 장관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에 고소한 지 50일 만이다. 현 씨를 대리하는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은 8일 “두 달 동안 악플러들에게 사과를 받아주고 선처하는 기간을 가졌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을 제외하고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다. 고소 이후에는 사과를 해도 선처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 뉴스 댓글과 친문 커뮤니티에서 대부분 발생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 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당직사병 현모 씨와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이 10월 12일 추 장관의 명예훼손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기 위해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을 방문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 씨의 휴가 미복귀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당직사병 현모 씨와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이 10월 12일 추 장관의 명예훼손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기 위해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을 방문했다. [뉴스1]

현모 씨 측이 경찰에 증빙자료로 제출한 피고소인 식별 정보는 7692건. 인터넷 뉴스 댓글은 물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현 씨를 향해 악성 게시물과 댓글을 남긴 누리꾼에 대한 정보가 담겼다. 현 씨 측은 커뮤니티를 선별하지 않고 인터넷 전반을 살펴보는 방식으로 조사했다. 현씨를 비방하는 악성 댓글이 가장 많이 발견된 곳은 포털 사이트 ‘다음’이였다. 총 2681건이다. 그 뒤를 이어 딴지일보(1689건), 페이스북(600건), 클리앙(581건) 순이다. 모두 20곳이 넘는 곳에서 악성댓글과 모욕 및 명예훼손성 게시물이 발견됐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두둔하는 ‘친문 성향’의 게시글과 댓글이 다수 노출된 커뮤니티에서 현 씨를 향한 비방 글이 두드러지게 많았다. 방송인 김어준 씨가 총수로 있는 딴지일보 자유게시판과 IT커뮤니티 클리앙 등에서 현씨에 대한 비방 게시물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클리앙에서는 올 7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여성 A씨에 대한 2차 가해가 벌어져 경찰이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게임 커뮤니티 루리웹과 중고자동차 매매 커뮤니티 보배드림에서도 200여 건에 가까운 비방 글이 경찰에 접수됐다. 



이들 커뮤니티에서는 현 씨를 ‘일간베스트 이용자’이라고 모함한 글이 올라왔다. ‘현병장이란 벌레가 신상공개 최초 유포자인 ○○일보에는 익명 처리를 요청하고 황의 의원은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한다.…이 놈 인터뷰 때 목소리 들어보니 억양이 그쪽이다.’ ‘뭐지 이XX는? 옆중대 XX가 왜 참견하고 X랄이야?’ ‘아주 철저하게 수사하고 가장 강력한 처벌해야 합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아들이기 전에 대한민국의 선량하고 평범한 국민을 사회에서 아주 생매장시키려고 작정하고 악의적으로 범죄자 만드는데 주도적으로’ 등의 게시글을 남겼다. 

추 장관의 아들 서 모(27) 씨의 휴가 연장 의혹을 수사한 서울동부지검은 9월 28일 추 장관 및 주요 관련자들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 처분에 따라 현씨가 한때 ‘무고’ 의혹에 몰리기도 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11월 20일에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당직사병이 공익신고자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고소 소식 들리자 게시글 삭제 행렬 이어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 참석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 참석했다. [뉴스1]

현 씨 측에서 5000여 명 고소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온라인 여론에 반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에서는 고소 사실 발표 전부터 현 씨에 대한 과도한 비방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있어왔다. 현 씨가 5000명을 고소하기 전 보배드림에 올려진 한 게시글에도 ‘린치를 정의라고 생각하는 건가. 행위에 따르는 대가도 잘 생각해 보시길 바람’이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현씨 측의 고소 방침이 알려지면서 그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고소 사실을 알린 기사에는 ‘응원합니다’ ‘절대 봐주지 마세요. 정치 성향을 떠나 손가락으로 인격살인하는 인간들 벌금 좀 내야 합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주간동아가 고소장 내역을 토대로 피고소인들의 과거 게시물을 확인한 결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과거 지우기’에 바빴다. 클리앙의 경우 8일 고소장과 함께 접수된 18개의 게시물 중 16개 게시물이 삭제됐다. 루리웹은 접수된 14건이 전부 삭제된 상태다. 보배드림에선 비방 글 14건 중 4건이 지워졌다. 

다급히 게시물을 지우더라도 법적 절차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소장은 “고소 소식을 들은 일부 악플러들이 안일하게 생각하고 게시물을 지웠을 수 있다. 하지만 고소 발표 전에 화면 캡처 등을 통해 증빙자료를 모두 수집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고소 이후가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고소 이후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고소 이후가 중요하다. 악플러가 처벌받는다는 결과가 분명히 나타나면 악플러를 억제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반면 일부 악플러에게만 벌금이 내려지는 결과로 귀결되면 ‘악플을 남겨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생각도 강화될 수 있다. 악성 게시물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등 악플 문제에 대해 적극 대응하는 시스템 및 문화 형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581건의 악성 게시물 및 댓글이 신고된 클리앙에는 고소 소식을 전하며 ‘고소한 게 5000명이고 수사 자체는 두 자리 수 정도 할 것 같다’ ‘5000명 다 고소장 올 수 있나’ 등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다만 해당 게시글에는 전과 달리 ‘모욕죄 악플은 반드시 처벌받기 바랍니다’ 등의 반박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개인이 5000여 명을 고소하려면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법적 절차를 거치며 시시비비가 가려진다면 악플러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대규모 악플러에 대한 개인 차원의 대응이 효과를 거두기란 쉽지 않다. 공정한 정부 및 사회를 지향한다면 현 병장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돕기 위한 지원이 필요했다고 본다. 악플러에게 당하는 개인을 돕는 공적 기관이나 보호 제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악플러들의 활동이 지속된다면 2차 고소도 염두에 두고 있다. 선처는 없으니 주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1268호 (p20~22)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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