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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중고거래 앱으로 집안 살림 팔아보니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사진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 애플리케이션

3대 중고거래 앱으로 집안 살림 팔아보니

  • ● 거래 지역 ‘전국구’인 중고나라는 카페등록 기능으로 창구 많아
    ● 동네 직거래 당근마켓은 친근한 대면 거래로 신뢰감 높아
    ● 거래 지역을 전국이나 동네로 선택하는 번개장터는 안심결제 기능
“오늘은 또 뭘 팔았어?” 

옆자리 선배가 묻는다. 최근 케이블TV 방송 tvN ‘신박한 정리’를 비롯해 곤도 마리에 같은 저자의 ‘미니멀리즘’ ‘정리’를 강조하는 책들이 ‘집콕’ 하는 시간이 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시류에 편승해 집 안을 비우고 싶어졌다. 얼마 전 ‘당근마켓’에 물건을 올렸는데, 그날 다 팔리는 경험을 하고 기분이 좋아진 차였다. 3대 중고거래 사이트로 불리는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을 통해 2주간 물건을 팔아보고 각각의 장단점을 정리했다.

중고차도 거래하는 중고나라

중고나라 애플리케이션 화면.

중고나라 애플리케이션 화면.

집에 머물면서 가장 먼저 쓴 중고거래 사이트는 중고나라. 2300만 명이 이용하는 플랫폼이다. 예전에는 네이버 카페에 가입해 글을 올려야 했는데, 요즘에는 애플리케이션(앱)이 잘 돼 있어 카페에 접속하지 않고도 중고거래를 할 수 있다. 

그래도 가장 큰 장점으로 보이는 건 ‘카페등록’ 기능이었다. 앱에 올린 내용 그대로 1800만 명이 가입한 네이버 카페에도 올릴 수 있다. 다만 물건이 팔렸을 때도 글이 올라가는 구조라, 뒤늦게 물건 구매 관련 연락이 오는 걸 방지하려면 카페에 들어가 이전에 올린 글을 지우는 센스가 필요하다. 거래 글을 올리면 포인트가 적립된다. ‘시세조회’ 기능은 상당히 유용했다. 같은 물건을 다른 사람은 얼마에 내놓았는지 확인이 가능해 물건의 적정가를 정할 수 있었다. 

‘재등록’ 기능을 활용하면 이전에 올린 제품을 다시 노출할 수 있었다. 하루에 10회까지 사용이 가능했다. 부득이하게 택배 거래를 해야 한다면 ‘안전결제’ 기능을 활용하면 좋다. 구매자가 구매를 확정하면 판매 대금이 정산된다. 구매자 확정을 기다려야 하기에 급전이 필요해도 인내심을 조금 가져야 한다. 



여러 사람과 거래하면서 느낀 것은 메신저로 말이 너무 많은 사람은 거래 후에도 피곤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흠집이나 얼룩이 있는지 확인하겠다며 ‘아이디(ID)가 보이게 사진 여러 장을 보내달라’ 하고는 잠수를 타 거래가 불발되기도 했다. 또 다른 사람은 약속 시간에 맞추지 못하고 ‘내가 닥터 스트레인지도 아닌데 늦을 줄 어떻게 알고 원한다고 뿅 나타날 수 있겠나. 가까운 지하철 보관함에 넣어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믿고 바로 선입금한 구매자에게는 택배비를 덜어주거나 ‘덤’을 주기도 했다. 이렇게 10월에는 무선충전기와 AI(인공지능) 스피커, 가습기 등을 팔아 총 7만 원을 벌었다. 

중고나라에는 중고차 거래 코너도 있다. ‘내 가게’ 외에 ‘내 차고’ 메뉴가 있는데, 주식회사 카옥션과 제휴해 중고차량을 팔 수 있는 서비스다. 차량 번호와 소유자명, 연락처를 입력하면 전문 평가사가 차량을 평가하고 600여 개 회원사가 차량을 경쟁 입찰해 팔아준다. 올해 6월부터 현재까지 이용 건수는 2300여 건이다.

‘빨리팔기’ 기능 돋보인 번개장터

번개장터 앱 화면.

번개장터 앱 화면.

연예인 집을 전문가와 진단하고 정리해주는 ‘신박한 정리’에서 연예인들이 팔기로 한 물건이 방송 이후 올라오는 사이트가 바로 ‘번개장터’다. 다운로드 수는 1000만 이상으로, 밀레니얼 세대 이용자가 많다. 가입하면 내 상점 오픈일과 방문 수 외에도 며칠 전 접속했는지, 현재 접속 중인지 같은 정보가 나온다. 본인인증을 한 상점에는 배지가 달린다. 

번개장터는 중고나라와 당근마켓의 절충안 같은 느낌을 줬다. 중고물품을 전국구로 팔 수도 있고, 선호 거래 지역도 설정할 수 있었다. ‘우리 동네만’으로 설정하면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기반으로 동네에서 중고거래를 할 수 있는 당근마켓처럼 구매자 위치 기준으로 반경 2~10km 범위에서 상품을 사고팔 수 있었다. 택배 거래보다 직거래를 선호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기능이었다. 

‘빨리팔기’ 기능을 통해 내 물건이 더 잘 보이도록 끌어올릴 수도 있었다. 전문 사업자들이 활용할 만한 기능이었다. ‘배달의민족’ 내 음식점 상단 노출처럼 ‘파워UP’을 구입하면 클릭당 80원 수준에서 상품 클릭 수를 높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온전히 개인이 파는 물건보다 사업자의 물건이 상단에 많이 노출되는 건 단점이었다. 

다만 소량의 물건을 내놓는 이용자라면 하루에 10개까지 무료로 UP 기능을 쓸 수 있다. 물건을 판다고 글을 올리면 일정 시간 후 ‘노출 수에 비해 클릭 수가 적어요’ ‘상품 반응이 좋아요. 더 홍보해보세요!’ ‘상품이 눈에 잘 띄지 않아요’ 같은 알림이 떴다. 도움말에 따라 글을 수정하면 판매 확률이 높아지는 식이었다. 쇼핑몰을 별도로 구축하지 않고도 이런 기능들을 활용해 물건을 팔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중고나라에 ‘안심결제’가 있다면 번개장터에는 ‘번개페이’가 있다.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고도 번개페이를 통해 안심결제 같은 방식으로 물건을 거래할 수 있었다. 입력해둔 계좌로 구매 확정이 되면 돈이 들어왔다. 앱에서 방문 택배나 편의점 택배를 손쉽게 신청할 수도 있었다. 번개장터를 통해서는 잘 입지 않는 맨투맨과 니트, 카디건 등을 팔아 17만 원을 벌었다.

한층 더 친근해진 당근마켓

당근마켓 앱 화면.

당근마켓 앱 화면.

‘당근마켓’은 누적 가입자 수 1200만 명에 달하는 동네 중고 직거래 마켓이다. 게시글 중 지역 광고는 별도로 표시가 붙는다. 동네 기반으로 직거래를 지향하는 중고거래 마켓이기에 수시로 GPS 기준으로 동네 인증이 이뤄진다. 동네 인증 횟수가 많다면 근처에 사는 사람일 확률이 높기에 허위 매물을 올리거나 거래가 불발될 가능성이 적다. 

당근마켓에는 ‘매너 온도’가 있다. 처음에는 36.5도에서 시작하지만 거래하고 매너 평가를 주고받으면 온도가 내려가거나 올라간다. 재거래희망률과 응답률이 나와 있어 중고거래 입문자의 경우 재거래희망률과 매너 온도가 높은 사람과 거래하면 사기당할 확률을 줄일 수 있다. 기자의 매너 온도는 52.5도, 재거래희망률은 54명 중 54명이 만족해 100%였다. 회사 선배가 “그렇게 팔고도 아직도 팔 게 남았느냐”고 할 정도로 안 쓰는 물건이 많았던 터다. 

앱에서 약속을 잡으면 약속 시간 전 알려주고, 자체적으로 만든 캐릭터 이모티콘으로 소통도 가능해 다른 두 중고거래 사이트에 비해 아기자기한 느낌이 강했다. 당근마켓은 하루에 5번까지 기존에 쓴 글을 ‘끌올(끌어올리기)’ 할 수 있었다. 첫 후기를 쓰거나 무료 나눔을 하거나, 매너 평가를 남기면 배지도 받을 수 있다. 

여러 물건을 팔다 보니 이전에 거래한 사람이 물건을 다시 사가기도 했다. 나름대로 ‘단골’이 생긴 셈이다. 이틀 연속 기자의 물건을 산 한 중년 여성은 “이 아파트 옆 단지에 좋은 물건을 자주 내놓는 사람이 있다. 이 거래가 끝나면 거기 가서 사기로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네의 큰 건물 앞에서 거래하다 보니 반려견과 함께 산책 겸 거래하러 나오는 이도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기자가 사는 아파트 단지 앞 카페에는 얼마 전까지 집에서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극세사 방석이 놓여 있다. 사용 기간이 얼마 안 남은 마스크팩을 이웃에게 무료로 나눠준 일도 있었다. 포장도 안 뜯은 문구류를 덕분에 싸게 산다며 정말 즐거워하던 대학생, 물건을 저렴하게 줘 고맙다며 카페에서 커피를 사준 남성, 엄마 심부름으로 자전거를 타고 나와 물건을 받아간 남학생, 아내의 아바타가 돼 심부름을 온 남편들과도 즐겁게 거래했다. 

당근마켓은 한 달 동안 얼마나 거래했고 얼마를 벌었는지 매달 가계부 형태로 알려준다. 10월 한 달간 20여 건을 거래하고 33만 원을 벌었다. 집에 셀카봉과 삼각대, 카메라 용품이 그렇게 많은지 처음 알았다. 택배 거래였다면 배송비가 더 나왔을 물건들도 잘 팔렸다.

기본적인 안전 거래 팁

작정하고 속이려 드는 사람에게는 당할 수밖에 없지만,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넌다면 마음고생을 덜 수 있다. 중고거래를 하기 전 2006년부터 범죄 피해 방지와 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해 운영되는 사기 피해 정보공유 사이트 ‘더치트’에 접속해 이용자의 휴대전화번호나 계좌번호를 조회해보자.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거래하지 않는 편이 나중에 돈이나 물건을 받지 못해 속앓이하는 것보다 낫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도 남의 아이 사진을 도용해 올리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으니 중고거래 앱을 깔았다면 더치트 앱 설치는 필수다. 

또한 주요 중고거래 앱에는 메신저 기능이 활성화돼 있다. 따라서 거래할 때 카카오톡이나 다른 메신저 거래보다 사이트 내부 서비스를 이용하는 편이 더 안전하다. 외부 채널에서 한 거래가 사기일 경우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 거래 내역이 없거나 생긴 지 얼마 안 된 계정이라면 거래할 때 다시 한 번 살펴보는 것도 안전한 방법이다.

또 다른 선택지, 기부

집 안을 비우고, 죽은 물건을 살린다는 목적이 컸기 때문에 다짜고짜 1만 원씩 후려치며 깎아달라는 사람에게는 물건을 팔지 않았다. 그 대신 그런 물건들은 모아서 사회적 기업 ‘아름다운가게’에 기부했다. 가격표도 제거하지 않은 옷과 안 쓰는 가전제품, 다 읽은 책을 정리하니 라면박스 3개가 나왔다. 집을 정리하고 싶다면 ‘버리기’ ‘팔기’ 외에 ‘기부’라는 선택지도 있다. 단, 내가 쓰지 않는 물건을 보내야지 쓰기 싫은 것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 그런 건 남도 쓰기 싫을 테니 말이다. 아름다운가게 홈페이지에서 기부 가능한 품목과 불가능한 품목을 확인할 수 있다.





주간동아 1265호 (p48~51)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사진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 애플리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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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67호

2020.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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