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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아들 ‘황제 휴가’ 의혹 4가지

사병 통화 논란부터 검찰 조서 누락 의혹까지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추미애 아들 ‘황제 휴가’ 의혹 4가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동아DB]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동아DB]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 씨가 군복무 시절 특혜성 휴가를 누렸다는 의혹과 관련해 여야 공방이 뜨겁다. 관련 의혹은 지난해 12월 추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 때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서씨와 관련한 공익제보를 공개하면서 불거졌고 최근 국민의힘 김도읍, 신원식 의원이 사건 제보자 영상과 통화 녹취록 등을 공개하며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인사청문회 당시 자유한국당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추 장관을 검찰에 고발했고 사건은 서울동부지방검찰청(동부지검)에 배당됐다. 

서씨는 2016년 11월부터 21개월간 육군 카투사로 복무하면서 연가 28일, 특별휴가 11일, 병가 19일 등 모두 58일의 휴가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의혹이 제기된 것은 2017년 6월 5~14일 1차 병가, 같은 달 14~23일 2차 병가, 24~27일 연가 등이다. ‘서씨가 휴가 기간이 끝났음에도 무단으로 복귀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서씨 측도 공개 해명과 반박에 나섰다. 

김도읍 의원실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2017년 6월 25일 당직 사병이던 A씨는 “서씨가 복귀 날짜(2017년 6월 23일)보다 이틀이 늦은 날(2017년 6월 25일)에도 복귀하지 않아 전화를 걸었더니 집이라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이어 A씨는 “서씨와 통화를 마치고 얼마 안 돼 한 대위가 당직실로 찾아와 자신이 서씨 휴가를 연장했으니 서씨를 휴가자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 같은 내용을 올해 6월 검찰에 참고인 조사를 받으러 가서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 1. 서씨와 당직 병사의 통화 여부

하지만 서씨 측은 9월 2일 변호인을 통해 “A씨가 말하는 모든 상황은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에 따르면 서씨는 입대 전부터 양쪽 무릎이 좋지 않아 통증을 느꼈다. 2015년 4월쯤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음에도 입대를 결심했고 2016년 11월 카투사에 배속됐다고 한다. 

이후 서씨는 오른쪽 무릎도 통증이 심해져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2017년 6월 5일부터 14일까지 10일간 1차 병가를 받아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술을 했다. 또 수술 후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같은 해 6월 15일부터 23일까지 9일간 2차 병가를 받았고 21일 실밥을 제거했다는 것이다. 서씨는 2018년 8월 27일 만기 전역했다. 



서씨 측 변호인은 A씨를 겨냥해 “근거 없이 떠도는 이야기를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처럼 만들어 옮기는 ‘n차 정보원’의 전형”이라며 “서씨가 원래 복귀해야 하는 날짜는 6월 23일인데 이날 당직 사병은 A씨가 아닌 제3자였고, 서씨는 제3자와 통화했으며, A씨와는 통화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 주장은 다르다. 본인이 서씨의 미복귀를 인지한 건 6월 25일이 맞고, 그날 오후 9시 19분쯤 자신이 페이스북 메시지로 동료 병사들에게 ‘나 특이사항 없습니다 보고 끝내고 ◯◯(점호 병사)이한테 전화 받고 소름 돋았다. 추미애 씨 집이 서울이라 정말 다행이다. 야식장부로 해서 스무스하게 복귀한 걸로 해야지’라고 썼다는 것.

의혹 2. 휴가 관련 서류 누락 여부

물론 A씨가 윗선에서 휴가를 연장한 사실을 모르고 서씨에게 전화를 걸었을 수도 있다. 서씨의 병가 행정절차를 살펴보면 객관적 자료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신원식 의원에 따르면 병원 진단서나 군의관 심의 같은 근거를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9월 1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출신인 신 의원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휴가 기록도 없고, 군의관 소견서도 없고, (병가의) 근거가 없다”며 “(지휘관인) 중령의 구두 승인만으로 집에서 지낸 게 적법한가”라고 질의했다. 

앞서 신 의원은 사전 배포한 국방위원회 질의자료를 통해 “당시 (휴가) 승인권자인 B씨는 ‘1·2차 병가 관련 기록이 누락된 것을 인정한다’면서 ‘다만 당시 1100명 내외의 병력을 행정 관리하다 보니 누락된 것이다. 휴가 명령권자는 나 자신이므로 내가 승인하면 그게 명령이다. 병가를 위한 당사자 면담 관련 기록은 연대통합행정시스템에 입력돼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정경두 장관은 “서류상에 (절차가) 안 남겨져 행정절차상 오류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절차에 따라 병가와 휴가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서씨가 무릎 통증을 호소했기에 관례대로 우선 병가를 구두로 승인한 것이라는 의미다. 이어 정 장관은 “(지휘관의) 면담일지나 상담일지에는 (서씨의 병가 근거가) 기록이 돼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추가적인 행정 부분들조차 완벽하게 해야 했는데, 일부 안 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단순한 행정 오류라고 하면 군 관계자만 징계를 받아야겠지만,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 기록되지 않거나 삭제됐다면 공용서류 손상 및 은닉, 증거인멸, 직권남용 등의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며 “만약 해당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공정과 정의를 다루는 추 장관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가운데)이 9월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병가 연장과 관련해 군 관계자와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동아 DB]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가운데)이 9월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병가 연장과 관련해 군 관계자와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동아 DB]

의혹3. 추미애 보좌관의 통화 여부

신 의원은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다음 날인 9월 2일, 당시 추 장관 보좌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군 관계자의 증언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앞서 추 장관은 보좌관이 군부대와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녹취록에 등장하는 인물은 서씨의 휴가 관련 행정책임자인 지원장교 C대위와 지역대장 D중령이다. 먼저 C대위는 “추 의원 보좌관으로부터 서 일병의 병가가 연장되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왔다”며 “보좌관 역할 자체는 국회의원 업무를 보좌하는 건데, 왜 보좌관이 굳이 이걸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또 C대위는 “서 일병의 병가가 곧 종료된다. 통원과 입원이 아닌 집에서 쉬면서 회복하려 하는데 병가 처리(연장)가 안 되느냐”는 전화 문의에 규정 확인 절차를 거쳐 “집에서 쉬는 것은 병가 처리가 안 된다”고 보좌관이라는 사람에게 다시 전화로 알려줬다고 한다. 

녹취록에서 D중령도 “(C대위가 추 의원 보좌관으로부터) 병가를 연장할 수 없느냐, 그런 전화를 받은 거 같고 C대위가 안 된다고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서씨의 군부대로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을 받는 추 장관 보좌관 중 한 명은 현재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야당은 “추 장관이 당대표 시절 수석보좌관을 지낸 E씨가 최근 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고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 중”이라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E씨는 2011년부터 2017년 말까지 추미애 의원실 보좌관으로 근무했으며 ‘군부대 전화’가 있었던 2017년 6월 당시 추 의원 관련 각종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씨의 휴가와 관련해서는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당시 다른 보좌관인 F씨는 추미애 당대표실에서 국회 업무를 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F씨는 2018년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 광진구 지역 시의원 후보로 출마해 당선했다. F씨가 후보로 공천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추 장관이었고, F씨가 출마한 선거구 역시 추 장관이 5선 의원을 지낸 광진을이었다. F씨는 최근 언론을 통해 “서씨 휴가와 관련해 군부대에 전화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서씨 측 변호인단은 다른 의혹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하면서도 “보좌관이 전화를 걸었다”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아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의혹 4. 군인들의 진술, 검찰 누락 여부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서씨의 군부대 미복귀 의혹 수사는 야당이 고발한 지 8개월여가 됐지만 검찰은 기소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서씨와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당직 사병 A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6월에서야 진행됐다. 보좌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C대위도 검찰에서 똑같은 내용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동부지검은 이 내용을 참고인 신문조서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동부지검은 관련 진술이 누락됐다는 보도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야당은 ‘특임검사’ 임명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인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추 장관이 현직 장관이라 검찰이 공정수사를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며 “그래서 특임검사를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법무부 장관이 권력을 남용해 자신과 관련된 수사에 개입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국가의 명운이 달린 심각한 범죄’라며 ‘윤석열 검찰총장은 추미애 장관이 보좌관의 전화 진술을 은폐하는 데 관여했는지 여부를 즉각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하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용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정과 정의를 다루는 우리 (법무부) 장관이 이런 논란에 휩싸인 것 자체가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며 “교육과 병역의 문제야말로 우리 국민에게 역린의 문제이고, 공정과 정의의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박 의원은 “추 장관 아들도 ‘억울하다’는 입장인 만큼 빨리 정리해 억울함을 드러내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의심을 받는 상황인 데다 의혹이 증폭된 만큼 서씨 관련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 한 인사는 “최근 동부지검이 해당 사건에 수사 인력을 긴급 투입하는 등 빠르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추 장관이 검찰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검찰 출신인 김영종 변호사는 “처음부터 검찰이 빠르게 수사를 진행했으면 됐을 것을, 이제 와 아무리 빨리 사건을 종결짓는다 하더라도 그 결과가 얼마나 공정할지는 의문”이라며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주간동아 1256호 (p4~7)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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