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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요즘 여성 팬덤 선호하는 이유

여성 팬덤 충성도는 남성보다 훨씬 강해…확산력과 구매력도 여성 상위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기업들이 요즘 여성 팬덤 선호하는 이유

토니모리의 얼굴이 된 김요한(왼쪽부터). 클리오 첫 남성 모델 김우석. 끌레드벨 첫 남성 모델 조승연. [토니모리, 클리오, 끌레드벨]

토니모리의 얼굴이 된 김요한(왼쪽부터). 클리오 첫 남성 모델 김우석. 끌레드벨 첫 남성 모델 조승연. [토니모리, 클리오, 끌레드벨]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광고업계는 경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인지도와 호감도가 높은 남자 스타를 브랜드 모델로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광고 전문매체 ‘AP신문’이 조사한 ‘2020년 5월 광고 동향’에 따르면 5월 한 달 동안 광고 계약은 총 154건으로, 전속모델 남녀 성비는 52.3% 대 42.9%로 나타났다. 남자 모델을 기용한 브랜드가 10% 가까이 많은 것이다. 

남자 모델 선호 경향이 두드러진 분야는 뷰티업계로 조사됐다. 화장품 광고 모델은 오랫동안 수려한 미모의 여배우가 도맡아왔지만 최근에는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꽃미남 아이돌 가수를 브랜드 얼굴로 내세우는 업체가 점점 늘고 있다.

남자 모델 선호 현상 뚜렷

화장품 업체들인 끌레드벨, 토니모리, 클리오는 모두 프로젝트그룹 엑스원(X1) 출신 가수를 전속모델로 기용했다. 클리오는 2월 그룹 업텐션 멤버 김우석을 첫 남성 모델로 영입했다. 클리오에서 마케팅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은 “김우석의 화려한 비주얼과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브랜드 가치와 잘 맞는다”고 그 이유를 설명하면서 “팬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김우석의 메인 광고 제품은 포토카드, 스티커 등 한정판 아이템 오픈 당일 판매량이 전일 대비 20배 가까이 치솟았고, 광고 영상은 유튜브와 SNS에서 게재 한 달 만에 조회수 700만 회를 돌파했다. 6월 중순 진행된 ‘클리오X김우석 랜선 팬밋업’ 행사도 100명 모집에 3500명이 응모해 성황리에 끝났다. 

끌레드벨은 ‘우즈’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조승연과 3월 전속모델 계약을 맺었다. 끌레드벨이 남성 모델을 기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소영, 김희애의 뒤를 잇고 있는 조승연에 대해 끌레드벨 관계자는 “트렌드를 이끄는 밀레니얼 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하고자 중년 여성 모델이 아닌 20대 남성 모델을 기용했는데 마케팅 효과가 기대 이상”이라며 “3월에 선보인 조승연의 성 이니셜을 딴 CSY 리미티드 쿠션 에디션 4000개가 1시간 만에 다 팔렸을 정도”라고 말했다.
 
송가인과 함께 예능프로그램 ‘악(樂)인전’에 고정 출연 중인 X1 출신 가수 김요한을 6월 8일 전속모델로 기용한 토니모리도 최근 매출이 급상승했다. 토리모리가 제작한 김요한의 화보를 구하려고 매장을 직접 찾은 팬들이 여러 종류의 제품을 한꺼번에 사가고 있어서다.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그의 팬들이 올린 제품 구매 인증 사진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순수한 ‘남친미’부터 도시적인 세련미까지 소화하며 한 가지로 정의하기 힘든 매력을 갖춘 김요한의 모습이 각기 다른 개성을 드러내면서 당당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브랜드 정체성과 잘 어울려 모델로 영입했다”며 “김요한을 기용한 후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까지 덩달아 높아졌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X1 출신인 그룹 H&D 멤버 이한결도 5월 화장품 브랜드 블랑풀의 얼굴이 됐다. 그룹 EXO 멤버 백현은 4월 뷰티 브랜드 티르티르, 뉴이스트 리더 JR(김종현)은 같은 달 오리진스 모델로 발탁됐다. ‘미스터트롯’ 출신 트로트 스타들도 뷰티 브랜드 모델로 이름을 올렸다. 임영웅은 3월 화장품 브랜드 리즈케이, 이찬원은 4월 웰더마, 노지훈은 5월 김정문알로에와 전속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여심 공략 보증수표 임영웅

쌍용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G4 렉스턴 모델 임영웅.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G4 렉스턴 모델 임영웅. [쌍용자동차]

그중에서도 임영웅의 활약이 돋보인다. 화장품뿐 아니라 자동차, 커피, 정수기, 건강식품 등 15개사 광고모델로 기용된 그는 출연하는 광고마다 높은 TV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시청률 조사기관 TNMS 미디어데이터에 따르면 5월 한 달 동안 시청자가 가장 많이 본 광고도 임영웅을 모델로 한 쌍용자동차 ‘G4 렉스턴’였다. 쌍용자동차는 임영웅을 모델로 기용한 후 G4 렉스턴 판매량도 4월 657대에서 5월 1089대, 6월 1349대로 급격히 늘었다.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임영웅을 모델로 발탁한 이유에 대해 “G4 렉스턴 화이트 에디션의 화사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잘 어울리고, 주요 타깃인 중년 여성 소비자들부터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요즘은 승용차를 공동 사용하는 부부가 많아 최종 구매 결정을 할 때 여성 소비자의 취향과 선호도가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여성 팬덤을 몰고 다니는 아이돌가수나 트로트 스타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브랜드가 많아진 것도 “여심 공략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마케팅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팬덤 문화 연구자들에 따르면 여성 팬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지켜주려는 모성 본능과 결속력이 강해 남성 팬덤보다 반응이 즉각적이고 확실하게 나타난다. 특히 서바이벌 오디션프로그램으로 탄생한 남자 스타의 팬덤은 4050세대 여성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들은 구매력이 있고 충성도가 높아 ‘최애’가 광고하는 제품을 적극 소비하는 것으로 애정을 증명하고, 이 같은 문화를 향유하며 결속을 다지는 특성을 보인다.

검증된 흥행카드, BTS & 강다니엘

지난해 KT 갤럭시노트10 레드 광고 모델로 활약할 당시 강다니엘(왼쪽).  현대자동차 글로벌 수소캠페인에 브랜드 홍보대사로 참여한 방탄소년단. [뉴스1, 현대자동차]

지난해 KT 갤럭시노트10 레드 광고 모델로 활약할 당시 강다니엘(왼쪽). 현대자동차 글로벌 수소캠페인에 브랜드 홍보대사로 참여한 방탄소년단. [뉴스1, 현대자동차]

광고업계는 방탄소년단(BTS), EXO, 강다니엘처럼 열성 팬이 많은 아이돌을 모델로 기용한 광고를 통해 여성 팬덤의 이러한 성향을 이미 학습했다. 지난해 강다니엘을 모델로 세운 KT 갤럭시노트10 아우라 레드 광고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900만 회에 육박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현재 누적 조회수는 1122만 회를 넘었다. 이 광고가 전파를 탄 후 갤럭시노트10 개통 고객을 분석한 결과 아우라 레드 색상을 선택한 고객이 30%, 이 중 여성 비율은 70%에 달했다. 

방탄소년단은 ‘BTS셀러’(BTS를 통하면 베스트셀러가 된다는 의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확실한 광고 효과를 증명해왔다.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현대자동차가 처음 공개한 글로벌 수소캠페인 특별영상도 예외가 아니다. 방탄소년단이 브랜드 홍보대사로 출연한 이 영상은 유튜브에 올린 지 27일 만에 조회수 1억 회를 넘어섰다. 현대자동차 캠페인 영상 가운데 최단 기간 1억 회를 돌파한 것. 아름다운 대자연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려면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이 영상에는 6만5000여 회의 ‘좋아요’와 함께 2400여 개의 선플이 달렸다.





주간동아 1248호 (p36~38)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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