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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잠 못 들게 할 현무-4, 곧 대량 생산 [웨펀]

전술핵급 벙커버스터 미사일… 북한 전역의 지하 시설 5분 내에 타격 가능

  •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김정은 잠 못 들게 할 현무-4, 곧 대량 생산 [웨펀]

육군 지대지미사일 현무2 탄도미사일 실사격. [육군 제공]

육군 지대지미사일 현무2 탄도미사일 실사격. [육군 제공]

국가안보 정책을 입안할 때 한국만큼 주변국의 눈치를 보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이라는 심각한 위협 앞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조차 방어용 무기인 사드(THAAD) 배치가 큰 사회적 논란거리로 떠오를 정도였으니 말이다. 

타국이 우리를 위협해도 우리는 타국의 심기를 건드리면 안 된다는 논리가 희한하게도 대세(大勢)인 이 나라에서 군이 전략적 억지력을 갖기란 쉽지 않다. 우리 하늘을 지키기 위한 F-15K 전투기를 도입할 때는 이 전투기의 강력한 폭장량이 북한과 중국을 자극할 것이라는 반대 목소리가 튀어나왔고, 우리 바다를 지키기 위한 이지스 구축함을 도입할 때도 이 군함의 도입이 군비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주장이 튀어나왔다. 북한과 중국이 우리를 향해 각각 수백 발의 탄도 미사일을 겨누며 서울 불바다를 운운하던 바로 그 상황에서도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에 가입하는 것은 동북아 평화를 깨는 일이라는 해괴한 논리가 여론을 지배해 왔다.


공세적 억제 필요성 제기

지대지 탄도미사일 동해상 표적지를 향해 발사. [국방일보 제공]

지대지 탄도미사일 동해상 표적지를 향해 발사. [국방일보 제공]

이런 상황에서 명백하게 공세적인 무기인 탄도 미사일 전력을 강화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한미 미사일 지침이라는 족쇄도 분명 있었지만, 한국군의 고성능 탄도 미사일 보유는 중국과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국내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이 핵과 미사일 전력을 급속도로 강화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한국이 아무리 요격 미사일을 배치해도 동시에 대량으로 날아오는 북한 탄도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이명박 정부 후기부터 공세적 억제 방안, 즉 공격 무기를 갖춤으로써 북한의 도발 의지를 억제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이 공세적 억제 방안으로 선택한 것은 크게 두 가지였다. 언제든 평양 상공에 들어가 김정은의 거처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스텔스 전투기인 F-35A와 신속하게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고성능 탄도 미사일이었다. 



스텔스 전투기인 F-35A는 전투기로서의 성능 자체는 탁월했지만, 공군기지를 이륙할 때 그 기도가 노출될 우려가 있었고, 청주공군기지에서 평양까지의 거리가 약 290km나 되기 때문에 출격 후 목표 상공 도달까지 1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청주기지에서의 전투기 이륙을 보고 받고 김정은이 대피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러나 탄도 미사일은 다르다. 충북 모처의 미사일 기지에서 발사된 지대지 탄도 미사일이 평양 한복판의 목표에 탄착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3분 안팎이다. 북한이 아무리 빨리 미사일 발사를 인지하더라도 평양의 지도부가 대피하기에는 너무도 짧은 시간이다. 이 때문에 탄도 미사일은 한국군이 보유한 여러 자산 가운데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그나마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평가됐다. 

문제는 한미 미사일 지침이었다. 박정희 정부의 탄도 미사일 개발에 반대했던 미국이 1979년 존 위컴 한미연합사령관 명의로 보낸 미사일 개발 중단 권고를 한국정부가 받아들임으로써 시작된 한미 미사일 지침은 약 20여 년간 사거리 180km에 탄두중량 500kg이라는 수준에 묶여 있었다.


트레이드 오프 방식

지난 2017년 8월 군 당국이 쏜 현무-2C 탄도미사일. [국방부 제공]

지난 2017년 8월 군 당국이 쏜 현무-2C 탄도미사일. [국방부 제공]

이후 김대중 정부가 1999년 미 클린턴 행정부와 협의해 사거리를 300km로 늘렸고, 이명박 정부가 오바마 대통령과의 담판을 통해 사거리를 800km 수준까지 늘렸다. 이명박 정부는 사거리와 탄두 중량을 협상하면서 이른바 ‘트레이드 오프(Trade-off)’ 방식을 적용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이로써 한국군의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 800km일 때 탄두 중량 500kg, 사거리 300km일 때 탄두 중량 2톤까지 개발과 생산이 허용됐는데 이 때부터 한국은 다양한 사거리와 탄두를 가진 현무 시리즈 탄도 미사일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미사일 지침 개정 이후 가장 먼저 양산된 것은 현무-2B였다. 이 미사일은 지난 2015년 6월, 박근혜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충남 태안 안흥시험장에서 시험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대외적으로 그 존재와 제원이 공개됐다. 

현무-2B 미사일은 충북 모처의 미사일사령부에서 발사했을 때 함경도와 양강도, 자강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500km급 사거리를 확보했고, 탄두 중량 역시 1톤 수준으로 늘어났다. 

현무-2B는 러시아의 SS-26 ‘이스칸데르’와 마찬가지로 편심탄도 비행을 하는 미사일이다. 비슷한 사거리를 가진 다른 나라의 탄도 미사일보다 비행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리지만, 불규칙한 탄도를 그리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이 미사일이 어디로 날아오는지 알 수가 없어 대응 자체가 불가능하다. 

파괴력도 막강하다. 현무-2B의 탄두 중량은 1t으로 강화 콘크리트 약 1.8m를 관통하는 2000파운드급 벙커버스터 BLU-109보다 약 10% 무겁다. 북한의 지하 벙커를 파괴하기 위한 높은 관통력을 얻기 위해서는 운동 에너지를 극대화시켜야 한다. 운동에너지는 질량 곱하기 속도의 제곱이므로 탄두 중량을 크게 높이거나 속도를 높여야 한다. BLU-109에 유도키트를 부착한 GBU-31의 경우 최대 약 13km 고도에서 투하했을 때 폭탄을 투하한 전투기의 비행 속도에 중력가속도가 더해져 음속에 못 미치는 속도로 지면에 탄착한다. 

현무-2B는 BLU-109보다 10% 무겁고 4~5배 이상 빠르다. 단순한 산술적 계산으로도 최소 5배 이상의 운동 에너지를 갖췄다는 이야기다. 이를 관통력으로 환산하면 강화 콘크리트 기준 6~9m 관통이 가능한데, 이는 현존 최강의 벙커버스터라 불리는 GBU-57과 맞먹는 수준이다. 

현재 현무-2B는 동부전선 모 지역과 중부전선 모 지역에 각각 배치되어 유사시 3분 이내에 평양을 타격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데, 내년 이후에는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에도 6발이 탑재되어 운용될 예정이다. 이 잠수함이 서해 남포 인근에 진출하면 평양 중심부는 1분 타격권에 들어온다. 

현무-2B는 현존하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 가운데 가장 강력한 탄두 위력을 가진 미사일임은 분명하지만 문제는 북한 역시 지하 시설 구축에는 도가 튼 집단이다. 북한은 한국군의 현무-2B 전력화를 지켜보면서 자신들의 주요 전략 시설들을 현무-2B의 사정권 밖인 양강도와 자강도, 함경북도 일대의 산속 깊은 곳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한국군에서는 이들 지역까지 타격 가능한 긴 사거리와 더 강력한 관통력을 가진 미사일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현무-4다.


괴물 미사일 현무-4

탄도미사일 실사격. [국방부 국방홍보원 제공]

탄도미사일 실사격. [국방부 국방홍보원 제공]

현무-4는 세계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괴물’ 미사일이다. 사거리는 800km급으로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으며, 높은 운동 에너지를 구현해 적의 지하 시설을 보다 확실하게 파괴하기 위해 비행 속도와 탄두 중량을 각각 마하 10과 2톤이라는 상식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높였다. 이렇게 개발된 미사일은 지난 3월 중순, 안흥 시험장에서 첫 시험발사되며 실전 배치를 위한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 

탄두중량 2톤은 기존 현무-2B의 2배 수준이며, 종말 돌입속도 마하 10이라는 속도는 기존 미사일의 2배 이상이다. 중량과 속도가 각각 2배 증가했기 때문에 ‘MV²’이라는 운동 에너지 산출 공식을 적용하면 이 미사일은 기존 현무-2B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의 파괴력을 가질 것으로 평가된다. 

탄두 자체의 위력도 위력이지만, 운석이 지표면에 충돌했을 때 엄청난 운동 에너지로 충격파를 만들어 파괴 효과를 얻듯이 이 미사일 역시 가공할 충격력과 파괴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군 당국에서는 이 미사일이 현존 최강의 벙커버스터인 GBU-57 대비 최소 3배 이상의 관통력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정도라면 강화 콘크리트는 24m 이상, 일반 지면은 180m는 뚫고 들어가는 수준으로 사실상 전술핵급 위력이다. 

군 당국은 지난 3월 처음 발사된 현무-4가 올해 안에 전투적합 판정을 받으면 내년부터 양산 체제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제 한국군도 북한 전역의 지하 시설을 5분 내에 타격할 수 있는 전술핵급 탄도 미사일을 갖게 되는 것이다. 우리 국가 지도부의 의지만 있다면 우리도 김정은에게 발 뻗고 잘 수 없는 밤을 선사해 줄 수 있는 그런 시대가 온 것이다.






주간동아 2020.05.22 1240호 (p8~11)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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