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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닥터 김형준의 세·모·고(세상의 모든 고양이)

고양이는 아파도 티 안 내요~

작은 병 크게 키우지 않으려면 건강검진 필수!

고양이는 아파도 티 안 내요~

[shutterstock]

[shutterstock]

오랜 세월 사람들과 생활하며 변화한 개와 달리 고양이는 야생성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그게 고양이의 매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야생에서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이 드러나면 도태된다는 본능 때문인지 고양이는 건강 이상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동물병원을 찾아오는 고양이 보호자는 대부분 “어제까지 아무 문제도 없었다”고 말하지만 알고 보면 상당 기간 지속된 경우가 많다. 

고양이가 다리를 절뚝거리는 것을 보고 놀라서 병원에 데려오는 보호자가 종종 있다. 대부분 이유를 전혀 모르고 온다. 게다가 막상 진료해보면 절뚝거림이 관찰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진료실에서 잘 뛰어다니기까지 한다. 엑스레이 촬영을 해도 골절이나 탈구 등 특이점이 확인되지 않는다. 보호자는 “분명히 봤는데…”라며 황당해한다. 의사도 달리 방법이 없다. 그런데 상당수가 집에 돌아가면 다시 다리를 절뚝거린다. 범인은 고양이다. 

외상에 의한 염좌나 타박의 경우 엑스레이 검사로 잘 나타나지 않는다. 야생성이 남아 있는 고양이는 낯선 사람이 많은 병원에서 긴장하기 때문에 웬만해선 통증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수의사들은 실제로 고양이가 문제를 숨길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진료한다. 만약 고양이가 평소와 달리 이상한 모습을 보일 경우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해두면 진료할 때 큰 도움이 된다. 

한번은 중년의 고양이가 진료를 받으러 왔다. 내원 이유가 ‘기력 저하’로 돼 있었다. 이런 경우 스트레스에서부터 종양성 질환까지 무엇이든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진료한다. 고양이는 비슷한 증상이라도 원인이 다른 경우가 적잖고, 반대로 진단명은 같지만 증상에 일관성이 없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아프다는 것을 티 내지 않는다. 큰 문제가 없는 것 같던 고양이들의 검사 결과를 보고 깜짝 놀라는 보호자가 많다. 정말 참기 힘들었을 텐데 티 내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 한켠이 짠해지기도 한다.




건강검진 통해 위장에서 신발끈 발견하기도

호흡이 예전보다 조금 빨라지거나,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 문제로 병원을 찾는 고양이도 있다. 보호자의 설명으로는 내원 몇 시간 전까지 아무 문제도 없었지만 혹시나 해서 데려온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고양이를 검사해보면 심장질환이 심각하게 진행된 경우가 많다. 

개는 심장질환 초기부터 증상이 나타나고, 일반 진료 및 기본 검사로도 어느 정도 추정이 가능하다. 반면 고양이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다 갑자기 나타난다. 

그래서 고양이는 건강검진이 중요하다. 고양이의 연령, 품종, 거주 형태 등에 따라 항목이 달라진다. 동물병원은 대부분 고양이 생애주기별 건강검진 프로그램이나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 

특히 두 마리 이상의 고양이가 함께 생활하면 누가 아픈지 확인하기 어렵다. 잘 먹고 잘 논다는 한 고양이는 건강검진 결과 위장에 신발끈 뭉치가 들어 있는 것이 확인됐다. 건강검진을 통해 소장에서 큰 종양이 발견된 고양이도 최근 있었다. 

이처럼 고양이는 질병을 잘 숨긴다. 건강검진으로 질환들을 조기에 발견해 대처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삶의 질이 현저히 개선될 수 있고 생명 또한 연장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주간동아 2019.01.25 1174호 (p92~92)

  • 김형준 수의사·백산동물병원 원장 ppir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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