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22

2018.01.17

김맹녕의 golf around world

“OB 나도 공 찾지 마세요”

겨울 해외 골프여행 | 동남아 등서 골프칠 때 유의할 사항

  • 입력2018-01-16 13:3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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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클라크 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는 한국인 골퍼들. 해외 골프여행 시 긴장감을 갖고 주의사항을 잘 지켜야 안전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 [사진 제공 · 김맹녕]

    필리핀 클라크 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는 한국인 골퍼들. 해외 골프여행 시 긴장감을 갖고 주의사항을 잘 지켜야 안전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 [사진 제공 · 김맹녕]

    한국 골프장이 대부분 폭설과 매서운 추위로 장기 휴장하자 골퍼들은 따뜻한 남쪽나라로 떠나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장 경험 인구는 619만 명이고, 이 가운데 210만 명이 해외에서 골프를 친 적이 있다. 이번 겨울(12~2월)에도 약 80만 명이 동남아를 비롯해 하와이, 괌, 사이판, 중국 하이난, 일본 오키나와,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골프여행을 떠난다. 특히 설 연휴인 2월 15~18일 골프투어 패키지 상품은 매진된 상태다. 

    한국 골프산업 지표에 따르면 해외 골프지로 가장 선호하는 국가로는 태국(27%)과 필리핀(25%)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19%로 3위에 올랐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캄보디아가 인기 지역으로 꼽힌다. 

    한국 골퍼가 동남아와 중국으로 몰리자 항공사는 물론, 현지 골프장 및 숙박업계도 요금을 올려 골프투어 비용이 3년 전에 비해 30% 이상 인상됐다. 이 때문에 4박5일 골프 비용이 인당 130만~150만 원에 이른다. 현지에서 쓰는 캐디 팁, 마사지비, 주류 및 식사비, 선물비를 합치면 200만 원은 족히 필요하다. 

    그러나 이 기간에 동남아로 몰리는 한국 골퍼들이 다양한 사건 · 사고에 휘말리기도 한다. 심지어 현지 범죄조직들과 불협화음으로 폭행치사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다. 

    오랜만에 한국의 복잡한 일상을 떠나 외국으로 나가면 평소보다 긴장감, 주의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라 조심하고 신중해야 할 사안이 적잖다. 



    우선 해외 골프장에선 한국과 다른 환경에 유의해야 한다. OB(Out of Bounds) 난 공을 주으러 갔다 독충이나 독거미, 말라리아모기에 물릴 수 있다.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27홀, 36홀을 돌다 고혈압이나 심장병이 악화돼 응급실에 실려 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골프 라운드 도중 캐디에게 성희롱을 하다간 경찰에 넘겨질 수 있다. 특히 회교 국가인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에서 여성 캐디에게 함부로 손을 대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제일 조심해야 하는 것은 도난 사고다. 한국 골퍼들은 현금을 다량 소지하고 최신형 휴대전화를 갖고 있다는 점, 특히 여성들은 보석과 명품을 소지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 한국에서처럼 골프백 또는 카트에 지갑이나 휴대전화, 고급시계, 반지, 목걸이 등을 놓고 자리를 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심지어 카트에 중요한 물건을 놓아두면 원숭이가 집어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미국 하와이 퍼블릭 코스에서는 한국 골퍼들의 골프장비가 고가라는 것을 알고 아예 골프백을 들고 가버리거나 자동차 트렁크를 부수고 가져가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니 보이지 않는 곳에 오래 두는 것은 피해야 한다. 

    골프를 친 뒤 술집 등 유흥업소를 갈 때는 안전과 위생을 확인해야 한다. 필리핀의 경우 권총으로 위협하며 돈을 강탈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동남아 등지의 불결한 식당이나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함부로 식사했다가는 C형 간염 등에 걸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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