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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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팔방 모래 ‘브라운’ 그린 사막 골프는 ‘짜릿’

  • 남화영 ‘골프다이제스트’ 차장 nhy@golfdigest.co.kr

    입력2014-05-26 13: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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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방팔방 모래 ‘브라운’ 그린 사막 골프는 ‘짜릿’

    페어웨이에서는 인조매트를 놓고 샷을 할 수 있다. 10야드 간격의 말뚝 너머는 러프다.

    ‘열사(熱砂)의 사막에서도 골프는 즐거워.’

    열사의 중동 사막에서도 골프를 한다. 넘치는 ‘오일머니’로 가로수나 화단을 물 호스로 관리하는 나라이니 뭔들 못 할까!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있는 야스링크스(Yas Links) 골프장은 내륙 해안으로 코스가 흘러가 비취빛 바다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더 재미난 건 50도 이상 오르는 여름 주말에도 아라비안처럼 수건을 두른 골퍼들이 라운드를 하는데, 중동에 근무하러 온 한국인 엔지니어가 다수라고 한다.

    하지만 그런 코스 외에 티잉그라운드에서 페어웨이와 그린까지 모래 천지인 사막 코스도 간혹 있다. 그런 코스가 가능할까 싶지만 물론 가능하다. 골프를 꼭 잔디 위에서만 치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올해 US오픈을 개최한 파인허스트G.C도 맨땅을 코스 일부로 활용했다.

    골프가 발생한 곳 역시 육지와 해안 사이 경계인 링크스(Links) 랜드인데, 풀이 듬성듬성 나 있는 초원이었다. 실제로 링크스 코스들은 페어웨이가 딱딱하기로는 맨땅보다 더하다.

    사막 골프장에선 러프와 구분하려고 페어웨이에 10야드 간격으로 나무 막대를 꽂아뒀다. 골프장에 OB(out of bounds) 말뚝이 있듯 사막 골프장에는 페어웨이 경계를 따라 촘촘히 말뚝을 박아 페어웨이와 러프를 구분한다. 굳이 말뚝으로 구분한 이유는 페어웨이에 원형의 인조매트를 깔아놓고 그 위에서 공을 쳐도 되는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인조매트를 깔고 공을 친다는 게 어색하다면 맨땅이나 모래 위에서 그냥 쳐도 된다.



    물론 벙커와 페어웨이 구분도 있다. 벙커는 단단한 흙으로 분화구처럼 입구가 볼록하게 도드라져 있고 그 안에 모래가 깔렸다. 만약 벙커에 공이 들어갔다면 페어웨이에서와는 달리 인조매트를 깔지 못한다. 또 모래에 닿으면 룰에 따라 2벌타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벙커는 대부분 그린 주변에만 한두 개 존재한다. 페어웨이 벙커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막 골프에서 그린 플레이는 어떻게 할까. 그린은 석유 찌꺼기와 흙을 버무린 뒤 이를 단단하게 다져놓았다. 공 스피드는 얇은 모래를 깔아 조절한다. 그래서 사막 코스의 그린은 대부분 솥뚜껑이나 거북이 등처럼 볼록하게 솟은 포대 그린 형상이다. 그렇게 만든 그린인지라 ‘그린(green)’이라 부르지 않고 ‘브라운(brown)’이라 부른다. ‘갈색 나는 땅’이란 뜻이다.

    바람 부는 날 그린 위 모래가 쓸려가고 나면 반질한 맨땅만 남아 굉장히 빠른 그린 스피드가 나온다. 그래서 골프장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그린 위에 모래를 뿌린 뒤 테니스장에 있는 롤러로 브라운을 밀어준다. 그래도 잔디처럼 반질반질하게 관리되지 않는 까닭에 스파이크 있는 골프화는 입장 불가다. 바닥이 편평한 운동화나 조깅화를 신어야 라운드를 할 수 있다.

    직접 라운드를 한 소감을 묻는다면 세 가지로 답하겠다. 첫째, 사막 코스가 있다면 무조건 가서 체험해볼 만큼 색다르고 신선하다. 둘째, 선크림 대신 먼지가 많이 나니 입마개를 준비하는 게 좋다. 셋째, 라운딩을 끝내고 샤워한 뒤 마시는 맥주는 가히 천국의 맛이다.

    사방팔방 모래 ‘브라운’ 그린 사막 골프는 ‘짜릿’

    아랍에미리트의 18홀 사막 코스인 알가잘G.C.의 내리막 10번 홀 티잉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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