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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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씻고, 마스크 쓰고 음식은 반드시 따로따로!

명절 기간 독감, 노로바이러스 창궐…식구 많은 집, 감염질환 피하는 법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15-02-13 15: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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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 씻고, 마스크 쓰고 음식은 반드시 따로따로!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철 식중독의 주범이다. 음식은 반드시 끓여 먹어야 한다.

    설은 온 가족이 새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이다.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 친지의 반가운 얼굴을 보는 것은 분명 기쁜 일이다. 하지만 명절은 평소 생활 리듬이나 식습관이 깨지는 시기로, 면역력이 취약해지면서 각종 감염질환에 무방비로 노출될 위험이 크다. 전염성이 강한 식중독균이나 각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가족 구성원이 있는 경우 함께 식사하게 되면 가족 모두가 설 연휴 내내 식중독 증상에 시달릴 수도 있다.

    특히 설을 앞두고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의 유행이 시작됐다는 것은 더욱 우려를 자아낸다. 인체 감염 위험은 없다는 정부의 발표에도 조류 독감(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AI)과 구제역까지 기승이다. 이번 명절은 가족과 친지 등 집단으로 모여 있는 기간이 짧게는 5일, 길게는 9일까지로 늘어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피해가 더 커질 전망이다.

    무섭게 확산되는 독감, 식중독

    먼저 1월 22일 질병관리본부가 주의보까지 발령한 독감의 확산 속도가 심상치 않다. 주의보 발령 이후 2월 초순까지 감염환자 수가 2배 가까이 늘었다. 독감 의사환자만 1000명당 25명 수준이다. 이번 독감의 유행은 설 연휴 기간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당국은 이번 독감이 최대 4월까지, 늦으면 5월까지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월 초순까지 한 달여 동안 사망자 140여 명을 내고 무서운 속도로 확산 중인 홍콩 독감이 국내에 유입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홍콩에서 유행 중인 독감은 변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인 H3N2형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올해 유행할 것으로 예측한 독감 바이러스 종류에서 빠져 있어 기존 배포된 백신으로는 잡을 수 없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전파되는 독감은 일반 감기와 달리 증상이 심하고 전염성이 강한 게 특징이다. 65세 이상 노년층, 영·유아, 임산부, 만성질환자 등 감염 고위험군은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독감은 기침이나 콧물 등 분비물을 통해 감염되기 쉬우므로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기침 에티켓 등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한편,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가지 않는 등 감염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하면 여름철에 기승을 부린다고 생각하지만, 식중독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는 주로 겨울철에 유행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병원체의 하나로 갑작스러운 구토, 메스꺼움, 오한, 복통, 설사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5년(2010~2014)간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 발생 건수는 연간 평균 36건이며 이 중 약 44%(16건)가 겨울철에 발생했다. 식중독 환자 수도 겨울철 평균 874명으로 이 중 절반(49%)가량인 431명이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 환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노로바이러스는 분변이나 토사물 속 바이러스가 물, 음식, 손 등을 통해 사람 입으로 들어간 경우, 또는 생굴이나 생선회 섭취 시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노로바이러스 장염은 전염성이 강해 위생 관리가 필수적이다. 노로바이러스는 항바이러스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건강한 사람의 경우 보통 1~3일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면역력이 약한 소아나 노인의 경우 심한 구토에 따른 탈수 증세가 나타나므로 반드시 의료진에게 치료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감염질환을 피하면서 설 연휴를 건강하게 보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설음식을 먹기 전 손을 제대로 씻고, 개인 접시에 음식을 따로 덜어 먹으면 된다. 건강이나 위생 관점에서 보면 가족끼리라 해도 한 그릇에 담긴 음식을 숟가락, 젓가락으로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한 관습은 아니다. 바이러스는 대부분 타액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온 가족이 한 그릇에 담긴 음식을 같이 먹거나 반갑다고 아이와 뽀뽀할 때도 감염될 수 있다. 특히 아이에게 음식을 먹일 때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금해야 한다.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 중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이가 있다면 부엌에 머물지 않게 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시로 손을 씻게 해야 한다.

    손 씻고, 마스크 쓰고 음식은 반드시 따로따로!

    아이들이 독감에 걸렸을 경우 식사할 때 가족 감염을 막는 방법 중 하나로 부모는 되도록 마스크를 착용하고 아이들에게는 개인 그릇에 밥과 반찬을 덜어주는 것이 좋다.

    수건 따로, 지금이라도 예방접종

    가족 중 감염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사용했던 옷이나 이불, 수건 등에는 코나 입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수 시간씩 생존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따로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세심하게 지켜지기 어렵기 때문에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은 가족에게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스스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흔히 마스크는 외부로부터의 감염을 막기 위해 착용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타인에게 바이러스가 전해지는 것을 막는 기능이 더 크다. 우리 사회에서는 실내에서 마스크나 모자를 쓰는 것을 결례로 여기지만, 서양에서는 독감이나 감기에 걸리고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것을 오히려 무례한 행동으로 여긴다.

    또 설 연휴 많은 이가 들락날락하는 상황에서 청소하기가 번거롭겠지만 최대한 실내 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그때 가장 효과적인 실내 청결법은 환기다. 제한된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호흡하다 보면 실내 공기가 탁해지므로 바이러스 등의 공기 감염을 막기 위해서라도 자주 환기를 해야 한다. 또한 면역이 저하되지 않도록 적절한 운동으로 생체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노인과 어린이는 면역력이 약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독감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설 연휴 전 맞는 게 좋다. 심한 감기 증상이나 기타 전염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가족 가운데 고위험군과의 접촉을 삼가는 것은 물론, 일반 비누보다 항균 기능이 있는 핸드워시로 손을 자주 씻고 수분 섭취도 충분히 하는 게 좋다.

    정미경 안양샘병원 감염내과 과장은 “설 명절에는 평소 신체 리듬이 깨지면서 면역력이 저하되기 쉽고, 또 많은 사람이 모이기 때문에 가족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독감이나 노로바이러스 등 감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면 감염 위험이 높아져 온 가족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면서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개인 스스로 감염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동시에 면역이 저하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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