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65

..

그깟 몇 잔? 생각보다 열량 높아

건강하게 와인 즐기기

  •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입력2014-12-01 10:3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그깟 몇 잔? 생각보다 열량 높아

    샴페인 모엣&샹동(왼쪽) 과 부르고뉴 샤도네이 와인.

    “와인도 살이 찌나요?” 와인 강의를 하다 보면 종종 받는 질문이다. 당연히 살이 찐다. 와인에도 칼로리가 있기 때문이다. 와인은 물, 알코올, 탄수화물, 그리고 미량의 무기질로 이뤄지는데, 그중 알코올과 탄수화물이 칼로리를 구성하는 요소다. 포도의 당이 알코올로 발효된 것이 와인이므로 단맛이 거의 없는 드라이 와인도 리터당 3g 이하의 잔당을 포함하고 있다. 이 잔당이 탄수화물이며 열량이 g당 4kcal인 데 비해, 알코올은 열량이 g당 7kcal나 된다. 와인마다 알코올 도수와 당도가 다르고 한 잔이라는 기준이 몇 mm인지 명확지 않아 칼로리 계산이 애매할 때가 많지만, 알코올 도수가 13%인 드라이 와인 250ml(3분의 1병)에는 약 228kcal의 열량이 포함돼 있다.

    생각보다 열량이 높아 와인 애호가에겐 당혹스러울 수 있지만, 몇 가지 습관을 기르면 얼마든지 건강하게 와인을 즐길 수 있다. 첫 번째 습관은 와인을 고를 때 알코올 도수를 확인하는 것이다. 알코올 도수가 높을수록 칼로리도 높기 때문이다. 레드 와인보다 화이트 와인이 알코올 도수가 낮고, 화이트 와인 중에서도 샤블리, 부르고뉴 샤르도네, 보르도 화이트, 그리고 독일산 리슬링 가운데 카비넷 또는 슈페트레제가 알코올 도수가 낮은 편이다. 서늘한 지역에서 생산한 와인이 알코올 도수가 낮은 편인데, 이는 따뜻한 지역일수록 포도가 잘 익고 당도도 높아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레드 와인도 미국, 호주, 남미보다 유럽 국가에서 고른다면 알코올 도수가 낮은 와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레드 와인 품종 중에도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시라처럼 온난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햇볕을 받으며 천천히 익는 만생종보다 피노 누아르처럼 선선한 지역에서 빨리 익는 포도가 대체로 당도가 낮아 와인도 낮은 알코올 함량을 보인다.

    그깟 몇 잔? 생각보다 열량 높아

    칼로리가 낮은 화이트 와인들.

    두 번째는 와인 당도를 확인하는 습관이다. 샴페인 같은 스파클링 와인에는 당도를 표시하는 용어가 적혀 있다. ‘엑스트라 드라이(Extra Dry)’에는 리터당 12g 이상 잔당이 포함돼 있으므로 잔당이 더 적은 ‘브뤼(Brut)’를 선택하거나 ‘엑스트라 브뤼(Extra Brut)’ 또는 ‘브뤼 네이처(Brut Nature)’를 선택 하는 것이 좋고, ‘데미세크(Demi-Sec)’ 또는 ‘두(Doux)’로 표기돼 있으면 잔당이 리터당 최소 32g 이상이므로 주의한다. 디저트 와인은 당도에 따라 리터당 100g에서 450g까지 많은 잔당을 포함하는데, 대표적인 디저트 와인으로는 아이스 와인, 토카이 와인, 소테른 와인, 리슬링 귀부 와인이 있다. 강화 와인인 포트 와인은 알코올 도수도 20%가 넘고 당도도 매우 높아 100ml라는 적은 양에도 250kcal가 넘는 열량이 포함돼 있다.

    열심히 열량을 계산해 알코올 도수가 낮은 화이트 와인을 선택해도 많은 양을 마신다면 의미 없는 노력일 뿐이다. 반면 달콤한 디저트 와인은 드라이 와인만큼 많이 마시는 일이 드물다. 따라서 칼로리 계산에 지나치게 신경 쓰기보다 안주를 고를 때 기름진 것보다 고단백 음식을 선택하고, 와인도 적당량을 천천히 음미하며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송년회도 많아진다. 그동안 다이어트 계획을 충실히 지켜왔건만 몇 번의 과도한 음주로 공든 탑이 한꺼번에 무너지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만 신경 쓴다면 건강을 지키면서 와인도 즐기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 0
    닫기